김범석 대표 고용 약속도 지키기 어려워져
[미디어펜=김연주 기자] 온라인쇼핑사이트 쿠팡(www.coupang.com)이 지난해 4000억원 이상의 대규모 적자를 낸 것으로 추정된다.

3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쿠팡의 지난해 적자 규모는 4000억원대로 추정된다.

쿠팡은 앞서 지난 2014년에도 1215억원의 적자를 봤고, 이는 티몬(영업손실 246억원)·위메프(영업손실 290억원)의 네 배를 웃돌았다.

쿠팡의 적자 폭이 해마다 눈덩이처럼 불어나는 가장 큰 요인으로는 '쿠팡맨'과 '물류센터' 등을 포함한 배송·물류 관련 비용이 꼽힌다.

쿠팡은 현재 전자상거래 업계 가운데 가장 적극적으로 직접 물건을 사들여 직접 배송하는 시스템을 운영하는데 이 같은 직매입·물류 방식은 택배사와의 제휴 등을 통한 배송 시스템에 비해 비용이 두 배 이상 든다는 게 업계의 설명이다.

대규모 부지의 물류센터를 확보·운영하고, 쿠팡맨과 같은 배송 인력과 차량을 직접 고용하는데 큰 돈이 들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물류센터 운영비 등을 고려하지 않고 쿠팡맨과 물류센터 피커(주문 물품을 담고 포장하는 직원)에게 지급되는 인건비만 단순 계산해도 한 해 각각 1500억원과 600억원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작년 11월 기준으로 쿠팡맨과 피커 수가 각각 3600명과 3000명이고 이들의 연평균 급여가 각각 4000만원과 2000만원 수준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업계에서는 쿠팡이 현재 쿠팡맨 배송 한 건당 약 1만1000원을 쓰고, 배송비로 2500원을 받아 결과적으로 약 8500원의 적자를 본다는 분석이 설득력을 얻고 정설처럼 굳어진 상태다.

쿠팡 관계자는 4000억원대 적자설에 대해 "지난해 물류 투자 강화 때문에 적자 폭이 꽤 커진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4월 감사보고서 발표를 앞두고 확정적 수치를 확인해 줄 수는 없다"고 밝혔다.

쿠팡은 이 처럼 대규모 연간 적자가 불가피해지자 적자 폭을 조금이라도 줄이기 위해 지난해 11월께부터 엄격한 비용·지출 관리에 돌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심지어 조직 회식비 지원과 워크숍 등 행사를 축소·중단하고, 법인카드를 회수했다는 얘기까지 돌고 있다.

쿠팡이 '불법 택배업' 논란 속에서 강조한 물류 관련 고용 계획도 실행에 차질을 빚고 있다. 김범석 대표는 지난해 11월 언론 간담회에서 "배송인력 강화를 위해 현재 3500여명인 쿠팡맨을 2015년 말까지 5000명, 2016년 1만명, 2017년 1만5천명까지 늘리겠다"고 밝혔다.

아울러 현재 6000여명인 물류센터와 CS(콜센터)직군 직원 수도 2016년 1만8000여명, 2017년 2만4000여명으로 확대하겠다고 약속했다.

하지만 쿠팡에 따르면 이달 2일 현재 쿠팡맨 수는 3600여명에 불과하다. 올해 들어 벌써 두 달이 지났지만 작년 11월 당시와 거의 차이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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