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우올림픽 선수단 단장 내정 유력, '스포츠 일꾼' 위엄 인정

   
▲ 8월 브라질에서 열리는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 한국 선수단장에 정몽규 대한축구협회장이 내정될 전망이다. / 연합뉴스
[미디어펜=김세헌기자] 정몽규 회장의 스포츠사랑은 대단하다. 이미 대한축구협회장으로 한국축구 미래를 이끄는 수장에 이어 리우올림픽 선수단장까지 그의 열정은 식을줄 모른다.

오는 8월 5일(현지시간) 브라질에서 개막하는 제31회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 한국 선수단장에 정몽규 대한축구협회 회장(현대산업개발 회장)이 내정될 것으로 알려지면서 스포츠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3일 대한축구협회에 따르면 정 회장은 최근 대한체육회로부터 선수단장을 맡아달라는 요청을 받았으며, 정 회장은 이에 대해 긍정적으로 검토할 뜻을 전했다.

대한체육회 측은 정 회장에게 선수단장을 제의한 것은 사실이나 아직 확답을 듣지 못했고 이사회 보고 등의 절차가 남아 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이변이 없는 한 이번 리우 올림픽에서 한국 선수단을 이끌 단장으로 정 회장이 유력하다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그동안 올림픽 선수단장은 스포츠를 잘 알고, 국제 스포츠 외교 무대에서도 역할을 할 수 있는 비중 있는 인사가 맡아왔던 게 통상적이었다. 

실제로 각 종목 국가대표 선수들로부터 두터운 신뢰를 얻는 것은 물론 대회 기간에 벌어질 수 있는 돌발적인 상황에서 강한 리더십을 발휘하는 인물이 발탁돼 왔다.

2004년 아테네 올림픽에는 신박제 당시 대한하키협회장, 2008년 베이징 대회에서는 당시 대한유도회장이던 김정행 현 대한체육회장이 선수단장을 맡았다. 

2012년 런던 올림픽에서는 이기흥 현 대한수영경기연맹 회장이 선수단장에 선임됐다. 역대 올림픽에서 축구협회장이 전체 선수단장을 맡은 적은 없었다.

1962년 서울 출생으로 용산고와 고려대 경영학과를 졸업한 정 회장은 울산 현대(1994~1996년)와 전북 현대 다이노스(1997~1999년) 구단주를 거쳐 2000년에는 부산 아이파크의 구단주를 맡은 프로축구단 현역 최장수 구단주로 기억된다. 

   
▲ 8월 브라질에서 열리는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 한국 선수단장에 정몽규 대한축구협회장이 내정될 전망이다. / 연합뉴스

정 회장은 현재 대한축구협회와 현대산업개발 회장을 겸직하고 있으며 지난 2011년 한국프로축구연맹 총재, 2013년 대한축구협회장 등을 역임했다.

2011년 한국프로축구연맹 총재에 올랐을 당시엔 사외이사의 도입을 통한 폐쇄적인 이사회 구조 개편, K리그 승강제 도입 등의 성과를 내 좋은 평가를 받았다. 

당시 축구협회장 선거에 나선 정 회장은 국내 축구 문화의 업그레이드와 함께 축구 산업의 외형적 성장을 통해 축구인의 복지 향상에도 힘쓰겠다고 강조해 대의원들의 큰 지지를 얻은 바 있다.

이후 그는 한 공식석상에서 "축구는 승패도 중요하지만 장기적인 발전을 위한 준비가 중요하다"며 "결과를 중요시해온 한국의 축구 문화는 과정들을 생략하거나 왜곡시켰고, 이것이 장기적이고 건전한 축구발전을 저해시키는 요인이 됐다"며 축구의 미와 열정을 추구하는 근본으로 돌아갈 것을 천명하기도 했다.

정몽준 축구협회 명예회장이 FIFA, AFC에서 직책을 내려놓은 지 3년이 넘어가 세계 축구계에 한국의 위상이 점점 줄어들고 있던 2013년, 정 회장은 축구협회장이 된 지 1년이 채 안된 상황에서도 국제 축구계에 상당한 외교력을 발휘했다는 호평을 받았다.  

관련 분야에선 프로팀 구단주와 프로연맹 회장을 거쳤고 축구협회장과 동아시아연맹 회장 등을 맡은 정 회장에게 앞으로 FIFA나 국제올림픽위원회(IOC)에서 더 중요한 자리를 맡을 것이란 전망이 속속 나오기도 했다.

무엇보다 정 회장은 이른바 ‘만능 스포츠맨’으로 통한다. 축구는 기본이고 테니스·스키에서부터 승마·산악자전거(MTB)·수상스키·스노보드 등 가리는 종목이 없을 정도로 스포츠에 대한 애정이 각별하다는 목소리가 많다. 

특히 철인3종 경기에 한동안 푹 빠졌을 정도로 활동량이 많고 거친 운동을 좋아했던 정 회장이지만, 지금과 같이 시간이 여의치 않은 바쁜 일정 속에서는 걷기운동과 자전거를 통해 스포츠에 대한 한결같은 관심을 보여줘 스포츠 매니아로서의 면모가 여실히 드러난다는 평이다.    

이러한 열정이 투여된 듯 정 회장이 이끄는 올림픽 축구 남자 대표팀은 이미 본선 진출을 확정지었고, 여자 대표팀의 경우 현재 일본 오사카에서 열리는 아시아 지역 예선 대회에 출전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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