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수료와 면세 혜택 꼼꼼히 따져야
[미디어펜=김연주 기자]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ISA) 출시가 4일로 꼭 열흘 앞으로 다가왔다.

다음은 ISA 가입 전에 알아두면 유익한 내용을 문답 형식으로 정리한 것이다.

-가입 대상과 혜택은.

▲ 근로 소득자와 사업 소득자(자영업자), 농어민이 가입 대상이다. 구체적인 소득 증빙을 할 수 없는 전업주부나 대학생, 미성년자는 가입할 수 없다. 직전년도 금융소득종합과세 대상자도 제외된다. 계좌에서 나는 손해와 이익을 통산해 세금을 매기는데 수익의 200만원(연봉 5000만원 이하는 250만원)까지 비과세된다. 또 200만원을 넘는 부분에는 9.9% 분리과세 혜택을 준다. 예금, 주가연계증권(ELS) 등 대부분 금융상품의 이익에 15.4%의 세금이 붙는 점을 고려하면 세제 면에서 상당한 이득인 상품이다. 비과세 혜택을 받으려면 반드시 5년 만기(연봉 5000만원 이하는 3년) 조건을 지켜야 하므로 여윳돈을 투자하는 것이 중요한 포인트다.

-금융사에 내는 수수료를 떼고 나면 면세 혜택이 크지 않다는데.

▲ 아직 은행과 증권사들이 구체적인 수수료 체계를 공개하지 않아 수수료와 면세 혜택을 꼼꼼히 따져볼 필요가 있다. 특히 목표 수익률이 상대적으로 낮은 예금 등 안정형 상품은 수수료가 높으면 면세 혜택이 상쇄될 가능성이 있는 것이 사실이다. 예컨대 신탁형 ISA를 이용, 연리 1.5%의 예금 상품에 1000만원을 넣었다고 가정하면 연간 이자 15만원에 대한 세금 2만3000원을 아낄 수 있다. 그런데 신탁 보수가 연간 가입금액의 0.5%여서 5만원의 수수료가 나가면 일반 과세 상품에 가입하는 것만 못할 수 있다. 그러나 은행과 증권사들은 예금이나 환매조건부채권(RP) 같은 상품으로만 신탁형 ISA에 가입할 경우 수수료를 0.1%대까지 크게 낮춘다는 방침이어서 수수료가 면세혜택을 상쇄하는 일은 생기지 않을 것이라는 게 일반적인 관측이다.

-은행과 증권사 가운데 어디가 유리할까.

▲ 정부가 은행에도 투자일임형 ISA를 허용하기로 해 은행, 증권사 모두에서 일임형과 신탁형 ISA에 가입할 수 있다. 상품군만 놓고 보면 어느 곳에서 들어도 차이가 없다. 다만 고객이 자기 책임으로 투자 상품을 직접 고르는 신탁형과 달리 기관의 투자 운용 성과기 중요한 일임형을 고를 때는 은행과 증권사 어디가 됐든지 투자운용 능력이 있는지 따져보고 가입하는 것이 좋다.

-신탁형과 일임형의 차이는.

▲ 신탁형은 고객이 자기 책임으로 편입 자산을 직접 골라 투자하는 방식이다. 금융사가 자산 구성에 손을 댈 권한이 없기 때문에 시장 환경에 변화가 있다면 고객이 직접 자산 리밸런싱(재조정)을 주문해야 한다. 일임형은 운용권을 해당 금융회사에 맡기는 방식이다. 금융사가 주기적으로 구성 자산 명세를 고객에게 보고하고 자산을 재편할 수 있다.

-두 개 중 하나를 고른다면.

▲ 스스로 예금, 펀드, 파생결합증권 등 포트폴리오를 짜서 넣을 수 있는 사람이라면 신탁형이 좋다. 또 예금, RP와 같이 가입 후 변동상황을 수시로 체크할 필요가 없는 자산 비중이 높을 때는 신탁형을 활용하는 것이 편할 수 있다. 일임형은 예금 금리 이상의 수익률을 추구하지만 직접 운용은 부담스러운 사람에게 적합하다.

-시행 초기 가입하는 것이 좋은가.

▲ 펀드, ELS 등 목표 수익률이 상대적으로 높은 투자 상품을 낀 ISA에 가입하려면 투자 시기를 잘 선택하는 것이 중요하다. ISA가 출시된다고 곧바로 들기보다는 시장 상황과 전망을 보고 될 수 있으면 저점에서 가입하는 것이 좋다. 또 금융당국은 가입자들이 금융사의 운용 능력을 알 수 있게 하려고 비교 공시 시스템 구축을 계획하고 있다. 따라서 당장 가입하기보다 운용 성과가 어느 정도 나온 후 가입하는 것이 바람직할 수 있다. 적립식이라면 위험 분산 효과를 기대할 수 있어 가입 시점은 상대적으로 덜 중요하다.

-모델 포트폴리오는 무엇인가.

▲ 금융 회사들이 일임형 ISA 가입 고객을 위해 미리 만들어 놓은 유형화된 포트폴리오다. ISA가 일반 국민 다수를 상대로 하는 대중 상품이어서 각 개인을 위한 맞춤옷 대신 여러 치수의 기성복을 준비해 놓았다고 보면 된다. 은행과 증권사들은 일임형 ISA 고객을 초저위험, 저위험, 중위험, 고위험, 초고위험 등 5가지로 분류하고 유형별로 2개의 모델 포트폴리오를 마련해 투자자들에게 제시해야 한다.

-인터넷 가입도 가능한가.

▲ 정부는 신탁형이 아닌 일임형 ISA에 한해 인터넷 가입을 허용하기로 했다. 6월까지 반드시 대면 일임 계약을 하게 돼 있는 현행 금융투자업규정을 개정하기로 했기 때문에 그 이후 인터넷 가입이 가능해질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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