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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도 뼈를 깎는 공기업구조개혁 대상이다
고임금 방만인력 그대로...수신료 인상안 국민지지 못얻어
승인 | 편집국 기자 | media@mediape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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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승인 2013-12-21 16:54: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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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황 근 선문대 교수
공영방송 KBS도 방만한 공기업 구조개혁 대상에서 예외일 수 없다.

요즘 우리 사회에 가장 갈등이 되고 있는 담론은 이른바 ‘민영화’ 논란이 아닌가 싶다.
수서발 호남선 KTX를 자회사형태로 분리하겠다는 코레일 정책에 반발해 노조가 10일이상 파업을 진행중이다. 또 다른 한편으로는 현재 비영리법인만 허용하도록 한 의료법 개정을 놓고 민영화라는 이유로 의사들의 반발도 만만치 않은 것 같다.

그러다보니 전반적으로 민영화를 찬성하는 보수진영과 반대하는 진보진영간의 갈등이 다시 재현되고, 결국 정치적 갈등으로 확대될 가능성도 있어 보인다.

전통적으로 민영화 주장의 근거는 지금 방만하게 운영되고 있는 공기업구조개혁이 절대 필요하다는 것이다. 반대로 민영화를 반대하는 논리는 주요 공공인프라가 상업논리에 빠지게 되면, 결국 이용자 즉, 국민들의 부담으로 이어질 것이라는 것이다. 더욱이 공기업 민영화는 박근혜 정부의 정책기조라는 점에서 가뜩이나 대선불복이니 하면서 이전투구를 벌이고 있는 정치권 발목을 잡을 수도 있다.

이와 관련해 관심을 끄는 뉴스는 바로 ‘KBS수신료 인상’이다. 지난 12월 5일 KBS이사회가 현행 월 2,500원을 4,000원으로 올리는 인상안을 의결하고 방송통신위원회에 제출했다. 야당추천이사들이 불참한 가운데 의결된 것이라 방송통신위원회, 국회라는 정치적 과정을 돌파하는 것이 그렇게 쉬워 보이지 않는다. 이미 야당추천 두 방송통신위원이 반대의사를 분명히 했고, 설사 3대 2로 통과된다 하더라도 국회에서 합의될 가능성은 매우 희박해 보인다.

   
▲ KBS가 수신료를 2500원에서 4000원으로 인상하는 방안을 추진중이다. 하지만 방만한 인력과 고임금 구조등에 대한 뼈를 깎는 경영합리화와 구조개혁은 등한시한채 수신료 인상에만 매달리는 것에 대해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그런데 더 관심을 끄는 것은 방송통신위원회에 제출한 수신료 인상 보고서에 기존의 TV수상기뿐만 아니라 스마트 폰, 스마트 패드 등 이른바 TV수신이 가능한 통신기기에도 수신료를 부과하겠다는 내용이다.

물론 KBS 측은 장기적인 계획일 뿐이라고 하지만 한편에서는 구체적으로 요구한 수신료 징수방식이라고 반박하고 있다. 이같은 징수대상 확대에 대해서는 찬반양론이 있을 수 있다. 그렇지만 분명한 것은 이정도로 공영방송 KBS의 사정이 절박한 것 같다는 것이다.

상업광고가 호황을 누리던 80~90년대와 2000년대 초반까지만 해도 KBS가 수신료에 이렇게 목메지 않았었다. 도리어 엄청난 흑자 때문에 고임금 구조와 방만한 조직, 비효율적인 경영구조만 만연시켰다는 비판을 받아왔다.
그런데 2000년대 중반부터 방송광고 시장이 축소되고 매체간 경쟁이 심화되면서 KBS의 경영압박이 심해지자 수신료인상이라는 카드를 내밀게 된 것이다. 디지털전환, 공적 책무 그리고 최근에는 공영방송 정상화까지 이러저런 명목들을 내걸었지만, 내면에는 재정압박을 해소하겠다는 의도가 깔려있는 것이다.

그러다보니 KBS의 수신료인상은 국민들로부터도 지지를 받지 못하고 정치적 갈등만 야기하는 이른바 ‘그들만의 잔치’에 그쳐왔던 것이다.

그러므로 공영방송으로서 제대로 역할을 하지 못한다는 원칙론 이외에 최근 논의가 되고 있는 거대 공기업들이 가진 구조적인 문제에서 KBS가 벗어나 있는가를 고민해 보아야 한다는 것이다. 물론 KBS는 정부가 100% 지분을 소유하고 있는 공기업형태지만, 방송사라는 특수성 때문에 공기업으로 분류하지는 않고 있다.

그렇다고 해서 사실상 공기업형태인 KBS가 다른 공기업들이 지적받고 있는 도덕적 해이(모럴 해저드)나 과도한 부채로부터 벗어나 있는 것은 아니다. 실제 KBS의 인력구조는 다른 공기업들 못지 않게 방만하다는 지적을 받아 왔다. 임금수준 역시 일반기업들보다 훨씬 높은 실정이다.

또한 지난 몇 년간 경영합리화와 구조개혁 요구를 받아 왔지만, 노조를 비롯한 구성원들의 반대로 성과는 미비한 것이 사실이다. 때문에 만만치 않은 부채를 안고 있으며, 임금역시 경영성과와 무관하게 꾸준히 증가해 왔다. 실제 몇 번에 걸친 감사원 감사 등에서 이 같은 문제점들이 지적되어 온 것이 사실이다.

그런 의미에서 공영방송에서 민영방송으로 전환된 프랑스 TF1의 사례는 시사하는 바가 있다고 생각된다. 프랑스는 전통적으로 국가통제가 강한 공영방송을 위주로 방송시스템이 운영되어 왔다.

하지만 1985년 선거에서 보수당이 승리하고 사회당과 동거정부를 형성하면서 자크 시락 수상은 대대적인 공기업 구조개혁에 들어가게 된다. 이때 프랑스 공영방송이 가지고 있던 3개 채널도 그 대상에 포함되게 된다. 그러면서 1985년에 프랑스 회계감사원은 공영방송에 대한 감사를 실시하였다. 감사결과는 무엇보다 TF1의 재정 악화와 불건전성을 가장 큰 문제점으로 지적하였다.

1978년부터 시작된 TF1의 재정 문제로 1981년 이전에는 전혀 없었던 부채가 1984년에는 1억 5,000만 프랑으로 늘어났고, 장기적으로 5억 프랑에 달할 것으로 전망했다. 그러면서 그 원인으로 계속되는 재정 악화와 엄청난 부채, 조직의 관료주의화, 그리고 재정 악화를 숨겨온 불투명한 경영 방식 등을 지적하였다.

감사보고서를 보면 TF1이 소유하고 있는 자회사 TF1 film production이나 TFO 같은 자회사의 채권이 명목상으로만 존재하고, 자회사들의 부채 상환계획이 불분명하다고 결론내리고 있다. 또한 TF1이 국내외 제작사들에게 지불한 영수증도 의심스러우며, 서류상 제작된 프로그램의 일부만 방영된 경우도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우편통신 요금이 4년 사이에 64.9%나 증가하는 등 방만한 경영사례도 적시하고 있다. 때문에 1981년부터 1982년 사이에 직원 수 20% 이상 증가(특히 고위직 인사)했다. 이 같은 직원 수 증가가 방송 시간 증가와 비례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1981년부터 1984년까지 TF1의 픽션 프로그램 방영 시간이 125.5시간에서 64시간으로 줄어들었고, 시간당 비용은 132만 프랑에서 296만 프랑으로 늘어났다고 지적하고 있다. 이같은 회계감사 보고서를 바탕으로 제1의 공영방송인 TF1을 부이그 그룹에게 매각하게 된다.

이 같은 지적사항은 우리나라 공영방송 KBS에 대한 두 번에 걸친 감사원 감사결과와 거의 그대로 일치하고 있다. 과도한 인력과 고임금 구조, 구성원 1인당 생산효율성 감소, 그리고 부채의 증가 등 어쩌면 지금 우리 공영방송사를 감사한 것같은 착각이 들 정도이다.

실제로 2011년말을 기준으로 KBS의 부채는 총 7,269억이고 단기차입금은 그 중에 2725억원 정도다. 자본대비 부채비율이 104%를 넘는 것으로 나타났다. 아마 2012년 이후에는 디지털전환비용으로 차입금이 대폭 늘어났음에 틀림없다.

그러다보니까 경영합리화보다는 자회사나 콘텐츠 판매를 통한 상업적 이익에 더 골몰하고, 유휴자산을 매각하는 등의 방법에 치중하고 있다. 도리어 구조개혁이나 경영합리화 같은 자구노력을 거의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 반대로 후생복리비 등 실질적 임금인상 시도는 지속적으로 이루어지고 있다.

물론 프랑스 TF1처럼 민영화가 이런 문제를 해결하는 최선의 방법은 아니지만, 지금 우리 공영방송사들이 가지고 있는 방만한 경영문제는 다른 공기업들과 큰 차이가 없음에 틀림없다. 방송이라는 특수성 특히 공영방송이라는 예외성을 감안해 민영화를 직접 거론하기는 힘들겠지만, 다른 방만한 공기업 구조개혁 대상에서 KBS도 결코 예외일 수 없다는 것이다. 어쩌면 방송의 공익성, 독립성이라는 슬로건 아래 구성원들의 자사이기구주의를 포장하여 개혁을 피하려고 하는 것이 더 문제일 수도 있다. /황근 선문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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