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들 "KTX개통·삼성 호재 기대 어려워"
[미디어펜=조항일 기자] 위례와 미사와 함께 분양시장의 뜨거운 주목을 받았던 동탄2신도시의 주택시장의 체감경기가 여전 한겨울이다.

분양권뿐만 아니라 매매가도 약세일로다. 미분양 아파트는 줄어들 줄 모른다.

대한민국 경제의 심장인 삼성전자와 LG전자, 현대차 남양연구소 등 배후 주거지인 동탄2신도시는 이들 고소득 일자리의 고용불안이 가중되면서 구매력이 급격 약화중이다.

과잉공급에 대한 비상등이 켜진 상태에 금융권의 주택담보대출 규제 강화도 동탄2 신도시에 된서리를 내렸다. 엎친데 덮친 격이다.

   
▲ 동탄2신도시가 올해 1만여가구의 공급을 앞둔 가운데 시범지구를 제외한 단지에서 미분양이 속출하고 있어 과잉공급 논란에 더욱 불을 지피고 있다. 사진은 동탄2신도시 A102블록에 위치한 '포스코더샵'단지 전경/사진=미디어펜=DB

올해 동탄2신도시 분양은 북동탄과 남동탄을 중심으로 1만 가구가 넘는다. 포스코건설과 GS건설, 현대건설, 롯데건설 등 메이저를 한신공영, 금성백조주택 등 중견건설사의 분양이 연중 이어질 전망이다. 

경기남부권은 동탄2를 포함, 모두 8만9000여가구가 공급될 전망이다.  올해 KTX역세권 개통을 호재로 내세우고 있으나 수요층이 두텁지 못한 상황에서 물량폭탄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게다가 올해 동탄2의 입주물량만 7,300가구에 달한다. 동탄2신도시의 주택시장이 한겨울인 배경이다.

지난 주말, 경칩인 5일 찾아간 동탄2신도시 주택시장은 개구리가 깨어나기는 커녕 동면 중이었다.

동탄2신도시 내 시범단지 인근 H부동산 관계자는 "매물은 쌓여가나 매수자는 더 떨어지기를 기다리는 중이다"며 "시범단지 아파트 매매가가 1000만~2000만원 정도 떨어진 상황"이라고 전했다.

시범단지 외의 분양단지의 체감경기는 더 심각하다.

동탄2신도시 인근 공인중계사 관계자들에 따르면 A23블록(1316가구)과 A31블록(718가구)에 공급되는 '부영 사랑으로'가 대표적인 미분양 단지다. 1월말 기준 동탄2신도시 내 미분양 물량은 1584가구다.

한달 전 1528가구보다 56가구 늘어난 수치다. 이중 부영 사랑으로는 713가구가 주인을 찾지 못해 45%의 미분양률을 기록중이다.

인근 K부동산 관계자는 "미분양 매진 속도가 원래도 드물었던 단지인데 대출 규제 강화 등으로 매물을 알아보는 사람이 더욱 뜸해졌다"며 "현재 할인분양에 들어갔지만 입주 시까지 완판될 지는 장담할 수 없다"고 귀띔했다.

   
▲ 동탄2신도시와 평택 등 지역이 호재로 내세운 KTX개통과 삼성산언답지 배후수요에 대해 전문가들은 전망이 좋지는 않다고 말하고 있다. 사진은 동탄2신도시 KTX동탄역 개발현장/사진=미디어펜DB

지난해 말부터 시작된 남동탄 인근 단지의 상황은 더욱 암담하다. 호수공원 조망권을 앞세운 남동탄 조성 단지들은 미분양 늪에서 좀처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지난해 말 분양한 A91블록의 '금호어울림레이크파크' 가 힘들게 미분양을 털었다. 동탄2신도시의 친환경 랜드마크인 워터파크가 강점인 '신안인스빌 리베라' 3차와 4차는 분양을 철회하기도 했다. 생활과 교통의 인트라가 조성된 후에 분양해도 늦지 않다는 판단에 따른다.

일부 공인중개사들은 KTX동탄역 개통과 단지 조성이 완료될 경우 위축국면에서 벗어날 가능성도 있다고 조심스레 점쳤다.

남동탄 인근 W공인중개사 관계자는 "현재 인프라 구성이 미비하기 때문에 일시적으로 겪는 현상"이라며 "동탄2 사업이 완료되는 시점에서는 집값 회복과 함께 가격이 지금보다는 오를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그러나 동탄2가 앞세운 KTX개통과 삼성 반도체 배후수요 호재가 크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도 많았다.

시범단지 내 H부동산 관계자는 "동탄역KTX 개통을 서울 생활권으로 홍보하고 있지만 통행요금이 관건"이라며 "요금이 기대 이상보다 높아질 전망이어서 사실상 서울 출퇴근이 어렵다"고 설명했다.

또 다른 인근 N부동산 관계자도 "동탄역KTX와 직접 연결되는 수서역KTX이 강남권으로 서울에서도 한정된 지역"이라며 "서울 강남을 제외한 이타 지역으로의 출퇴근은 불편이 상당할 것으로 보기 때문에 실제 서울 지역 수요가 늘어날 것으로 보지는 않는다"고 강조했다.

삼성반도체 배후수요 역시 최근 상황으로 볼 때 호재로 보기는 어렵다는 지적도 있었다.

K부동산 관계자는 "아직까지 반도체 부문에 있어서는 삼성이 입지가 탄탄하지만 최근 경영난 등을 고려해보면 동탄2나 평택 등 삼성 산업단지를 배후수요로 하는 지역의 분양사업은 어려움을 겪을 가능성도 있다"고 내다봤다.

T부동산공인중개사는 "광교와 동탄신도시의 인기는 삼성전자 등 인근 유수 대기업의 탄탄한 수요가 뒷받침되었기에 치솟았다"며 "수만명에 이르는 이들 대기업과 협력업체의 고용불안이 지역 내 부동산에 직격탄이 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미디어펜=조항일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