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김연주 기자] '황제주' 롯데제과가 마침내 액면분할에 나선다.

7일 롯데제과는 이날 유통주식수 확대를 위해 1주당 액면가를 5000원에서 500원으로 바꾸는 주식분할을 하기로 결정했다고 공시했다.

롯데그룹 측은 "주주친화 정책으로 기업 이미지를 제고하고, 거래 활성화를 통해 주가 상승을 유도해 기업가치를 증대하기 위한 것"이라고 배경을 설명했다.

액면분할은 주식의 액면가액을 일정한 비율로 나눠 주식 수를 늘리는 것을 의미한다. 액면분할을 해도 시가총액은 같지만 주식 수가 증가하면서 1주당 가격이 낮아져 거래 활성화에 도움을 준다.

계획대로 액면분할이 이뤄지면 이론적으로는 롯데제과의 주가가 주당 240만원대에서 24만원대로 낮아지고, 발행주식 총수는 142만1400주에서 1421만4천주로 늘어나게 된다.

이렇게 되면 초고가주여서 매입에 부담을 느끼던 개인 투자자들의 접근이 한층 더 쉬워진다.

올해 들어 지난 4일까지 롯데제과의 하루 평균 거래량은 1860주에 불과했다. 작년의 경우 일 평균 거래량은 2910주였다.

이날도 롯데 경영권 분쟁이 마무리 국면에 접어들었다는 평가에 액면분할 결정이라는 호재가 겹치며 거래량이 전날보다 2배 이상 늘었음에도 거래량은 4000주에 불과했다.

거래소 관계자는 "작년 아모레퍼시픽의 사례에서 볼 수 있듯 액면분할로 개인 투자자의 참여 기회가 늘면 거래량과 거래대금이 늘어 주가와 시가총액이 상승하고 결국 기업가치가 제고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유가증권시장에서 242만5000원에 거래를 마친 롯데제과는 국내 주식시장에서 가장 비싸게 거래되는 주식이다.

작년 초 170만원대였던 롯데제과의 주가는 롯데그룹의 경영권 분쟁이 불거진 이후 지배구조 개편의 최대 수혜주로 부각되며 1년 전보다 40%가량 오른 상태다. 이날은 액면분할 공시 직후 장중 256만원까지 치솟으며 사상 최고가 기록을 새로 썼다.

그동안 시장에서는 롯데제과를 비롯해 초고가주에 대한 액면분할 필요성이 꾸준히 제기돼 왔다.

현재 유가증권시장에서 주가가 100만원 이상인 초고가주는 롯데제과를 비롯해 롯데칠성(7일 종가 기준 205만2000원), 삼성전자(122만3000원), 영풍(113만7000원), 오뚜기(107만2000원), 태광산업(102만4000원) 등 모두 6개다.

특히 신격호 롯데그룹 총괄회장이 '가장 비싼 주식'에 대한 자부심이 강했던 탓에 롯데그룹주에 유독 고가주가 많은 편이다.

이번 롯데제과의 액면분할 결정에 따라 향후 롯데푸드 등 다른 롯데그룹주의 추가 액면분할 가능성에 대한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

한국거래소는 그동안 액면 분할이 필요해 보이는 우량 대형주 등을 대상으로 기업을 직접 방문하는 등 꾸준히 액면분할을 권유해 왔다.

거래소 관계자는 "롯데제과의 액면분할 이후 다른 상장기업의 액면분할도 이어질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롯데제과는 오는 25일 주주총회를 열고 주식분할 안건을 상정할 예정이다.  신주권 상장 예정일은 오는 5월 17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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