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진적 투자 행태"
[미디어펜=김지호 기자] 셀트리온의 주가가 하락세를 보이면서 일부 투자자들이 목표주가를 낮게 제시한 삼성증권에 공개적으로 비난을 표출해 눈살을 찌푸리게 하고 있다.

7일 장에서 셀트리온은 전거래일 대비 4.8% 하락한 10만31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이는 중국경제 성장 둔화에 대한 우려와 국제 유가 급락 여파로 11.66% 급락했던 지난달 12일 이후 가장 큰 낙폭이다. 셀트리온의 주가는 지난 4일에도 1.55% 하락 마감했다.

이처럼 셀트리온의 주가가 하락세를 보이면서 개인투자자의 화살은 공매도에 이어 삼성증권을 향하고 있다. 삼성증권이 다른 증권사에 비해 셀트리온에 박한 목표주가를 제시했다는 게 그 이유다. 셀트리온을 담당하는 삼성증권 김모 애널리스트를 공개적으로 비난하는 등 도를 넘는 행위를 보이고 있는 것이다.

실제로 이날 기준 삼성증권의 셀트리온 목표주가는 10만9000원으로 목표주가를 제시한 9개 증권사 중 가장 낮은 수준을 기록했다. 가장 목표주가가 높은 NH투자증권과 유진투자증권, 이베스트투자증권은 모두 15만원을 제시했다. 6개 증권사 중 목표주가와 현재 주가의 괴리율이 5.41%로 가장 낮다. 정확한 분석을 했다는 얘기다.

김모 삼성증권 연구원은 “셀트리온의 바이오시밀러 램시마가 유럽에 빠르게 점유율을 높이고 있지만 경쟁 바이오 의약품인 휴미라나 엔브렐 매출에는 거의 영향을 미치지 못했다는 점은 목표주가 상향폭을 제한하는 요소”라며 “목표주가는 긍정적인 이벤트를 대부분 반영한 것”이라고 목표주가를 제시한 이유를 밝혔다.

일각에서는 바이오 산업 진출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삼성그룹이 계열사인 삼성증권을 이용해 의도적으로 셀트리온에 부정적 투자 의견을 제시한다는 황당한 음모론까지 제시하고 있다. 삼성바이오로직스, 삼성바이오에피스 등 삼성 바이오 계열사의 강력한 라이벌인 셀트리온을 견제하기 위한 행위라는 것이다.

이에 대해 한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삼성증권 명의로 나갔지만 사실상 애널리스트의 개인 의견으로 삼성그룹 차원에서 셀트리온 견제를 위해 목표주가를 낮게 제시한다는 건 말이 안 된다”며 “자신의 보유 종목을 다른 증권사보다 낮게 평가했다는 이유로 애널리스트를 비난하는 건 후진적 투자행태”라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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