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지강점·착한분양가로 분양시장 '그림자' 걷어내
[미디어펜=조항일 기자] 올해 삼성물산과 현대건설이 서울 구의동과 녹번동에 각각 재건축 단지로 공급한 '래미안 구의 파크스위트'와 '힐스테이트 녹번'이 우수한 청약성적표를 받았다. 

특히 올해 재개발·재건축 단지 일반분양 물량이 지난 2000년 이후 최대인 5만189가구에 이를 것으로 전망되면서 앞으로 분양될 단지들의 흥행성공의 바로미터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 힐스테이트 녹번을 비롯해 은평구 일대 초역세권을 입지 강점으로 내세운 단지들은 모두 1순위 청약마감되는 등 흥행에 성공했다./자료=미디어펜DB

8일 금융결제원 아파트투유에 따르면 지난달 26일 분양한 래미안 구의 파크스위트는 일반분양 공급분 402가구 모집에 5039명이 몰리며 평균 12.53대 1의 청약경쟁률로 1순위 마감됐다. 

같은날 분양한 힐스테이트 녹번 역시 225가구 모집에 2627명이 청약에 나서 평균 11.68대 1의 경쟁률을 보였다.

두 단지의 청약경쟁률이 관심을 끄는 이유는 올해 분양시장이 지난해와 달리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 2월 기준 올해 전국에 분양된 단지는 23개다. 이 중 1순위 마감 지역은 9곳이고 나머지는 2순위 마감이나 미분양된 체로 청약이 끝났다. 

지난해 비슷한 시기에 분양된 '마곡 13단지 힐스테이트 마스터'(1월분양)의 성적과 비교해도 시장의 침체를 가늠할 수 있다. 당시 이 단지는 820가구 모집에 2만2036명의 청약자가 몰리며 평균 26.87대 1의 경쟁률을 나타냈다.    

올해 분양시장의 고전이 예상되는 가운데서도 좋은 성적을 거둔 두 단지의 흥행성공 비결은 입지강점과 착한 분양가다. 

먼저 힐스테이트 녹번의 경우 초역세권을 입지강점으로 내세워 좋은 성과를 거뒀다. 지하철 6호선 녹번역까지 불과 50m로 아파트 입지 중 핵심요인으로 꼽히는 교통의 편리성이 극대화 됐다는 평가다. 

지난해 녹번동 1~2구역을 재개발한 ‘래미안 베라힐즈’와 구파발 역세권 타이틀을 달고 나온 '은평뉴타운 꿈에그린'도 각각 10.45대 1, 16대 1의 경쟁률로 모두 일주일 내 완판됐다. 입지의 강점이 청약성적으로 직결된 사례다. 

   
▲ 지난 26일 분양한 래미안 구의 파크스위트는 '착한 가격'을 앞세워 수요자를 공략, 1순위 청약마감에 성공했다./자료=미디어펜DB

래미안 구의 파크스위트의 경우는 인근 시세 대비 착한 분양가가 우수한 청약성적으로 이어진 것으로 풀이된다. 

래미안 구의 파크스위트의 전용 84㎡ 5~6층 기준 분양가는 약 6억7000여만원이다. 평균 3.3㎡당 분양가는 2002만원이다. 인근 단지에 비해 최대 1억7000만원 정도 높은 가격이 책정됐지만 입주 16년 지난 낡은 아파트가 대다수인 점을 감안하면 높다고 할 수 없는 분양가다.

국토부 실거래가에 따르면 광진구 일대 주요 단지 중 삼성쉐르빌(2001년 입주), 현대프라임(1997년 입주), 현대 6단지(1994년 입주) 등(전용 84㎡ 기준)은 평균 4억대 후반에서 6억대 중반에 거래되고 있다.

가장 고가에 거래된 현대프라임 8층 기준 실거래가는 지난해 10월 6억7000만원였다.  이어 최고가를 기준으로 현대 6단지와 삼성쉐르빌이 5억7700만원(10층, 6월), 5억원(8층, 7월)에 거래가 이뤄졌다. 

구의동 바로 옆에 위치한 광장동과 비교하면 오히려 래미안 구의 파크스위트의 가격경쟁력이 돋보인다. 

2012년 입주를 마친 광장힐스테이트의 경우 지난해 11월 9억3500만원(6층)에 거래됐다. 전세 가격도 전용 84㎡ 기준으로 7억8000만~8억원 가까이 거래되고 있어 래미안 구의 파크스위트가 1억원 이상 낮다.

권일 부동산인포 팀장은 "분양시장에 대한 불안요소가 커진 만큼 입지와 분양가에 대한 수요자들의 선택이 더욱 까다로워질 것"이라며 "특히 주택담보대출 규제 강화로 가격에 대해 수요자들이 더욱 예민해진 상황에서 고분양가 책정 단지의 경우 청약에서 고전을 면치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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