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유가 최근 저점 대비 40%가량 상승
   
▲ 사진=연합뉴스

[미디어펜=김지호 기자] 국제유가가 연일 강세를 보이면서 바닥을 찍고 본격적인 반등에 대한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7일(현지시간)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 4월 인도분은 지난주 마지막 거래일보다 1.98달러(5.5%) 오른 배럴당 37.90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이는 종가기준 지난해 12월 24일 이후 가장 높은 가격이다.

런던 ICE 선물시장의 4월물 브렌트유도 전일 대비 2.12달러(5.48%) 오른 40.84달러로 마감했다. 브렌트유가 40달러를 넘은 것은 지난해 12월 9일(40.11달러) 이후 4개월 만이다. 최근 국제유가는 가파른 상승세를 펼치고 있다.

브렌트유는 최근 저점이던 1월 20일(27.88달러) 대비 46.5%, 서부텍사스산 원유(WTI)는 2월 11일(26.21달러) 대비 44.6%나 상승한 상태다. 일부 산유국이 저유가로 생산량을 동결하기로 했다는 소식에 국제유가는 조용하지만 거침없이 상승 중이다.

지난달 러시아와 사우디아라비아, 베네수엘라, 카타르 등은 산유량을 1월 수준으로 동결키로 합의한바 있다. 여기에 미국의 원유 재고량이 증가세가 둔화되고 있다는 점도 국제유가 상승세에 힘을 보태고 있다.

이미 석유수출국기구(OPEC)가 연말 국제 유가를 목표를 배럴당 50달러로 잡고 있다는 주장도 제기되고 있다. 여기에 헤지펀드들도 유가 상승에 베팅하기 시작하는 등 국제유가의 추세적인 상승 기대감을 키우고 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국제유가가 추가적으로 강한 상승세를 이어가기는 어려울 것으로 예상했다. 서상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미국 셰일가스 산업의 발달로 국제유가의 큰 흐름이 이전과는 달라졌다고 지적했다.

서 연구원은 “미국 셰일사스 업체의 시추기간이 점점 단축돼 1개월 내외 밖에 안 걸린다”며 “유가가 오르면 셰일가스 업체들이 생산량을 늘리기 때문에 국제유가가 강한 상승세를 이어가기 쉽지 않은 환경으로 바뀌었다”고 말했다.

이어 “헤지펀드와 같은 투기자본은 조그만 악재에도 민감하게 반응하기 때문에 숏커버링(환매수) 물량이 나왔다고 해서 국제유가가 강세를 유지할 것이라는 생각은 잘못이다”며 “특히 다음 주 열리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미국이 금리를 올리지 않더라도 매파적 발언이 많이 나올 것으로 예상되고 있어 국제유가에 부담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또 그는 “원유시장에서 제재 이전의 점유율을 회복하려는 이란이 원유 생산 동결에 동참할 가능성이 낮다는 점도 국제유가가 강세를 보이기 어려운 점”이라고 설명했다.

김유겸 LIG투자증권 연구원은 “미국의 셰일가스 업체의 시추장비가 감산되고 미국의 자동차 판매가 증가하면서 휘발유 소비가 증가하는 등 국제유가에 유호적인 분위기가 형성되고 있는 것은 맞다”고 말했다.

김 연구원은 “하지만 이란이 산유국 감산이나 동결에 참여하기가 쉽지 않은데다 미국이 이번에 기준금리를 올리지 않더라도 조만간 금리를 올리면 국제유가는 타격을 입을 것”이라며 “그러나 이전과 같이 추세적으로 하락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소재용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미국과 중국의 경기 회복 속도가 둔화되고 있어 국제유가가 추세적인 상승세를 보이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며 “40달러 추중반선을 상단으로 하는 박스권 장세를 보일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소 연구원은 “하지만 경기둔화로 올해 미국이 6월 정도에 금리인상 한번에 그칠 것으로 보이기 때문에 국제유가에 미치는 영향은 그리 크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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