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김연주 기자] 지난해 국내 인수합병(M&A) 시장의 거래대금이 사상 최대로 늘면서 아시아 국가 중 3위를 차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외국 기업에 대한 M&A는 오히려 줄어든 것으로 조사됐다.

자본시장연구원은 9일 영국계 M&A 분석기관인 '머저마켓'을 인용해 "지난해 국내 M&A 시장에서 총 362건, 875억 달러(약 105조7262억원) 규모의 거래가 이뤄진 것으로 집계됐다"고 전했다.

이는 역대 최대치로, 아시아 국가 중에서는 중국(4869억 달러)과 홍콩(1408억 달러)에 이어 3번째 규모다.

국내 M&A 시장의 거래대금은 2012년 295억 달러에서 2013년 353억 달러, 2014년 770억 등으로 늘면서 연평균 43.7%의 증가율을 보인 것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4월 SK C&C의 SK홀딩스 합병(244억 달러)과 5월 제일모직의 삼성물산 합병(113억 달러) 등 2건의 거래대금이 357억 달러 규모로, 전체의 40.8%를 차지한 것으로 추정됐다.

올해도 M&A 거래의 증가세는 지속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이른바 '원샷법'으로 불리는 기업활력제고를 위한 특별법이 올해부터 시행될 예정이기 때문이다.

지난달 4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한 '원샷법'은 상법·세법·공정거래법 등에 흩어진 관련 규제를 한 번에 풀어주고 세제·자금 등을 지원하는 게 골자로, M&A 절차 간소화를 뒷받침한다.

하지만 국내 기업의 외국 기업에 대한 M&A 비중은 낮았다. 지난해 국내 기업의 해외 M&A(아웃바운드 투자)는 36억 달러(약 4조원)로 국내 기업간 M&A대비 4.5%에 불과했다. 2007년 44.7%였으니 10년여 만에 10분의 1 수준으로 내려앉은 셈이다. 일본(179.4%) 영국(101.2%) 독일(72.7%)에 한참 못미치는 수준이다.

김규림 자본시장연구원 선임연구원은 "해외에서 성장 동력을 발굴하기 위해 적극적으로 외국기업에 대한 M&A에 나설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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