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이 갈수록 발달하며 자율주행 제도 및 법류 명확해져야
[미디어펜=김태우 기자]인공지능시스템과 인간이 바둑판위에서 대결을 벌이며 관심이 높아진 가운데 자동차분야에 적용될 자율주행의 인공지능에 대한 윤리문제가 거론되고 있다.

특히 얼마 전 있었던 자율주행의 첫 사고 등으로 책임문제와 순간순간의 사회적인 합의가 아직 완료되지 않은 상황이라는 점에서 많은 주장들이 오가고 있다.

   
▲ 얼마전 현대차가 강남대로에서 실시했던 자율주행시험/현대자동차


지난 9일 구글의 팁마인드가 개발한 인공지능 알파고와 인간대표인 세계바둑 1인자 이세돌 프로 9단이 바둑판 위에서 맞붙었다. 결과는 이세돌 9단의 아쉬운 기권패였다. 

오고가는 공방전에 손에 땀을 쥐게 하는 치열한 싸움이었다. 공격적인 스타일의 이세돌 9단과 달리 방어적인 대국의 알파고가 어떤 대국을 보여줄지 전세계의 이목이 집중됐다. 중반까지 열세를 보이던 이세돌 9단이 알파고에게서 경기주도권을 되찾아왔다. 

이후 흔들리는 듯 보였던 알파고는 예상과는 조금 다른 방식으로 독자적인 대국을 펼쳐나갔다. 물론 실수로 보이는 부분도 있어보였지만 중요한 순간 흔들림 없이 다시 대국을 시작하는 침착함이 알파고의 장점이었다. 

이세돌 9단 역시 잘 풀어나갔지만 집중력에 한계를 보였고 이런 부분에서 실수가 발생하며 이것이 패배로 이어졌다.

이번 대국이 마지막이 아닌 시작이기 때문에 앞으로의 경기는 알 수 없어 완벽한 승패를 단정 지을 알 수 없지만 인공지능의 장점을 확실히 보여주는 대국이었다.

알파고는 인간이 할 수 있는 실수에서도 정해진 규칙대로 몇 번이고 다시 시작하는 모습을 보였다. 인공지능 개발에 거대 IT기업들과 수많은 스타팅기업들이 개발에 열을 올리는 것도 이 때문이다. 

인공지능은 실수를 줄이고 정확히 일처리를 할 수 있다는 장점 때문에 효율성을 극대화 시킬 수 있다는 것이 업계의 지론이다. 하지만 이런 인공지능이 장점만 있을 지는 다시생각해 볼 문제라는 지적도 있다.

사람의 직관성을 모방은 할 수 있을지 모르지만 순간순간의 가치판단을 통해 변수에 대처하기엔 문제가 있다는 것이다.

이런 문제는 최근 자동차의 인공지능 집약체인 자율주행 테스트차량에서 실제로 발생되기도 했다.

지난달 14일 오후 미국 캘리포니아주 마운틴뷰 본사 인근의 자율주행 시험주행을 하던 구글의 차량이 버스와 부딪치는 사고가 발생했다. 

접촉사고가 발생하기 3초 전에 자율주행차는 약 시속 3km 이하로, 들이받힌 버스는 약 시속 24km로 각각 주행하고 있었다. 자율주행차는 넓은 차로에 놓인 모래주머니를 피해 경로를 살짝 바꿨다가 차로 가운데로 재진입하려고 시도했다.

이때 자율주행차의 컴퓨터와 비상 상황에 대비해 타고 있는 인간 운전자 모두 버스가 속도를 줄이거나 구글 자율주행차에게 길을 양보할 것이라고 판단했다. 하지만 이는 오판으로 드러났고, 구글 자율주행차가 버스의 옆면을 살짝 들이받았다. 이에 따라 왼편 전면 펜더, 왼편 앞바퀴, 운전자측 센서에 손상이 갔다.

사망이나 부상 등 인명피해는 없었지만 자율주행 차의 첫 사고로 기록되며 큰 관심을 모았다.

구글은 이번 사고가 자체적인 프로그램의 미스였다고 인정했다. 보통은 운전자의 과실이 대부분을 차지하지만, 이번 사고와 같이 앞으로 무인자동차가 일반화하면 자동차와 소프트웨어를 만드는 제조사의 과실이 커질 수 있다.

나아가 무인자동차의 핵심 기술인 인공지능을 둘러싼 윤리 문제도 제기될 수 있다. 무인자동차가 위급한 상황을 판단할 때 어디에 우선순위를 둬야 하는지를 둘러싼 논란이다. MIT테크놀로지 리뷰가 지난해 제기한 '무인차의 딜레마' 문제가 대표적인 사례로 꼽히고 있다. 

무인차가 탑승자 1명의 생명을 보호하기 위해 방향을 틀면 도로의 보행자 10명을 칠 수 있는 상황에서 어떤 선택을 내리도록 해야 하는지 사회적인 합의가 아직 마련돼 있지 않다는 것이다.

이와 같은 문제들은 오래전부터 다양한 영화들로 소개되며 인공지능의 윤리적인 부분에 대해 지적한 바 있다. 대표적인 예를 들면 ‘아이로봇’에서는 인명구조로봇이 확률적인 부분으로 구조가능 유무를 판단했을 때 사람이라면 시행했을 구조작업을 중간에 멈춰버릴 수도 있는 사례를 들어 이런 문제들을 지적한 바 있다.

영화에서는 두 대의 차량이 낭떠러지로 밀려 물속에 차량이 차례로 가라앉고 있는 상황에서 밑에 있는 차량의 생존자를 위쪽의 생존자보다 구조 성공확률이 낮다는 이유로 포기하는 장면이 그려진다. 만약 이 상황이 현실이었다면 위쪽의 차량생존자를 선조치한 뒤 아래쪽 생존자를 먼저 구출하거나 다른 방법을 적용 할 수도 있다는 것이다.

이와 관련해 업계관계자는 "현재 인공지능과 관련해 정확한 규제가 정해져 있지 않은 상태로 차근차근 제도와 법규를 마련해가는 상태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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