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김지호 기자] 구글이 만든 인공지능 '알파고'에 이세돌 9단이 2연패를 당하면서 금융투자업계에서도 로보 어드바이저가 급부상하고 있다.

로보어드바이저는 로봇을 뜻하는 로보(Robo)와 자문 전문가를 의미하는 어드바이저(Advisor)의 합성어다. 투자자가 입력한 정보를 토대로 알고리즘을 활용해 자동으로 시장상황에 따라 리스크를 조정해가며 자산을 관리해 주는 서비스다.

11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현재 대표적인 로보어드바이저 자문사는 쿼터백투자자문이다. 쿼터백투자자문은 ‘국내 최초 로보어드바이저 전문 투자자문사’임을 내세우면서 KB국민은행과 로보 어드바이저 자문형 신탁상품인 '쿼터백 R-1'을 출시하는 등 활발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수익률도 괜찮다. 쿼터백투자자문의 로보어드바이저 일임상품에 1월초부터 가입해 주식 등 금융상품에 투자한 고객의 계좌 평균 수익률은 지난 8일 기준 2% 후반대를 기록했다. 연간으로 따지면 수익률이 12%를 훌쩍 넘는다는 얘기다. 같은 기간 펀드매니저가 운용하는 국내 액티브 주식형펀드 평균 수익률은 –2.39%인 것에 비하면 로보어드바이저의 ‘압승’이다.

쿼터백투자자문 외에 밸류시스템투자자문, 파운트 등도 각각 우리은행, 동부증권 등과 제휴를 맺고 로보어드바이저 서비스를 출시했거나 출시를 준비 중이다. 아직 로보어드바이저에 대한 검증이 부족하다는 지적이 있지만 최소 투자금액 제한이 거의 없고 자문 수수료가 상대적으로 낮다는 강점을 내세워 빠른 속도로 영역을 확대해가고 있는 모양새다.

기존 상장지수펀드(ETF)에 편중된 미국식 로보어드바이저가 국내에서는 주식, 예금 등 다양한 재테크 수단에 대한 자문을 제공하는 형태로 바뀌고 있는 것이다. 삼성증권은 로보어드바이저 서비스 업체를 통하지 않고 자사 플랫폼을 개발해 1분기 중 출시한다는 계획이다.

이 플랫폼은 주식, ETF, 상장지수증권(ETN), 선물 등 다양한 상품을 종목 수에 관계없이 포토폴리오 형태로 구성하고 리밸런싱(자산 재조정), 매매에 이르는 투자의 모든 과정을 로봇이 알아서 처리해주는 방식이다.

이미 증권정보업체 뉴지스탁은 주식관리 로보어드바이저 플랫폼 젠포트를 지난해 12월 출시하고 이를 서비스 중이다. 이와 별도로 뉴지스탁은 퀀트분석과 로보어드바이저를 통해 중기·밸류·바이오·저평가 등 10가지 포트폴리오를 투자자에 제시하고 있다.

올해 들어 지난 3일까지 10개 포트폴리오의 평균 수익률은 6.17%로 같은 기간 코스피지수보다는 수익률이 4.74%, 코스닥지수에 비해서는 8.22%나 높았다. 단 바이오/화장품/전기차(-5.31%), 의료(-9.67%) 포트폴리오는 마이너스 수익률을 기록했다. 로보어드바이저를 무조건 신뢰하기는 어렵다는 말이다.

뉴지스탁 관계자는 “연초 헬스케어 업종의 부진으로 헬스케어 관련 포트폴리오의 수익률이 마니어스를 기록했다”며 “하지만 과거 통계를 분석해본 결과, 헬스케어 업종이 강세장이 다시 돌아올 경우 관련 포트폴리오의 재상승이 전망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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