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이스북 댓글 파장, 대한항공 조종사 노조 고소·고발 검토 중
[미디어펜=백지현 기자]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이 직접 작성한 페이스북 댓글이 파장을 일으키고 있다.

14일 대한항공 등에 따르면, 대한항공 김모 부기장은 전날 오후 7시께 자신의 페이스북에 ‘여객기 조종사들은 비행 전에 뭘 볼까요? 어느 분이 한 달에 100시간도 일하지 않으면서 억대 연봉을 받으면 불평등하다고 하시더군요’로 시작하는 장문의 글을 올렸다.

김 기장은 국제선의 경우 비행 1시간 45분전까지 출근하도록 돼 있는데 확인할 서류가 많아 집이나 호텔에서 미리 서류를 본다고 했다. 또한 비행 일에는 최소 2시간 반 전에는 비행 브리핑실에서 서류를 확인한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조 회장은 같은 날 저녁 실명으로 “항공기 기장 업무전문용어로 잔뜩 나열했지만 99%는 새로운 것이 아니며, 운항 관리사가 다 브리핑 해주고, 운행중 기상의 변화가 있어도 대한항공은 통합센터(OPERATION CENTER)에서 다 분석해주고, 조종사는 ‘가느냐 마느냐(GO, NO GO)만 결정하는 데 힘들다고요?”라는 댓글을 작성했다.

이어 조회장은 “자동차 운전보다 더 쉬운 AUTO PILOT(자동항법)으로 간다”며 “아주 비상시에만 조종사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그는  “마치 대서양을 최초로 무착륙 횡단한 LINDBERGH(린드버그)같은 소리를 하네요"라며 "열심히 비행기를 타는 다수의 조종사를 욕되게 하지 말라”고 말했다.

여기서 린드버그는 1927년 세초로 대서양 무착륙 단독비행에 성공한 위대한 비행가 찰스 린드버그를 말한다.

SNS에 작성된 글은 2015년 임금협상 결렬에 따른 쟁의행위 중인 대한항공 조종사 노조를 자극할 수 있는 문구가 많아 조 회장이 직접 작성한 글인가에 대한 의심이 일기도 했다. 하지만 해당 댓글은 조 회장이 직접 쓴 것으로 확인됐다.

대한항공 조종사 노조는 “해위사실로 조종사의 명예를 떨어뜨렸다”며 “집행부 등 조합원의 의견을 모아 변호사 자문을 받아서 고소·고발을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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