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5조원 호실적 기록...두둑한 배당 실시
[미디어펜=백지현 기자] 2014년의 악몽을 딛고 지난해 5조원에 가까운 호실적을 기록한 국내 정유 3사가 주주들에게 두둑한 배당을 실시한다. 2014년에는 사상최악의 적자를 기록하면서 정유3사가 줄줄이 무배당을 확정했다.

   
▲ ‘2014년의 악몽’을 딛고 지난해 5조원에 가까운 호실적을 기록한 국내 정유 3사가 주주들에게 두둑한 배당을 실시한다./SK이노베이션

16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SK이노베이션은 4800원으로 총 4474억원의 배당을 결정했다.

SK이노베이션은 주당 배당금 3200원에 일회성 특별 배당금 1600원을 더 했다. 이번 배당액은 SK이노베이션 창사 후 최고 수준이다. 지난해 SK이노베이션은 2313억원의 영업손실을 낸데 반해 지난해에는 1조9800억원의 이익을 냈다.

SK이노베이션 관계자는 “2014년 사상 최악의 실적을 기록하면서 배당을 하지 못했다”며 “그러나 지난해에는 반대로 최고의 실적을 거둬 2014년 무배당을 감내해준 주주들에게 감사의 의미를 더해 특별배당을 실시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에쓰오일은 올해 전년 대비 1492% 급증한 2795억원을 배당하기로 결정했다. 지난해 S-OIL은 8176억원의 영업이익을 달성했다. 이는 2011년 1조6337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한데 이어 역대 두 번째로 많은 규모다.

GS칼텍스는 최근 3887억원의 기말배당을 실시했다. 지난해 지급한 중간 배당까지 합하면 총 5390억원의 배당금을 주주들에게 지급했다.

GS칼텍스는 지난해 연결기준으로 매출 28조3392억원, 영업이익 1조3055억원을 기록했다. 국제유가 급락에 따른 대규모 적자를 기록한 2014년에는 무배당을 결정했다. 그러나 지난해 실적반등에 성공하면서 5대5의 지분을 확보하고 있는 GS에너지와 미국 정유업체인 쉐브론도 배당을 실시했다.

현대오일뱅크는 지난해 역대 최대 규모인 6293억원의 영업이익을 달성했다. 그러나 배당을 실시하지 않을 가능성이 농후하다. 현대오일뱅크의 경우, 지난 2010년 모회사인 현대중공업그룹으로 편입된 이후 배당을 실시하지 않고 있다.

지난해 정유업체들이 호실적을 견인한 원인은 글로벌 저유가 기조에 따른 정제마진이 좋아졌기 때문이다.  

국제유가 하락으로  국내 정유업체의 지난해 매출은 전반적으로 줄었지만, 정제마진이 급등하면서 영업이익은 대폭 상승했다. 정유사는 원유를 수입해 정제한 뒤 휘발유, 경유 등의 제품을 판매한다. 지난해에는 저유가 기조에 따른 석유제품의 소비가 늘어나면서 원유구매와 석유제품 판매 가격의 차이인 정제마진이 좋아진 것이다.

그러나 유가의 급격한 하락은 정유사의 어닝쇼크로 이어질 수 있다. 정유사가 원유를 수입해 정제한 뒤 판매하는 과정에서 국제 유가가 급락하면 정유사는 재고손실을 볼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실제 2014년 정유사들은 유가의 급락으로 큰 손실을 봤다.

업계 관계자는 “2014년에는 사상 최대의 실적부진을 겪으면서 국내 정유업체가 주주총회에서 줄줄이 무배당을 확정했다”며 “그러나 지난해 실적반등에 성공하면서 주주에 대한 의무를 이행하는 차원과 함께 2014년 무배당을 감내해준 주주들에게 고마움의 의미를 더해 배당을 실시하게 된 것으로 분석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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