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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응답 1994' 돌풍 , 미디어 마이너 CJ에 보내는 갈채
지상파 메이저 규격 파괴,섬씽 뉴 추구 미디어산업 묘미
승인 | 편집국 기자 | media@mediape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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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승인 2013-12-30 09:52: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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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심상민 성신여대 교수
미디어 흥망성쇠는 분명 교훈을 준다. 미디어는 차가운 기업이고 브랜드이지만 인생살이에 덕 되는 따끔한 충고도 안겨준다. 그 사례 1호 <응답하라 1994>.

케이블 TV임에도 시청률 10% 넘는 지각변동으로 융기했던 이 드라마는 한국판 미니 메이저 역작이다. 웅크렸던 PP(프로그램공급자)들이 영화산업 숨은 챔피언 미니 메이저를 모델 삼아 획득한 전리품이다.

사실 음악이나 영화 정도 하던 CJ가 드라마, 예능으로 지상파 아성에 도전할 초기만 해도 싼 티가 풀풀 났다. <롤러코스터 남녀탐구생활>, <막돼먹은 영애씨>가 신생 채널 tvN에서 히트 했지만 캐스팅도 어설프고 촬영배경 하나하나가 낯설었다. 시청자 교체비용이 너무 컸다. 지상파 포로수용소라 할 만큼 자체제작이 약했던 케이블 싼 티 이미지가 쉽게 빠질 리 없었다.

당시 윤석암 tvN 본부장은 “미국 HBO, FX(Fox Extended)처럼 자체 콘텐츠로 승부하는 오리지널리티 확보가 전략”이라고 소개했다. 고유하고 희소한 콘텐츠 가치만 추구한다는 이 도전은 이윽고 <슈퍼스타 K>로 획을 그었다. 오디션 공화국 시발이 된 이 콘텐츠는 영국-미국 방송포맷을 거친 모작이긴 했으나 시즌을 거듭하며 온 국민 화젯거리로 등극했다.

하지만 3년 천하. 메이저 지상파들이 상도의 무시하고 줄줄이 오디션 프로를 내놓는 통에 밀리고 말았다. CJ Mnet으로서는 야속할 테지만 <America's Got Talent> 아류였다는 태생적 한계도 있었다. 권리관계가 모호한 경우 유사 프로그램 난개발을 피할 길 없다는 저작권산업 엄중함을 익혔다.

이렇게 혹독하게 겪어낸 역작이 <응답하라 1994>다. 우선 이 드라마는 지상파 메이저 규격을 파괴했다. 가상 한국대학교가 아닌 진짜 연세대학교와 신촌하숙이 팬덤을 이끌었다. <하버드대학의 공부벌레들>도 제목과 캠퍼스가 실제여서 더 재밌지 않았던가. 주연급도 경상 전라 충청 사투리로 무장한 비주류 지자체 변방 일색이었다.

   
▲ tvN의 '응답하라1994'는 시청률 10%를 넘는 대박을 기록하면서 KBS MBC 등 메이저 지상파에 도전하는 CJ의 창조적 혁신의 산물로 평가받고 있다. '응4'는 지상파 메이저들의 틀과 형식을 깬 혁신과 창조적 산물이라는 점에서 썸씽뉴를 추구하는 미디어산업의 특성을 잘 보여주고 있다.

극중 에이스 칠봉이(유연석분) 마저 서울 대치동이건만 ‘어무이’를 따라 한다. 기존 기성 체제를 벗어난 반골 반항 저예산이 만든 혁신 한 방이었다. 메이저 KMS(지상파 3사) 전파, 메이저 전지현 급 쓰지 않고 오로지 콘텐츠 힘만으로 일군 명작이다.

이게 바로 항상 섬씽뉴(something new)를 추구하는 미디어산업 묘미다. 할리우드를 떠난 ‘런어웨이(run away)’가 영화 <스타워즈>, 드라마 <X 파일>을 낳았던 경로와 똑같다. 여의도, 목동을 떠난 상암동에서 기어이 문제작이 나왔으니. 과연 혁신은 조직이 크다고 해서 나오는 게 아님을 또렷이 보여주었다.

이제 tvN, Mnet의 CJ는 미니 메이저라 할만하다. 스스로 제일 잘 하는 게 문화라고 광고도 냈으니 머잖아 미디어 메이저로 올라설 전망이다.

<응답하라 1994>가 보여준 참신함과 기존 틀을 깨는 실험정신, 삽입곡 고객관계관리, 잠든 소비마저 깨운 토털 마케팅 등 업적을 계속 키워나간다면 더 빨리 성장할 수 있다. 그러려면 정말 마이너 초심을 꼭 지켜야 한다. 자칫 메이저 지상파가 거친 패턴을 반복할까 두려워서 하는 얘기다.

이를테면 <꽃보다 할배>, <꽃보다 누나>를 보면 KBS <1박2일>이 드문드문 겹친다. <응답하라...>에는 치기어린 감상, 일류 지상주의, 친대기업 정서 과잉도 있다. 이러다 미디어 마이너와 결별할까 염려된다. 마이너 정신, 패기로 버티는 콘텐츠 일꾼들을 탄탄한 창조계급으로 키우고 동반 성장하지 못한 비난에 흔들린 CJ라 더욱 그렇다.

하여 글로벌 미디어산업 큰 이름으로 커고 있는 CJ에게 띄운다. 더 많은 마이너 창의성, 도전정신, 혁신을 안으라고. 몸집만 큰 탐욕적 메이저는 어느 신들린 마이너들이 나와 뭉치는 순간 무너지고 만다.

새롭고 가치 있다고 인정받는 창조적 콘텐츠는 절망하고 탄생하는 마이너 정신없이는 못 갈 예술작업(Art Work)이니까. 디즈니에서 쫓겨나 절망하다 루카스, 잡스와 만나 컴퓨터 애니메이션으로 다시 탄생한 존 라세터 감독의 <토이 스토리>같은 극적인 사례들 축적이 곧 미디어 발달사다.

누구보다 메이저도 잘 알고 마이너 정신도 품은 CJ가 더 멋진 성과를 만들길 바란다. 미니 메이저로서 응당 수행해야할 전 방위 협업을 저버리지 말고서. 주위를 둘러보고 미디어 마이너들과 함께 간다면 큰 갈채를 받을 수 있다. 한류가, 세계시민이 반드시 크게 응답할 터이고./심상민 성신여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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