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프로야구 메이저리그 텍사스 레인저스에 새 둥지를 튼 추신수(31)가 자유계약선수(FA) 협상 과정의 뒷이야기를 공개했다.

추신수는 30일 오후 2시 서울 중구 을지로 롯데호텔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텍사스행 결정 과정을 직접 설명했다.
 
   
▲ 추신수가 30일 오후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취재진의 질문을 듣고 환하게 웃고 있다.
 
그는 "에이전트에게 10개 팀 정도가 나에게 관심을 표명했다고 들었다. 계약 조건을 따지면서 팀을 좁히다보니 3개 팀 정도가 최종적으로 남았다"고 말했다.
 
올 시즌 신시내티 레즈에서 뛰며 타율 0.285 출루율 0.423 21홈런 54타점 107득점, 볼넷 112, 몸에 맞는 볼 26, 도루 20개의 빼어난 성적을 거둔 추신수는 예상대로 수많은 팀들의 러브콜을 받았다.
 
3개 팀 중 뉴욕 양키스도 있었다. 메이저리그 최고 명문으로 꼽히는 양키스는 검증된 외야수인 추신수를 레이더망에 두고 영입 작전을 펼쳤다.
 
현지 언론에 따르면 양키스가 추신수에게 제시한 조건은 714,000만 달러(1,473억원)에 달했다.
 
추신수는 구체적인 조건을 밝히지는 않은 채 양키스와의 접촉 사실은 시인했다.
 
그러나 "양키스의 제안에 '예스'''를 하지 않았다. 어떤 제안이라도 받게 된다면 결정할 시간이 필요한데 그럴 시간조차 없었다. 너무 황당했다"고 말했다. 추신수 측이 제안을 거절했다는 현지 보도에 대해 부인한 셈이다.
 
'양키스라면 반드시 뛰어야 하는 팀'이라는 선입견에 대해서도 뜻을 달리했다. 그는 "많은 분들이 오해를 하시는데 꼭 양키스라고 해서 뛰어야 하는 것은 아니다. 나도 (양키스에 대한)꿈을 가지고 있는 선수였지만 마음에 가는 다른 팀이 있었다"고 말했다.
 
추신수가 말한 "마음에 가는 팀"은 다름 아닌 텍사스였다. 텍사스는 FA 시장이 막을 올린 순간부터 진실한 행보로 추신수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조건은 매우 만족스러웠다. 우선 전력이 막강하다는 점이 추신수를 흔들었다. 장기계약에 인색한 존 다니엘스 단장은 7년 계약 제의라는 이례적인 행보까지 보여줬다. 텍사스가 가족들과 살기 좋은 도시라는 점도 크게 작용했다.
 
추신수는 "첫 번째 조건은 이기는 팀을 찾는 것이었지만 가족들이 얼마나 그 지역에서 편안하게 사느냐도 중요하게 생각했다"고 말했다.
 
이어 "여러 팀들이 있었는데 내년부터 우승에 도전할 수 있고 가족들이 편하게 살 곳을 찾으려니 맞는 팀이 텍사스였다. 아마 처음부터 끝까지 내 마음 속에는 텍사스가 있었던 것 같다"고 미소를 지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