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김지호 기자] 미래에셋증권의 대우증권 인수가 임박한 가운데 임직원의 불안감이 높아지고 있다.

박현주 미래에셋그룹 회장이 “대우증권 직원에 대한 구조조정 없다”고 여러 차례 강조했지만 중복되는 부서와 업무가 많은 만큼 자연발생적인 인력감축이 불가피할 것이라는 예상이 나오고 있어서다. 특히 홍성국 대우증권 사장(사진)의 거취 여부가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다.

18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이날 미래에셋증권과 산업은행이 대우증권 인수 최종 가격을 담은 계약서에 서명한다.

금융당국은 미래에셋증권의 대주주 적격성 심사에서 ‘별 문제가 없다’는 결론을 내렸다. 대주주 적격성심사는 이달 말 마무리될 예정이다. 인수금액은 당초 미래에셋증권이 제시한 입찰가격보다 600억원가량 낮은 2조3300억원대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대우증권 임직원의 구조조정에 대한 ‘공포’도 극심해지고 있다. 대우증권 노동조합은 차입매수(LBO) 매각을 들어 미래에셋증권의 인수를 강하게 비판해왔다. 여기에는 구조조정에 대한 불안감도 크게 작용했다.

대우증권 노조 관계자는 “과거 대형증권사간 합병 사례를 볼 때 강제적인 구조조정은 없었더라도 희망퇴직을 요구한 경우가 많아 직원의 불안감이 높아지고 있다”며 “노조차원에서 대응책을 준비했고 직원의 동의를 받는 절차가 남아있다”고 말했다.

대우증권 직원 뿐 아니라 홍성국 사장 역시 구조조정이나 퇴출여부에서 자유롭지 못한 입장이다. 지난 2014년 12월에 선임된 홍 사장의 임기는 2017년말까지로 올해 인수를 마무리하겠다는 게 미래에셋의 방침이어서 합병이후에도 일 년간 임기가 남는다.

각자 대표긴 하지만 미래에셋증권에도 이미 사장이 2명(변재상·조웅기)이나 있어 홍 사장이 임기를 끝까지 마칠 수 있을지는 불투명하다.

하지만 홍 사장은 정작 자신의 거취에 대해 초연한 반응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한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홍 사장이 합병을 앞두고 불안해하고 있는 대우증권 직원들에 ‘가장 위험한 것은 나’라며 불안해하지 말 것을 당부하고 있다”며 “이미 거취에 대해 마음을 비운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대우증권이 미래에셋증권과 합병하더라도 홍 사장의 임기는 보장할 것이라는 예상이 나온다. 대우증권 최초 공채출신 사장인데다 직원들에 부정적인 인식을 남길 수 있는기 때문이다. 연말 합병이 이뤄진다면 남은 임기도 1년으로 길지 않다.

미래에셋증권 관계자는 “합병이후 통합법인의 사장을 다시 뽑아야하지만 여러 명이 될 가능성도 얼마든지 열려있다”고 말했다.

홍 사장은 기자와의 통화에서 “직원의 구조조정이나 내 거취에 대해 말할 입장이 아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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