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서울 외환시장 폐장일인 30일 원·달러 환율이 1,050원대로 마감했다. ·엔 환율은 장중 5년여 만에 세 자릿수 대로 떨어지기도 했다.

이날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1,053.9)보다 1.5원 상승한 1,055.4원에 거래를 마쳤다.
 
·달러 환율은 올해 121,066.0원에 개장한 뒤 글로벌 달러화 강세 흐름과 외국인 증권투자자금 순유입이 교차한 탓에 좁은 범위에서 등락을 보이다 3월 들어 엔화 약세 지속과 북한 지정학적 리스크 부각으로 1,100원대를 뚫었다.
 
6월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 이후에는 1,161.4(624, 연고점)까지 급등했지만 8월 말부터 하락세로 돌아선 뒤 10월 중순께 당국의 환율 저지선으로 여겨지던 1,070원대마저 깼다.
 
1024일에는 지난 1월 기록했던 연저점인 1054.5원을 뚫자 기획재정부와 한국은행이 공동 구두개입에 나서기까지 했다. 기재부와 한은이 공동으로 구두 개입을 한 것은 20087월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처음이다.
 
이후에도 환율 하락 압력을 받으면서 이달 11일에는 장중 1,050.6원을 터치, 연중 최저치를 새로 썼지만, 당국의 개입으로 1,050원대를 지켜냈다.
 
고규연 외환은행 딜러는 "대외 인식이 좋아서 가계부채와 같은 악재만 없다면 원화 강세는 계속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날 100엔당 원화값 재정환율은 1,001.61원을 기록했다.
 
이날 원·엔 환율은 서울 외환시장 개장 전 100엔당 1,000원 선이 무너진 뒤 오전 9시 개장 직후 999.67원까지 하락했다.
 
100엔당 원화값이 세 자릿수를 기록한 것은 200899(996.68) 이후 53개월 만에 처음이다.
 
김중석 외환은행 트레이딩부 과장은 ""시장은 이미 내성이 생긴 탓에 엔화 약세 분위기가 반전될 가능성은 낮다. 내년 1분기까지는 하향 안정 쪽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러나 원·엔 환율이 추가 하락하더라도 당장에 한국 경제에 큰 타격을 가하진 않을 것이란 게 전문가의 판단이다.
 
유환종 국민은행 트레이딩부 팀장은 "환율만 가지고 한국이 불리하다고 볼 순 없다""달러화 강세로 원화 약세 요인이 있으나 경상수지 흑자라는 요인도 있어 엔화 약세가 반영돼도 심각한 지경에 빠지진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