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현주 회장 "3년내 자기자본 10조로 만들겠다"
   
▲ 박현주 미래에셋그룹 회장

[미디어펜=김지호 기자] 미래에셋증권이 KDB대우증권에 이어 현대증권 인수에도 뛰어들기로 한 것으로 전해지면서 금융투자업계를 달구고 있다. 이런 가운데 우회인수 등 여러가지 논란을 정면 반박하면서 미래에셋증권의 현대증권 인수전 참여 가능성이 높아진 것으로 분석된다.

21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미래에셋증권은 최근 현대증권 매각 입찰에 인수의향서를 제출한 LK투자파트너스로부터 전략적 투자자로 현대증권 입찰 컨소시엄 참여를 제안받고 투자를 적극 검토 중이다. LK투자파트너스는 신한금융투자 연구원 출신 강성부 대표가 이끄는 사모펀드(PEF)다.

이 회사의 모회사인 LK투자자문은 구인회 LG그룹 창업주의 친동생 구철회 씨의 손자인 구본욱 LK그룹 대표가 소유하고 있어 범 LG가로 분류된다.

이에 대해 일부에서는 미래에셋이 PEF와 손잡고 인수를 시도한다는 점에서 공정경쟁을 피하려 한다는 지적을 하고 있다. LK투자자문을 전면에 내세우고 자신은 숨어서 대우증권에 이어 또 다른 증권사를 인수하려 한다는 것이다.

또 인수전이 무르익기 전까지 참여를 미루고 있다가 뒤늦게 참여해 현대증권의 가격만 올린다는 비판도 나온다. 여기에 대우증권 인수를 위해 8000억원 규모의 인수금융을 동원하면서 자금여력이 있냐는 의구심도 나오고 있다.

이에 대해 미래에셋증권 측은 부당한 비판이라고 강하게 반박했다. 내부에서 현대증권 인수전에 참여하는 쪽으로 방향을 잡은 것으로 추정된다.

변재상 미래에셋증권 대표는 기자와의 통화에서 “아직 인수전 참여는 결정이 되지 않은 상태지만 현재 제기되는 비판은 잘못된 것”이라며 “LK투자파트너스와 컨소시엄을 형성한다면 미래에셋증권이 전면으로 나서게 되는 데 공정경쟁을 피하거나 뒤에 숨는 다는 것은 아니다”고 말했다.

현대증권의 가격을 올릴 수 있다는 지적에 변 대표는 “KB금융지주나 한국금융지주 등 다른 인수 후보자의 논리인 것 같다”며 “미래에셋증권은 밸류에이션이 적당하다면 인수에 참여하겠다는 것이고 어떤 인수 후보자가 참여했다고 현대증권의 가치가 변하는 것이 아닌 만큼 다른 후보자를 인식할 이유가 전혀 없다”고 설명했다.

인수 자금 역시 자금 일부를 외부에서 조달해 금융회사를 인수하는 걸 불법으로 보는 법률 조항이 없는 만큼 큰 문제가 없을 것이라는 예상이다. 금융당국도 문제가 없다는 쪽으로 결론을 내린 상태다.

이처럼 여러 가지 지적에도 미래에셋 측이 현대증권 인수에도 적극적인 입장을 나타내고 있는 것은 그간 박현주 미래에셋그룹 회장이 보여준 행보가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박 회장은 올해 신년사에서 3년 안에 미래에셋그룹을 자기자본 10조로 만들겠다고 공언했다.

자기자본 24조원 규모의 노무라증권과 어깨를 나란히 하는 아시아 대표 증권사로 성장한다는 게 박 회장의 계획이다. 이런 걸 감안하면 이미 박 회장은 현대증권 인수전 참여로 결론을 내렸을 수 있다.

대우증권과의 합병을 통해 5조8000억원 규모로 몸집을 불린 미래에셋증권이 3조2000억원의 현대증권마저 인수한다면 자기자본 8조원의 초대형 증권사가 탄생하게 된다.

한편, 미래에셋증권은 현대증권 본입찰인 오는 25일까지 인수전 참여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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