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오년 새해는 말부터 뛰는 게 아니라 물가가 먼저 힘차게 질주하고 있다.
가뜩이나 불황속에서 서민들의 지갑은 얇아져만 가는데, 공공요금과 각종 소비제품이 일제히 오르고 있기 때문이다.

먼저 일상생활에 밀접한 도시가스와 택배, 우체국 요금이 인상된 것이 눈에 띈다.
. 한국가스공사는 1일부터 도시 가스요금(서울시 소매가격)을 평균 5.8% 올리기로 했다.
산업용 6.1%, 주택 취사 및 난방용 5.7%, 영업용 5.5%~5.8%(식당 및 ·숙박업, 목욕탕)씩 인상했다. 이번 가스료 인상은 액화천연가스(LNG) 수입가가 상승하고, 원자력발전 부품 납품 비리 부작용으로 원전 일부가 가동이 멈춘 탓이다. 액화석유가스(LPG) 가격도 인상됐다. LNG 수입 및 판매사인 E1은 프로판과 부탄 공급가격을 ㎏당 99원씩 올린다고 발표했다.

우체국의 택배 요금도 내달부터 오른다. 고중량 소포의 요금의 경우 500∼1500원 인상된다. 우정사업본부가 우편물 요금을 올린 것은 9년만이며, 우편사업 감소에 따른 경영난을 타개하려는 것이다.

지난 20여일간 철도노조의 불법파업으로 국민의 발을 묶어놓았던 코레일도 철도요금을 올릴 기세다. 코레일은 철도요금을 5% 인상하는 방안을 추진키로 하고, 국토교통부와 협의중이다.
하지만 코레일은 방만한 경영과 적자속에서도 인건비 비중이 46%에 달하는 등 방만경영이 극에 달하고 있다는 점에서 요금인상에 대한 국민적 불만이 커질 전망이다.

식음료 가격도 덩달아 춤추고 있다.
오리온은 국민간식인 초코파이 가격(12개들이 기준)을 한 상자당 4000원에서 4800원으로 무려 20%나 인상한다.

새해는 청마처럼 질주하고, 도약하는 한해가 되길 바라지만, 벌써부터 공공요금과 소비재등의 가격이 들썩이면서 장바구니 물가가 심상찮은 조짐을 보이고 있다. 서민들의 어려움만 가중될 전망이다. [미디어펜=이서영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