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SA 1호 가입 뒤 불과 일주일 만에 공천 탈락 '충격'
   
▲ 지난 14일 서울 여의도 한국투자증권 본점에서 열린 ISA 1호 계좌 가입 행사에서 강석훈 의원(가운데)이 1호로 가입하는 모습.

[미디어펜=김지호 기자] 증권사가 지난 14일 출시된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ISA) 마케팅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이런 가운데 정작 ISA 1호 가입자인 강석훈 새누리당 의원이 20대 총선 공천에서 탈락해 충격을 주고 있다.

이한구 공천관리위원장은 21일 서울 서초을에 박성중 예비후보(전 서초구청장)을 공천키로 했다고 발표했다.

이 지역 현역 국회의원인 강 의원은 박 예비후보에 경선에서 패하면서 공천에서 쓸쓸히 탈락했다. ISA에 1호로 가입한지 불과 일주일 만에 강 의원이 공천에서 탈락하자 증권가에서 당황스럽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는 것.

사실 강 의원은 단순한 ISA 1호 가입자가 아니다. 본인도 밝혔듯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조세소위원장으로 ISA가 탄생하기까지 많은 공을 들인 사람이다.

애초 정부안에 세제혜택이 200만원 한도였던 것을 야당을 설득해 250만원(총급여 5000만원 이하자)으로 늘리는 데 성공했다. 가입대상에 300만명의 농어민을 추가로 포함시키기도 했다. 부풀려 얘기하면 ISA 관련 법안을 조율하고 국회를 통과시킨 ‘ISA의 아버지’다.

이런 공로로 강 의원이 ISA 1호 가입자로 선정된 것이다. 그는 한국투자증권에서 ‘한국투자증권 ISA랩 본사 중립 멀티형’에 1000만원을 예탁했다.

ISA에 가입했지만 강석훈 의원의 재산은 일반인과 비교가 안 된다. 지난해 3월 국회공보에 공개된 재산내역에 따르면 강 의원의 재산은 7500만원가량의 배우자 골프회원권을 비롯해 총 15억원에 달했다. 평균 28억원 정도인 국회의원 재산규모에는 못 미치지만 가구당 3억원 수준에 그치는 일반인보다는 훨씬 많다.

서울대 경제학과-위스콘신대 경제학 박사 출신인 강 의원은 '박근혜 대통령의 경제교사'로 불리는 친박의 핵심인사이다. 역시 서울대 경제학과-위스콘신대 경제학 박사 출신인 유승민 의원과 함께 ‘위스콘신 4인방’ 중 한명이기도 하다. 계파를 달리하는 두 사람이지만 모두 공천을 받는데는 실패했다. 유 의원은 새누리당 탈당을 선언하고 무소속으로 출마키로 했다.

국회의원이 정기적으로 받는 연봉은 특수활동비를 빼도 약 1억3800만원 수준이다. 향후 강 의원이 어떤 행보를 보일지는 미지수다. 하지만 20대 국회 입성에 실패해 이처럼 높은 연봉을 받지 못한다면 ISA를 통한 절세가 가장 필요한 사람은 강 의원이 될지도 모른다.

한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좀 더 지켜봐야 하지만 예상만큼 ISA가 자금을 빨아들이지 못하고 있는데 강 의원마저 공천에서 탈락해 씁쓸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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