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초 글로벌 경제 회복과 1월 효과로 상승랠리를 기대했던 증권 시장이 고환율과 기업 실적 악화 우려로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특히 엔화 약세와 원화 강세가 동시에 진행되면서 수출 기업 실적 악화가 현실화 될 것이라는 우려가 확산되고 있다. 

증시 전문가들의 의견은 분분하다. 최근 엔화 약세 우려로 인한 코스피 지수 하락이 과도하다는 지적이 있는가 하면 원·엔 환율이 900원대까지 내려갈 것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다.

3일 코스피 지수는 오전 11시 19분 현재 전 거래일 보다 1.35%(25.25포인트) 하락한 1940.49에 거래되고 있다. 개장 첫날인  2일 원·엔 환율이 100엔당 1,000엔 아래로 무너지면서 2.2% 폭락한 데 이어 연이틀 약세를 보이고 있다.

증시 전문가들은 코스피 지수의 약세 원인을 고환율과 기업 실적 악화 우려 때문이라고 분석하고 있다. 특히 원화 강세와 엔화 약세가 동시에 진행되면서 수출기업의 채산성 악화 우려가 커지고 있는 점이 증시 약세의 주 원인이라고 지적한다.

그러나 환율에 의한 증시 약세가 계속될 지에 대해서 전문가들의 의견은 분분하다.

원화 강세와 엔화 약세 현상은 꾸준히 지속될 것이라고 관측이 나오는가 하면 일본 소비세 인상 이후 엔화 약세가 주춤할 것이라는 의견도 만만치 않다.

KB투자증권 문정희 연구원은 "중국 위안화 환율의 강세가 지속될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원화 강세도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문 연구원은 "엔·달러 환율은 올해 달러당 연평균 106엔 수준을 보일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며 "엔화 약세가 이어질 것"이라고 지적했다.

현대증권 민경섭 연구원도 "이제 900원대 원·엔 환율에 익숙해져야 한다"며 "어차피 엔화는 약세, 원화는 강세라는 방향이 유지될 전망이라 올해에는 세 자릿수 원·엔 환율이 유지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엔화약세 현상은 일본의 소비세 인상 이후 숨고르기 국면에 들어갈 것이라는 전망도 만만찮다. 이들은 특히 최근 국내 증시의 환율 우려는 과도하다고 강조했다.

NH농협증권 이상현 연구원은 "환율 변동에 따라 수출이 영향을 받을 수 있다는 우려가 주가에 반영됐다"며 "일본 업체들이 환율 이득을 마케팅비용으로 충당할 수는 있겠지만, 현재의 우려는 과도해보인다"고 밝혔다.

한화투자증권 김유미 연구원은 "4월 소비세 인상 이후에는 엔화의 약세도 주춤해질 것"이라며 "일본의 지표들이 소비를 중심으로 일부 조정을 보일 수 있고, 에너지 등 수입물가 상승에 따른 부담도 있어 엔화의 약세 동력이 둔화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