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김지호 기자] 현대증권 본입찰 마감일인 25일 긴장감이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인수 후보자들이 치열한 눈치싸움을 벌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확인되지 않은 각종 루머도 난무하고 있다.

이날 현대증권 매각주간사인 EY한영회계법인인 관계자는 “오후 3시7분까지 한곳도 입찰한 곳이 없다”며 “통상 마감이 임박해서 입찰이 몰리는 데 이번에도 비슷하다”고 말했다.

EY한영과 현대그룹은 현대증권 매각 관련 본입찰을 이날 오후 6시에 마감할 예정이다. 우선협상대상자는 28일 발표될 것으로 보인다. 증권가에서 마감이 오후 4시로 당겨졌다는 소문이 돌고 있으나 EY한영 관계자는 “전혀 사실무근”이라고 일축했다.

현재 현대증권 인수전에는 한국금융지주와 KB금융지주 외에 LK투자파트너스, 파인스트리트, 글로벌원자산운용, 홍콩계 액티스 등 국내외 사모펀드들이 참여 의향을 밝힌 상황이다.

미래에셋증권에 전략적 투자자(SI)로 참여해 줄 것을 요청했던 LK투자파트너스가 불참하기로 했다는 미확인 루머도 확산되고 있다. LK투자자문은 막판까지 SI를 구하지 못해 어려움을 겪은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현대증권에 대한 우선매수청구권을 보유한 현대엘리베이터가 변수다. 전날 현대엘리베이터는 현대상선, 산업은행, EY한영 관계자가 지켜보는 가운데 기준가격을 적은 자료를 밀봉해 한 시중은행의 비밀금고에 넣었다.

이 기준가격보다 높은 입찰가가 없을 경우 현대엘리베이터가 우선매수청구권을 행사해 현대증권을 인수하게 된다. 현대엘리베이터는 시장보다 다소 높은 가격에 기준가격을 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미래에셋증권의 불참으로 한때 1조원까지 거론되던 현대증권의 인수가는 6000억~7000억원대에서 형성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번 매각 대상 지분은 현대상선이 보유한 지분 22.43% 등 총 22.56%로 이날 종가(6700)원 기준 3576억가량이다. 여기에 경영권 프리미엄이 얼마나 붙느냐에 따라 가격이 달라진다.

미래에셋증권이 불참을 결정하면서, KB금융지주와 한국금융지주 2파전으로 치러질 것이라는 전망이 유력한 가운데 사모펀드에서 예상 외의 높은 가격을 제시할 수 있다는 관측도 있다.

한편, 김남구 한국금융지주 부회장은 이날 본사에서 열린 정기 주주총회 후 "우리의 목표는 2020년 아시아 최고 증권사가 되는 것이고 이를 위해 일본 노무라증권이나 중국 대형 증권사들과 경쟁해야 한다"며 "글로벌 대형 증권사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기 위해서는 우선 덩치를 키워야 한다는 생각"이라고 밝혔다.

대우증권 인수전 때와는 달리 강한 의지를 드러내면서 김 부회장이 예상을 뛰어넘는 ‘통큰 베팅’에 나설 가능성도 점쳐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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