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 대장주 삼성전자가 4분기 실적 감소와 원화 강세 우려로 주가가 이틀 연속 급락하며 시가총액이 11조원 이상 증발했다.

3일 유가증권시장에서 삼성전자는 전날보다 0.99%(1만3,000원) 하락한 129만6,0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삼성전자는 올해 개장 첫날인 2일 유가증권시장에서 6만3,000원(4.59%) 급락한 데 이어 이날도 1% 가까이 떨어진 129만6,000원에 장을 마쳤다.

삼성전자의 주가가 130만원을 밑돈 것은 지난해 8월 23일(종가 129만5,000원) 이후 4개월여 만이다.

이에 따라 삼성전자의 시가총액 역시 지난달 30일 장 마감 기준 202조940억원에서 190조8,990억원으로 2거래일만에 11조1,950억원 줄었다.

전문가들은 삼성전자 주가 부진의 원인을 지난해 4분기 실적이 시장의 기대치에 밑돌 것이라는 우려 때문인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아이엠투자증권 이민희 연구원은 "삼성전자의 지난해 4분기 영업이익은 9조5,800억원으로 예상되며 이는 이전 예상치 10조1,000억원보다 더 낮은 수치"라고 설명했다.

메리츠종합금융증권 박유악 연구원 역시 "지난해 4분기 비수기의 영향으로 주가 상승의 폭이 제한적일 수 있다"면서도 "이를 비중확대의 기회로 활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밝혔다.

전문가들은 그러나 삼성전자는 원·엔 환율의 영향을 크게 받지 않으며 4분기 실적 역시 지난 3분기 보다는 못하지만 여전히 다른 기업을 압도하는 수준으로 최근 주가 급락은 저가 매수의 기회라고 조언하고 있다.

이 연구원은 "원·엔 환율이 100엔당 1,000원 아래로 하락한 국면에서 수출주들의 실적이나 주가가 좋았던 적은 별로 없었다"며 "하지만 과거와 달리 낸드플래시에서 도시바와의 경합관계를 제외하고는 일본과의 경합관계가 미미한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환율 변동의 영향에 대한 지나친 비관은 삼가야 할 것"이라며 "현재 주가는 지난해 7월 최악의 실적 시나리오를 반영했던 당시와 비슷한 수준으로 저가 매수의 기회"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