착한목소리오디션 27일까지…참가자 열기 '후끈'
[미디어펜=이원우 기자]봉사에는 여러 가지 방법이 있다. 누군가는 연탄배달을 한다. 누구는 오지로 가서 집을 짓고, 누군가는 노인들을 돕기 위해 요양원으로 간다.

그런데 때로는 '말'만 잘 해도 훌륭한 봉사가 된다. 적어도 오는 27일까지 서울시 종로구 SC은행(은행장 박종복) 본점으로 가면 목소리를 내는 것만으로도 훌륭한 봉사활동을 할 수 있다. 문화 사각지대에 있는 시각장애인을 위한 목소리 재능기부 페스티벌 'SC은행 착한목소리페스티벌' 얘기다.

'착한목소리페스티벌'은 올해로 다섯 번째를 맞는 대규모 목소리 재능기부 사회공헌 캠페인이다. 이번 페스티벌은 일반인들의 목소리를 기부 받아 국내 최초로 시각장애 청소년을 위한 경제 교과서를 제작해 기부하는 '착한도서관프로젝트 시즌5'의 일환이다. 

올해 프로그램은 시각장애청소년을 위한 경제 교과서 오디오 콘텐츠에 목소리를 기부할 285명을 선발하는 착한목소리오디션을 비롯, 금융감독원의 금융용어 450선을 현장에서 녹음해 기부하는 목소리 기부존과 시각장애에 대한 인식개선과 이해를 돕기 위한 점자체험존‧소리로 보는 영화체험존 등으로 구성된다.

   
▲ 지난 25일 SC은행 '착한목소리오디션'에 접수하기 위해 대기 중인 도전자들의 모습. /미디어펜


이 중에서 착한목소리오디션에 참석하기 위해 지난 25일 기자는 직접 SC은행 본점을 방문했다. '착한목소리오디션'은 '착한도서관프로젝트' 공식 사이트를 통해 사전 접수한 신청자와 현장에서의 즉석 신청자를 대상으로 진행된다.

오디션 시간을 이날 12시로 사전 신청하고 1호선 종각역 2번 출구와 연결된 SC은행 1층으로 갔다. 30분쯤 일찍 도착했는데도 이미 상당히 많은 숫자의 접수자들이 줄을 서 있었다. 한눈에 봐도 남성보다는 여성 참가자 비율이 압도적으로 높았다.

간단한 신분확인을 마치고 나면 설문지와 명찰을 받게 된다(신분증 불필요). 오디션 대본까지 받고 4층 대강당으로 들어가니 참가자들의 연습 소리와 함께 성우 시험장을 방불케 하는 분위기가 형성돼 있었다. 대기공간에서 대본 연습시간을 갖고, 충분히 연습이 됐다고 판단되면 심사 부스가 있는 넓은 공간으로 옮겨 본격적인 오디션을 치른다. 

부스 안으로 들어가니 SC은행 측 인원 1명과 시각장애인 심사위원 1명이 참가자를 기다리고 있었다. 이번 대회 심사는 올해로 10년 째 라디오 프로그램 진행을 맡고 있는 1급 시각장애 방송인 심준구 씨를 포함, 한국시각장애인연합회의 사전 공모를 통해 선발된 총 20명의 시각장애인심사단이 맡게 됐다.

간단한 인사를 마치고 나면 대본을 읽는 순서가 이어진다. 분량이 상당히 길기 때문에 반드시 처음부터 순서대로 읽을 필요는 없었다. 가장 자신 있는 부분을 골라 약 30초 정도 연기하면 심사위원이 간단한 심사평을 말한 뒤 결과를 판정한다. 기자의 결과는 불합격이었다. 황급히 현장을 빠져나왔다.

   
▲ 오디션 대본까지 받고 4층 대강당으로 들어가니 참가자들의 연습 소리와 함께 성우 시험장을 방불케 하는 분위기가 형성돼 있었다. /미디어펜


불합격 판정에도 불구하고 계속 도전하고 싶은 사람은 1층으로 내려가 접수부터 다시 하면 재응시를 할 수 있다. 오디션이 아닌 형태로 봉사를 하고 싶은 참가자는 1층으로 내려가 '시각장애인을 위한 경제용어 설명서 목소리 기부'에 참여할 수도 있다.

1차 오디션에 합격한 참가자는 명찰에 합격 스티커를 붙이고 현장에서 2차 시험을 준비하게 된다.

1차와 달리 자신의 목소리를 '녹음'하게 되는 2차 시험은 당일이 아닌 내달 1일 결과가 나온다. 그때까지 녹음파일을 기준으로 전문 성우와 시각장애인으로 구성된 심사단의 최종 심사를 거쳐 총 285명이 선발된다. 결과는 홈페이지와 개별 문자를 통해서도 공지된다. 이번 오디션은 오는 27일까지 이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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