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31일 서울역 고가도로에서 분신을 시도해 병원에서 치료를 받다 숨진 고(故) 이남종(40)씨의 민주시민장 영결식이 4일 서울역 광장에서 열렸다.
 
'민주투사 고(故) 이남종 민주열사 시민 장례위원회'는 4일 오전 서울역 광장에서 유가족과 시민 등 500여명(주최 측·경찰추산 300명)이 참석한 가운데 영결식을 진행했다.
 
   
▲ 4일 오전 서울역광장에서 열린 ‘고(故) 이남종 열사 민주시민장 영결식'에서 유가족이 헌화 후 눈물을 흘리고 있다.
 
행사장 옆에는 그가 분신을 시도하면서 고가도로에 내걸었던 '박근혜 사퇴, 특검실시'라고 적힌 플래카드가 걸렸다.
 
영결식에 참석한 사람들은 고인이 유서에 남긴 '두려움은 제가 가져가겠습니다. 일어나십시오'라는 문구를 되새기며 고인을 기렸다.
 
김동한 장로는 영결기도문에서 "하나님은 정의를 위해 고난 받는 자는 복이 있다며 흔들리지 말라하셨습니다. 하나밖에 없는 생명을 내놓으면서까지 실천한 이남종 열사는 작은 예수다"고 그의 넋을 기렸다.
 
이어 "이 땅의 모든 국민이 공포와 두려움에서 벗어나 일어서라고 절규한 고 이남종 열사를 이어받을 수 있도록 지혜와 용기를 달라"고 기도했다.
 
신승철 민주노총 위원장은 조사에서 "유신의 그 시대로 돌아가 미쳐버린 2013년의 마지막 날 우리는 세상을 밝히기 위해 자신을 던진 고귀한 죽음을 맞이했다"고 추모하며 "평범했지만 위대한 당신을 보내며 우리는 촛불이 아닌 횃불이 되겠다"고 말했다.
 
동생 이상영씨는 유족인사를 하는 내내 울먹이며 "형과 함께 눈물을 흘려준 국민 여러분께 가슴 깊이 감
사드린다"며 "형의 고귀한 희생이 헛되지 않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발인과 영결식을 마친 장례위원회는 광주로 이동해 동구 금남로 옛 전남도청 앞에서 노제를 지낸다. 노제가 끝난 뒤 운구는 광주 망월동 민주열사묘역에 안장된다.
 
민주열사묘역에 운구가 안장되는 것은 2011년 5월 타계한 정광훈 한국진보연대 상임고문 이후 2년 8개월여 만이다.
 
고 이남종씨는 조선대 영어과를 졸업했으며 1996년 육군 소위 학사장교로 임관해 2001년 육군 대위로 예편했다. 최근에는 공무원 시험을 준비하며 편의점 아르바이트와 과외 등을 해온 것으로 전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