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주식시장의 연초 수익률이 세계 최하위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엔화약세와 지난해 4분기 기업 실적 우려로 투자심리가 얼어붙어 지수를 끌어내렸기 때문이다.

6일 LIG투자증권에 따르면 한국 증시는 올해 1~3일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 전세계지수에 편입된 49개국 중 수익률 47위를 나타냈다.

지난해 12월 30일 종가 2011.34포인트로 장을 마친 코스피 지수는 3일 1946.17포인트로 거래를 끝내며 이 기간 65.17포인트(3.24%) 하락했다.

지수 하락은 외국인이 주도했다.

이 기간 외국인 투자자들은 신흥국 시장에서 한국 주식을 가장 많이 팔아치웠다. 외국인들은 유가증권시장에서 3,064억원을 순매도했으며, 이중 89%는 전기전자와 운수장비 업종에 집중됐다.

전문가들은 이같은 한국증시에 대한 우려가 삼성전자와 현대차의 실적이 지난 수년간의 높은 수준에 미치지 못할 것이라는 전망에 따른 것이라고  설명했다.

오태동 LIG투자증권 연구원은 "외국인의 한국 주식매도는 정보기술(IT)과 자동차에 집중되고 있는데, 표면적으로 삼성전자의 실적 부진과 자동차 업종의 환율 부담이 작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오 연구원은 "국내 증시에 대한 우려감에는 삼성전자와 한국 자동차 업종이 지난 몇 년간 누려온 높은 성장률을 지속할 수 없을 것이라는 부정적 전망이 깔려있다"고 분석했다.

그는 "삼성전자와 자동차 업종에 대해서는 '높은 이익 성장률 달성'이 아니라 '안정적인 이익 유지'가 가능한가에 초점이 맞춰질 것"이라며 "이들 주식은 안정적 이익을 유지하는지를 확인할 수 있는 실적 시즌 전후에 주가의 변동성이 커질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