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김지호 기자] 증권사를 비롯한 금융회사에서 열풍을 일으키고 있는 로보어드바이저(Robo-advisor)의 도입 속도가 가팔라질 전망이다.

31일 황영기 금융투자협회장은 로보어드바이저 전문 투자자문사 업체 대표들과 간담회를 가진 뒤 “로보어드바이저 업체들은 준비를 모두 마치고 하루 빨리 서비스를 시작하기를 기대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날 임종룡 금융위원장은 성남시 삼평동 핀테크 지원센터에서 열린 ‘핀테크 지원센터 개소 1주년 기념행사’에서 “온라인 투자 자문 규제 완화를 거쳐 7월부터 실시 예정인 공개 테스트(regulatory sandbox)에서 유효성과 안정성이 검증된 로보어드바이저에 한해 대고객 직접서비스를 허용하겠다”고 밝혔다.

또 임 위원장은 “로보어드바이저 오픈 베타 사이트를 개소해 참여를 희망하는 업체들의 로보어드바이저에 일정 금액의 운용을 맡겨 보고 감독당국의 밀착 모니터링을 통해 정상 작동 여부를 확인하겠다”고 설명했다.

로보어드바이저 업체의 적합성과 유효성을 금융당국이 아닌 시장을 통해 검증하겠다는 의도다. 소수의 투자자들이 베타 사이트를 통해 돈을 맡긴 뒤 등록된 포트폴리오 맞춰 운용을 해보면서 이 알고리즘이 정상 작동하는지, 예상 수익률이 나오는지, 고객에게 여러 통보나 공시를 꼼꼼히 해서 투자자보호가 적절히 되는지 등을 미리 확인해보는 것이다.

금융당국은 로보어드바이저를 4단계로 나눠 허용할 방침을 세우고 있다. 사람이 전면에 나서 로보어드바이저가 자문(1단계), 운용(2단계)하는 단계를 지나 로보어드바이저가 직접 나서 자문(3단계), 운용(4단계)까지 하는 게 그것이다.

금융위원회는 보안성을 갖추고 공개 테스트를 거친 로보어드바이저에 한해 오는 7월부터 규제를 풀어준다는 방침이다. 현행 자본시장법에서는 로보어드바이저가 직접 자문·일임을 하는 행위가 금지돼 있다.

이에 대해 황 회장은 “로보어드바이저 업체가 이미 4단계까지 준비를 마치고 있다”며 “천천히 하지 말고 바로 4단계를 허용해 주기를 희망하고 있다”고 전했다.

현재 개인형 종합자산관리계좌(ISA)에만 허용돼 있는 비대면 일임형 계약도 로보어드바이저 활성화를 위해 확대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황 회장은 “향후 로보어드바이저 오픈베타 사이트를 통해 시장 검증에 통과한 운용사들에 대해 사람의 개입 없는 직접 운용이 허용돼도 비대면 일임계약이 문제가 된다”며 “현재 ISA만 한정된 비대면 일임계약을 빠른 시일 내에 풀어준다면 로보어드바이저 활성화에 결정적인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로보어드바이저 업체가 금투협의 정회원사도 아니지만 자산 운용업계 미래라고 생각해 정부에 의견을 수렴해 전달하는 역할을 충실히 할 것”이라며 “지속적으로 간담회를 갖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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