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김연주 기자] 현대증권 매각을 위한 우선협상대상자로 KB금융지주가 결정됨에 따라 현대그룹 구조조정 작업이 탄력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31일 현대그룹과 업계에 따르면 KB금융지주는 현대증권 주주인 현대상선과 주식매매계약을 체결한 뒤 최종 가격협상, 금융당국의 대주주 적격성 심사 등을 거쳐 조만간 인수절차를 마무리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2013년 12월 3조3000억원 규모의 자구계획을 발표하면서 시작된 현대그룹 구조조정 작업이 한숨을 돌릴 수 있게 됐다.

애초 현대증권 매각 작업은 지난해 일본계 금융자본 오릭스PE에 6475억원을 받는 조건으로 매각 계약을 체결했다가 오릭스 측이 계약을 철회함으로써 난관에 부딪혔다.

현대그룹 내부에서는 매각작업 자체가 무산되는 등의 극단적 상황을 피할 수 있게 된 데 대해 크게 안도하는 분위기다.

현대그룹 측은 KB금융지주, 한국금융지주, 홍콩계 사모펀드(PEF) 액티스가 본입찰에 참여해 경쟁구도를 형성한 뒤에도 인수 주체보다는 거래의 안정성에 더 초점을 맞췄다. 업계에서는 최종 인수가격 협상이 남았지만 오릭스PE가 제시했던 금액보다 훨씬 많은 1조원 안팎에 거래가 성사될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현대증권 매각 작업이 마무리되고 나면 현대그룹의 남은 구조조정 작업은 용선료 인하 협상과 사채권자 채무조정 뿐이다.

현대상선과 외부 자문사인 밀스타인(Millstein & Co) 관계자로 구성된 용선료 조정 실무단은 지난 2월부터 해외에서 선주들과 용선료 인하를 위한 본격 협상을 벌이고 있다.

용선료 협상은 이르면 내달, 늦어도 5월 중에는 마무리될 전망이다.

현대상선이 용선료 인하에 사활을 거는 이유는 용선료를 낮춰야만 자금 지원의 효율성이 높아지고 채권단의 신뢰를 회복할 수 있기 때문이다.

또 하나는 비협약 사채권자 채무조정이다. 현대상선은 현재 2차 사채권자 집회 개최를 검토 중이다. 이번에는 단순히 만기 연장이 아니라 신용채권, 담보채권 등의 전면적인 재조정을 통해 실질적인 솔루션을 도출해야 하는 상황이다.

현대상선 채권단은 현재 조건부 자율협약에 동의한 상태다.

현대그룹 관계자는 "금융계열사 매각작업이 끝나고 나면 용선료 협상에 모든 역량을 집중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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