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김덕성 본부장]아파트 고분양가 논란이 끊이지 않는다. 시장은 위축일로인데 강남 재건축을 비롯해 전국의 분양단지마다 '착한' 분양가는 손에 꼽는다.

뻔한 밀어내기 시장인데도 분양가만은 견고하다. 심지어 하남 미사와 부산 정관 등 공공택지에서도 은근슬쩍 고분양가다. 시장 식기 전에 '끝물' 빼먹기라도 하듯 고가 가격정책은 요지부동이다.

후유증은 불 보듯 뻔하다. 먹구름 속 후폭풍이 서서히 몰아치고 있다.

청약광풍의 진원지 부산의 '해운대 엘시티 더샵'. 역대 최고가로 시선을 집중시킨 최고층 84층의 펜트하우스 3.3㎡당 분양가는 7002만원.

엘시티 더샵의 펜트하우스 경쟁률은 전체 평균치의 배 이상이었다. 시장은 수 억원의 웃돈을 챙길 당첨자를 행운아라고 부러워 했다.

시행사는 '분양 대박'이라고 흥분했다. '엘시티'는 로또가 아니었다. '고분양가'에 물딱지 또는 분양권을 되살 중국의 큰손과 투기세력은 부산에서 이미 '썰물'이었다. 결국 100여명의 계약해지가 발생했고 1차 계약금은 시행사로 고스란히 넘어갔다.

최고가 주택형의 1차 계약금은 1억 원. 1순위 마감이 되지 않았을 때 2순위 신청금은 불과 100만원. 70억 원의 초호화 주택을 100만원으로 유혹한 시행사는 투기를 조장했고 시장을 우롱했다. 결과는 공허했다. 당시 부산시는 국제관광특구에 분양가 심의는 없다며 손사래를 쳤고 투기의혹 조사에 나서야 한다는 빗발치는 여론도 모른체했다.

서울 강남재건축은 하루가 멀다하고 분양가가 치솟는다. 주택금융 규제강화가 한 채 당 십억 원이 넘는 강남재건축에 직격탄이라는 경고에 아랑곳하지 않는다.

'래미안 블레스티지' 최소형인 전용 49㎡가 3.3㎡당 최고 4,495만원. 청약성적표를 자세히 뜯어보자. 최소형 경쟁률은 전체 평균치를 크게 밑돌았다. 소형이 대세임은 분명하나 초고가 소형은 절대 대세가 아니라고 시장은 반응했다.

강남에 3.3㎡당 4,000만원 대 분양은 지난해 10월 말 분양한 '반포 센트럴푸르지오 써밋'이 물꼬를 텄다. 이어  '반포 래미안 아이파크'(4240만원)와 '신반포 자이'(4290만원) 등으로 상승곡선이었다.

고분양가는 분양열기에 편승한 조합의 한탕 챙기기다. 욕심이 넘치면 화를 부른다. 초고가 강남재건축 미분양에 건설사가 골치를 앓는다. '과유불급', 분양시장에서도 예외가 아니다.

분양가상한제 폐지로 당장 고분양가를 막을 제도적 장치는 없다. 후분양을 제외하고 주택분양시장의 대못은 사실상 다시 박기 어렵다. 개포와 압구정,과천,목동 등 고가 재건축 대기물량은 수를 셀 수 없다. 게다가 단지를 재건축할 때마다  가구수는 30%가 늘어난다. 

1인당 국민소득은 9년째 2만 달러 대다. 3~4만 달러 소득 시대가 온다는 기대를 갖고 있다면 고분양가를 개의치 않아도 된다. 하지만 고가화되는 공급과잉의 주택을 우리 경제가 소화할 수 있을지 의문이다. 분양시장에 '보이지 않는 손'이 존재한다면 멀지 않아 '농부 배추밭 뒤집는' 날이 올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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