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김연주 기자]지난해 사상 최대 적자를 낸 대우조선해양이 이번에는 무려 4조원에 달하는 공시 오류를 내 빈축을 사고 있다.

4일 업계에 따르면 대우조선은 지난달 25일 재무제표 정정 공시를 통해 회계 오류가 있었다며 3년 연속 적자로 수정한 데 이어 29일에는 기공시 사항 기재 오류 정정을 통해 지난해 매출액의 전년 대비 증감이 -4조4천820억원이 아닌 -4천482억원이라고 정정 공시했다.

기존 공시 액수와 무려 4조원이나 차이가 난 셈이다. 이렇게 큰 규모의 액수를 틀리는 것은 대기업 중에서는 찾아보기 어려운 경우다. 4조원이나 오차를 냈다는 것은 회사 내부적으로 심각한 모럴 헤저드가 있다고 볼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다.

대우조선 투자자들은 2013년과 2014년 흑자로 꾸며졌던 장부가 '엉터리 회계'로 순식간에 적자로 바뀐데 이어 정정 공시에서도 숫자 오기 등 실수가 나오자 비판 수위를 높이고 있다.

앞서 대우조선은 지난 25일 외부 감사의 의견을 받아들여 재무제표를 수정한 결과 지난 3년간 적자를 낸 것으로 드러났다.

이는 대우조선 외부감사인인 딜로이트안진회계법인이 최근 '지난해 추정 영업손실 5조5천억원 가운데 2조원을 2013년과 2014년의 재무제표에 반영했어야 한다'는 결론을 내리고 대우조선에 정정을 요구한 데 따른 것이다.

과거 대우조선은 2013년에 4천409억원, 2014년에 4천711억원의 영업이익을 냈다고 공시했다. 그러나 지난달 25일 누락됐던 비용과 손실 충당금 등을 반영하자 2013년과 2014년 실적이 모두 흑자에서 적자로 돌아섰다.

이로써 대우조선의 총 적자 규모는 변동이 없지만 대우조선은 2013∼2015년 각각 7700억, 7400억, 2조9000억원의 영업손실로 '3년 연속 적자' 기록을 남기게 됐다.

이와 관련해 금융감독원은 대우조선에 대해 분식 회계 등의 혐의로 과거 재무제표 수정 경위에 대한 조사에 나설 방침이다. 대우조선 투자자들은 서울지방법원에 대우조선과 고재호 전 대표, 딜로이트안진회계법인을 상대로 민사 소송을 제기한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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