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김연주 기자] 한화리조트의 전신인 명성콘도를 지었던 김철호 전 명성그룹 회장이 산은캐피탈 인수전에 뛰어들었다.

4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김 회장 측은 지난달 24일 산업은행이 추진하는 산은캐피탈 매각을 위한 예비입찰에 '태양의 도시'라는 법인명으로 참여해 입찰적격자로 선정됐다.

태양의 도시는 2006년에 설립된 자본금 2억원의 관광·숙박시설 운영업체로 김 회장의 아들인 경국 씨가 대표이사를 맡는 등 사실상 가족기업으로 알려졌다.

콘도미니엄이라는 개념을 국내에 처음 도입해 정착시킨 김 회장은 한때 20여개 계열사를 거느린 재벌을 일궜던 인물이다.

그러나 전두환 정권 시절인 1983년 8월 대검 중앙수사본부가 그를 탈세 및 업무상 횡령 등의 혐의로 구속하면서 명성그룹은 순식간에 공중분해됐다.

김 회장은 17년 2개월형을 선고받은 뒤 9년 7개월을 복역하고 1995년 형 집행정지로 풀려났다. 그가 세운 명성콘도는 1986년 한화그룹에 넘어가 지금의 한화리조트로 재탄생했다.

이번 산은캐피탈 매각 예비입찰에선 태양의 도시 외에 SK증권 주도의 프라이빗에쿼티(PE)와 사모투자펀드(PEF) 칼라일(Carlyle)이 입찰적격자(숏리스트)로 선정됐다.

산은캐피탈은 작년 말 기준 자기자본 7000억원에 자산규모 5조200억원인 2금융권 캐피탈사로, 취약업종이나 벤처기업의 자금조달 창구 역할을 하고 있다.

모회사인 산업은행이 보유한 장부가 5973억원 규모의 지분 99.92%(6212만4661주) 전량을 이번에 매각한다. 매각가격은 6000억∼7000억원대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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