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김지호 기자] 증권가에서 루머로 떠돌던 삼성물산과 삼성엔지니어링의 삼각합병설이 수면 위로 떠올랐다.

5일 조선일보는 삼그룹이 삼성물산 플랜트 부문을 물적 분할 해 삼성엔지니어링과 합병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라고 보도했다. 지난해 대규모 적자를 낸 플랜트 사업을 구조조정하면서 장기적으로 엔지니어링을 매각하기 위한 수순이라는 것.

그간 증권가에서는 삼성물산 건설부문을 100% 자회사로 분할해 분할해 삼성엔지니어링과 합병 후 존속회사로 남기는 삼각분할합병 방안이 유력한 것으로 거론됐다.

삼각합병은 자회사가 특정 기업을 인수할 경우, 모기업의 주식으로 인수대금을 치를 수 있어 지분희석 우려가 없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입장에서는 삼성엔지니어링 주식 대신 지주사인 삼성물산 지분을 받기 때문에 오히려 삼성그룹에 대한 지배력이 높아진다.

삼각합병은 주주총회가 필요 없어 주식매수청구권 행사 우려도 없다. 지난 2014년 추진됐던 삼성엔지니어링과 삼성중공업의 합병이 주식매수청구권 행사로 무산된 점을 고려하면 이 부회장 입장에서는 구미가 당길 수 밖에 없다.

지난해 11월 개정된 상법 개정안이 지난달부터 시행됨에 따라 삼각분할합병이 가능하게 됐다는 점도 삼각분할합병에 무게가 쏠리는 이유다. 특히 삼성물산 건설부문은 지난해 부문은 매출액 13조470억원에 3450억원의 영업손실을 내면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에 곱지 않은 시선을 받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삼성엔지니어링 역시 지난해에만 1조4500억원대 영업 적자를 기록한 그룹의 '애물단지'다. 그런데 방위, 화학사업 등 비주력 계열사를 잇따라 매각했던 이 부회장이 유독 삼성엔지니어링의 유상증자 참여 의사를 밝히고 지분을 매입하는 행보를 보이면서 의구심을 자아내기도 했다.

이에 대해 삼성물산 관계자는 “전혀 사실이 아니다”며 “한국거래소의 조회공시가 들어오면 부인하겠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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