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김연주 기자 ]국내 1위 화장품 기업 아모레퍼시픽의 지난해 기부금이 서경배 회장 현금배당보다 적은 것으로 나타났다.

5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아모레퍼시픽그룹의 기부금은 2014년 177억 원에서 지난해 138억원으로 줄었다. 그룹과 계열사 기부금 총액은 249억원으로, 서경배 회장이 받은 1년 현금배당 257억원에도 못 미쳤다.

아모레퍼시픽그룹의 지난해 매출은 전년 대비 20.1% 성장한 5조6000억원을, 아모레퍼시픽은 23% 증가한 4조7000억원을 기록했지만, 기부금은 각각 22%와 35%가량 줄인 것이다.

이를 두고 '유커(遊客·중국인 관광객) 특수'로 고속성장하고 있는 대기업이 과실을 사회에 나누는 데는 인색하고, 내부 잇속 챙기기에만 바쁜 것 아니냐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대기업의 기부금은 매출 증가에 비례하는 게 일반적이다. 아모레퍼시픽의 행보는 상식적인 흐름에 역행한 셈이다.

실제로 동종업계 2위 기업인 LG생활건강의 기부금은 2014년 95억원에서 지난해 262억원으로 175%나 급증했고, 브랜드숍 미샤를 운영하는 에이블씨엔씨의 기부금은 이 기간 6억원에서 2배인 12억원으로 뛰었다.

특히 아모레퍼시픽의 지난해 기부금 총액은 서 회장의 현금배당 액수보다도 적다는 점에서 실망을 안겨주고 있다.

아모레퍼시픽은 지난달 주주총회를 통해 아모레퍼시픽그룹 보통주 390원, 아모레퍼시픽 보통주 1350원의 현금배당을 확정했다.

이에 따라 아모레퍼시픽그룹 지분 55.7%, 아모레퍼시픽 지분 10.72%를 보유한 서 회장은 총 257억원(보통주 기준)의 현금배당을 받게 됐다.

특히 서 회장의 장녀, 서민정(25) 씨는 경영에 참여하지 않고도 10억원에 달하는 현금배당을 받았다.

서 회장의 보유 주식 가치는 지난해 말 기준 9조2783억원으로,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에 이어 국내 주식부자 2위다.

하지만 재계에서는 아모레퍼시픽이 최근 몇년간 급격히 사업이 커지면서 외형 확대에 집중하느라 사회공헌 활동에 대한 인식은 다소 부족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재계 관계자는 "아모레퍼시픽은 방문판매원 강제이동에 따른 갑질 논란에도 휘말려 내부에 소홀하단 인상을 줬고, 대기업임에도 대표적인 사회공헌활동이 떠오르지 않는다"며 "사회공헌활동은 서 회장 등 경영진의 의지가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말했다.
[미디어펜=김연주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