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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년공약, 노조 고용세습 눈 감고 뜬금포만 남발
고용할당·취업지원·최저임금·반값등록금…세대갈등·역차별 부추기는 포퓰리즘
승인 | 편집국 기자 | media@mediape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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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승인 2016-04-06 11:4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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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대 총선을 앞두고 새누리당, 더민주, 국민의당 등 각 정당 정책이 공개되고 있다. 여야 할 것 없이 20대 총선의 핵심 공약은 ‘청년 일자리 정책’이다. N포 세대, 헬조선 등의 신조어를 양산하며 유례없이 높아져가는 실업률과 내수 부진에 따른 경기 악화를 일자리 정책으로 풀어보려는 것이다. 그런데 일자리 창출이라는 같은 목적을 두고, 여야의 일자리 정책은 극명하게 엇갈리고 있다. 진단은 같지만 처방은 다른 모양새다. 이에 바른사회시민회의와 청년만세, 청년이여는미래는 6일 한국프레스센터에서 '20대 총선, 정당별 노동·청년일자리정책' 평가토론회를 공동주최했다. 3당(새누리당, 더민주당, 국민의당)의 일자리 정책을 노동법, 노동시장, 청년의 관점에서 다각도로 짚어보는 자리였다.

패널로 나선 조승수 청년만세 대표는 “청년공약이 쏟아져 나오고 있지만 청년문제에 대한 종합적이고도 깊은 인식이 부족하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라고 평했다. 조 대표는 “정당들의 20대 총선 청년공약이 한정적인 범위를 넘어서는 포괄적인 청년정책보다는 선심성에 치우친 한시적인 대책”이라며 새누리, 더민주, 국민의당 모두의 각성을 촉구했다. 조 대표는 “최저임금 인상과 같은 선심성 공약은 바로바로 만들어 내지만 청년들의 진짜 현실에는 외면하고 있다”며 “일자리 문제에 숨어있는 핵심 원인을 제거하려는 어떠한 공약도 눈에 띄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아래 글은 조승수 대표의 토론문 전문이다. [편집자주]


   
▲ 조승수 청년만세 대표
20대 총선 포퓰리즘 청년정책 진단

20대 총선을 맞아 지난해 최대의 이슈로 부상했던 청년문제에 대한 공약들이 쏟아져 나오고 있지만, 인구구조의 변화, 경제상황과 노사관계 등 종합적인 청년문제에 대한 깊은 인식이 부족하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한정적인 범위를 넘어서는 포괄적인 청년정책보다는 선심성에 치우친 한시적인 대책이라는 것이다. 이에 현재 이슈로 떠오르고 있는 몇 가지 청년정책의 문제점을 지적해보고자 한다. 자료근거는 중앙선거관리위원회 및 각 당 홈페이지 정책자료집을 참조하였음을 밝힌다.

청년고용할당제

현행 청년고용촉진특별법에 따라 2016년 12월 31일까지 공공기관과 지방공기업이 매년 정원의 3% 이상을 청년 미취업자를 고용하도록 하고 있는데, 이를 민간기업으로까지 확대하여 일자리를 늘리겠다는 공약이다. 더민주는 3년간 한시적으로 민간대기업에 3%씩 적용하여 첫해에 8만 5천개를 비롯하여 총 25만 5천개 이상의 일자리를 창출할 수 있다는 계산이고, 국민의당은 공공기관 의무비율을 5%로 상향하고, 민간기업에서도 1000인 이상 사업장부터 500인 이상 사업장으로 순차적으로 적용해 나가겠다고 한다. 정의당은 더 나아가 공공기관 및 300인 이상 대기업에서 매년 정원의 5%이상의 청년을 정규직으로 고용하도록 하겠다는 공약을 제시하였다. 법개정을 통해 청년고용할당제를 의무화하고 민간부문으로 확대하자는 주장이 사실 새로운 이야기는 아니다.

이에 대한 논란은 청년실업 문제를 해결하려는 입법취지야 그렇다 하더라도, 자칫 자유로운 노동시장 질서를 저해하고 왜곡시켜 오히려 일자리쏠림현상을 유발시키고 기업의 자발적 일자리 생산 의욕을 떨어뜨릴 수 있을뿐더러, 또 다른 세대 갈등을 조장하지 않을까 우려가 지속적으로 제기되어 왔다.

청년고용할당제와 관련해 흔히 벨기에가 2000년에 한시적으로 도입·운영한 ‘로제타 플랜’ 을 인용한다. 하지만 로제타 플랜은 장기적으로 청년실업률 감소효과가 불분명하다는 것이 드러난 정책이다. 벨기에에서 제도 도입 이후 잠시 하락했던 청년실업률은 3년만에 다시 제자리로 돌아왔다. 또한 벨기에는 대학진학률이 30%대에 불과한 특수 상황에서 저학력 청년들을 대상으로 했다는 점에서, 대학진학률이 80%에 육박하는 우리 상황과는 그 전제가 다를 수밖에 없다. 결국 우리의 현실에서는 대기업으로의 쏠림 현상만을 유발시켜 중소기업의 인력난을 가중시켜, 현재의 노동시장 이중구조를 더욱 악화시킬 수도 있는 정책이다.

보다 근본적인 문제는 청년 미취업자가 장애인과 같은 정도의 사회적 약자에 해당하는지에 대한 설득력이 부족하다. 청년 미취업자 보호가치가 인정되지 않으면 청년고용할당제는 세대 갈등만 부추기고, 경우에 따라서는 역차별 문제가 생길 여지도 있다. 이 문제에 관해 헌법재판소는 2014년 ‘다른 연령층의 직업선택 자유를 침해할 소지가 있다’는 의견을 제시한 바 있다. 또 청년 미취업자만 의무고용 대상으로 하므로, 이미 중소기업 등에 취업한 청년들에게는 그만큼 전직 기회가 줄어드는 결과가 빚어지기 때문에 취업기회의 형평성 문제가 제기될 수도 있다.

지난 입법논쟁에서 이렇듯 숱한 문제가 이미 지적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이런 문제해결에 대한 대책은 어디에서도 찾아볼 수 없다. 청년들의 환심을 사기 위해 되새김질 하듯이 청년공약이란 이름으로 포장하고 있는 대표적인 포퓰리즘 공약이라고 할 수 있다.

   
▲ 여당이며 총선에서도 제1당이 예상되는 새누리당이 지금 시점에서 고교무상교육과 같은 공약을 들고 나오는 것은 정말 이해하기 어렵다./자료사진=연합뉴스


청년취업지원수당

주요 야당들은 모두 미취업 청년에게 매월 50만~60만원씩을 지급한다는 공약을 내놓았다. 더민주는 만 19~29세 청년 중 저소득 미취업자 10만명(6개월 5만명)을 선발해 6개월간 월 60만원을 지급한다는 것이다. 선발된 청년들은 6개월 동안 수당을 지급받는 대신 구직활동을 증명하는 자료를 제출해야 한다. 정의당은 더민주보다 대상자를 확대했다. 만 15~34세 이하의 미취업 청년들 중 피보험단위기간이 180일 미만인 자, 고용보험 가입이력이 없는 자, 실업급여 소진자 중 가구소득이 하위 70% 이하인 자에 대해 최대 1년까지 ‘청년디딤돌급여’ 월 50만원을 제공한다. 신청조건에 부합되면 무조건 지원받는 정책이다.

이에 비해 국민의당은 6개월 이상 구직활동을 한 25~34세 이상의 청년들에게 월 50만원 씩 6개월 간 300만원의 구직급여를 지급하지만, 취업에 성공하면 고용보험요율을 할증(0.65%→2.5%)해 최대 250만원까지 상환해야 한다는 공약을 제시해 다른 야당들과의 정책적 차별성을 두고 있다.

최근 최악의 청년구직난을 생각할 때 청년을 위한 사회안전망 구축논의는 필요한 부분이고 이후에도 점차 활발해질 수밖에 없을 것이다. 그리고 제시된 청년수당들이 구직노력을 전제로 하고 있거나 구직 이후 일부를 상환한다고 되어 있어, 일부 지자체에서 있었던 묻지마식 현금지원은 지양하고 있다는 점에서 긍정적으로 검토해볼만 하다.

그러나 위에서 제시하고 있는 공약들의 1차적인 문제는 예산확보 대책이 없다는 것이다. 이에 소요될 예산으로 더민주는 매년 2500억 원, 정의당은 약 26만 명 신청 기준으로 2조 원, 국민의당은 5년 동안 5000억 원으로 자체 추산하였다. 자체로 추산한 예산액만 봐도 막대한 예산이 필요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이에 고용보험기금을 일부 이용할 수 있다고 하지만, 근로자와 사용자가 돈을 내 조성한 고용보험기금을 기여도 안 한 청년들을 위해 쓴다는 것은 또 다른 사회적 합의가 필요하며 고용보험기금의 건강성에 문제가 될 수 있다. 그렇다고 매번 반복하는 부자증세, 대기업 사내유보금 등을 빼앗아 시행한다는 뻔한 이야기는 포퓰리즘 공약임을 스스로 강조하는 꼴이 될 것이다. 

또한 노동시장 이중구조화때문에 청년들의 대기업·공공기관에 대한 쏠림 현상이 심해짐으로 인해 취업연령이 높아지고, 취업준비기간이 늘어나는 추세에서 일률적인 취업지원수당은 오히려 취업준비기간의 장기화로 인한 비경제활동인구의 증가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도 우려스럽다. 그리고 지원 대상을 청년으로 제한하고 있어, 타연령층의 저소득구직자와의 차별의 문제도 해결해야할 과제이다. 이미 고용노동부에서 진행하고 있는 취업성공패키지(취업상담, 구직, 직무교육과 관련해 수당이 지급되는 프로그램)와 같은 정책을 애써 외면하고 있다는 것도 문제점이다. 현금지원을 미끼로 한 총선용공약이 되지 않게 하려면 위의 문제점들에 대한 해답을 제시하는 것이 급선무일 것이다.

   
▲ 더민주는 국·공립대 등록금을 사립대의 3분의 1수준으로 낮추고 학자금 대출도 무이자로 전환하겠다는 것을 20대 총선 청년공약으로 제시하였다. 더민주는 공약 실현을 위해 약 1조 800억 원을 소요예산으로 추산했지만 재원 마련에 대해서는 밝히지 않았다./자료사진=연합뉴스


최저임금(시급) 1만원

더민주는 2020년, 정의당은 2019년까지 1만원을 각각 공약으로 내세웠고, 최근에 새누리가 20년까지 최대 9000원을 제시하면서 포퓰리즘 공약 남발에 기름을 부은 형국이 되었다. 최소 새누리가 제시한 공약대로 하더라도 올해 인상률인 8.1%를 해마다 유지하거나, 10% 선으로 올려야 한다. 나아가 더민주와 정의당 공약대로 1만 원까지 올리려면, 매년 13.5%씩 인상해야 하는 결론이 나온다고 한다.

올해 최저임금 인상률은 2008년(8.3%) 이후 최대 폭 인상에다 첫 6000원대 진입이었다. 2010년 이후 인상률은 2.75∼7.2% 수준이었다. 또한, 이미 이번 정부에서는 7.2%, 7.1%, 8.1%로 이전에 비해 높은 인상률을 보여 왔다. 경기침체 속에 매해 성장률 3% 달성이 빠듯하고, 물가상승률은 0%대를 이어가는 현실에서 인상 폭이 지나치다는 평가는 당연하다. 더구나 최저임금의 인상은 여러 가지 경제적 부작용을 낫는다. 그 첫 번째가 기업의 생산비용을 상승시켜 노동수요의 감소로 이어진다는 것이다. 일을 하고 싶어도 일자리가 줄어들어 실업률이 높아질 수밖에 없다. 결국 다른 근로자의 희생으로 운 좋은 근로자가 높은 최저임금을 받게 되는 것이다. 특히 오른 임금을 부담해야 할 주체는 영세 중소기업과 자영업자들이다. 과연 이런 식의 무리한 최저임금 인상이 노동자들의 장기적인 생활안정과 내수시장 진작에 도움이 될 수 있을지 의문이 아닐 수 없다.

더구나 곧 시작될 최저임금위원회 개회를 앞두고 있는 시점에서, 정치권이 총선을 맞아 과도한 최저임금 인상안을 제시하며 기대심리를 높여놓는 전형적인 포퓰리즘이라는 비판을 피해갈 수 없다. 이러한 정치권의 무책임한 공약은 최저임금이 마치 우리나라 근로자들의 평균임금이라는 인식을 국민들에게 심어줄 수 있기 때문에 더욱 문제가 될 수 있다.

대학등록금

새누리, 국민의당은 학자금대출의 이자부담을 덜어주겠다고 나섰으며, 더민주는 국·공립대 등록금을 사립대의 3분의 1수준으로 낮추고 학자금 대출도 무이자로 전환, 정의당은 국가표준등록금 도입을 공약으로 제시하였다. 더민주는 공약 실현을 위해 약 1조 800억 원, 정의당은 약 3조원을 소요예산으로 추산하였다.

지난 총선에서 당시 여야였던 새누리당과 민주통합당이 청년표심잡기 반값등록금 정책이 4년 만에 다시 등장하였다. 반값등록금 공약에 따라 지난해 연간 등록금 14조 원 가운데 국가장학금으로 지원된 돈은 7조 원이다. 이 가운데 대학의 부담분이 3조 원이 넘는데다가 각 대학이 정부로부터 국가장학금Ⅱ 유형을 받기 위해 수년째 등록금을 동결하면서 대학은 재정난을 겪고 있다고 한다. 이미 반값 등록금 정책으로 재정난이 심화되고 있는 상황에서, 대학들이 등록금을 더 낮추면 대학 경쟁력은 더욱 떨어질 수밖에 없다. 결국 국립이던 사립이던 국가재정을 더 쏟아 부어야만 가능한 공약들이다. 이런데도 불구하고 아직 ‘반값 등록금’의 효과를 체감할 수 없다는 학부모와 학생은 많고, 학생의 노력과 무관하게 가정의 소득 수준만 따져서 등록금을 지원하는 것이 적절한가에 대한 논란도 여전하다.

대학진학률이 조금씩 낮아진다고는 하지만 여전히 70%를 넘어서고 있는 현 시점에서 과연 반값등록금이 교육개혁과 대학의 경쟁력을 높이는데 어떤 역할을 할 수 있을지 의문이다. 오히려 고학력 실업자를 양산하고 일자리미스매치라는 청년일자리 문제의 근본 원인을 제공하는 것은 아닌지 의심스럽다.

최근 한국경제신문이 주요 대학 경제학과 교수와 민간 경제연구원장 등 전문가 14명을 대상으로 새누리 더민주 국민의당 등 여야 3당의 총선 공약을 평가한 결과 국·공립대 등록금을 대폭 인하하겠다는 더민주의 공약이 4·13 총선 공약 중 가장 포퓰리즘 성격이 짙은 공약으로 꼽히기도 하였다. 그야말로 재정마련에 기반한 실현가능한 공약을 제시하기 보다는 총선용 청년팔이의 대표적인 사례라고 할 수 있다.

이 외에도 청년주거문제 해결을 위해 제시한 국민의당 청년희망임대주택, 더민주의 쉐어하우스와 스마트주택, 새누리의 행복주택 등 선거철마다 나왔던 공약들이 이름과 수치만 약간 바꾼 채 다시금 청년들의 눈과 귀를 속이고 있다.

   
▲ 국민의당은 이번 20대 총선 청년공약으로 학자금대출의 이자부담을 덜어주겠다고 나섰다./자료사진=연합뉴스


더구나 여당이며 총선에서도 제1당이 예상되는 새누리에서 지금 시점에서 고교무상교육과 같은 공약을 들고 나오는 것은 정말 이해하기 어렵다. 한양대 교육복지정책연구소는 2년 전 낸 보고서에서 "우리나라 고교생 중 60.7%가 고교 학비를 지원받고 있다"고 밝혔다. 저소득층·한 부모·농어업인 자녀, 특성화고 학생 등에게는 정부에서 학비를 지원한다. 그동안 선별적 복지를 주장해오던 새누리의 이런 모습은 학부모들의 표를 의식한 포퓰리즘이라고 의심할 수밖에 만든다. 또한 새누리가 내세우고 있는 청년희망아카데미와 벤처장학제도, 청년국제인턴 등은 모두 기존 정부에서 해오던 사업들을 이름만 좋게 바꾸어 놓은 것에 불과해 종합적인 청년정책에 대한 비전을 제시하지 못했다는 비판을 받아 마땅하다.

최근 고용노동부의 노사간 단체협약 실태조사 결과에 따르면 장기근속자, 정년퇴직자, 재해자 자녀에 대한 우선·특별채용, 노조 추천자의 우선채용 등 ‘고용세습’ 규정을 두고 있는 단협이 694개(25.1%)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노사협약이라 하지만 우선·특별채용 등 ‘고용세습’ 규정은 결과적으로 노동권력에 의해 청년 일자리가 뺏기고 있다는 지적을 면할 수 없다. 이번 노동부의 실태조사 결과와 관련, 취업 준비생들은 고용세습 단체협약 노사의 명단을 공개하고 즉각 법에 따른 시정명령 및 검찰 고발조치를 촉구하였다. 10대 공약에도 없던 최저임금 인상과 같은 선심성 공약은 바로바로 만들어 내면서도, 이와 같이 청년들의 목소리에는 외면하고 일자리 문제에 숨어있는 종양을 제거하고자 하는 어떠한 공약도 눈에 띄지 않는 우리의 국회의원 선거가 매우 아쉽기만 하다. /조승수 청년만세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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