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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배트맨 대 슈퍼맨'이 악평을 받은 5가지 이유?
뜬금포 남발…스토리 전개·등장인물 캐릭터 살려내는 데 실패
승인 | 편집국 기자 | media@mediape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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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승인 2016-04-06 11:54: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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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태영 언론인
미국 영화사 워너 브러더즈가 3천억원을 들여 만든 블록버스터 <배트맨 대 슈퍼맨(Batman v Superman: Dawn of Justice)>이 흥행에는 어느 정도 성공했지만, 영화팬들 사이에서의 평가를 별로다.

<배트맨 대 슈퍼맨>은 DC코믹스에서 가장 인기높은 슈퍼히어로인 배트맨과 수퍼맨을 주인공으로 한 영화. 부제로 달린 저스티스(Justice)는 DC의 슈퍼히어로들로 구성된 팀인 저스티스 리그를 의미한다. 경쟁사인 마블(Marvel)코믹이 아이언맨, 헐크 등의 슈퍼히어로들로 구성된 <어벤저스> 시리즈로 대박을 터뜨리자 이에 대항하기 위해 제작된 영화.

   
▲ 영화 '배트맨 대 슈퍼맨'.

<배트맨 대 슈퍼맨>은 미국에서 개봉 첫 주에 4억2천4백만 달러라는 어마어마한 흥행 대기록을 수립했다. 그런데 그 다음 주에는 수입이 68%나 감소했다. 비슷한 시기에 개봉된 애니메이션 <주토피아>의 감소율이 17%에 불과했으며, 경쟁작인 <어벤저스>의 감소율은 59%였다. <배트맨 대 슈퍼맨>의 감소율은 미국에서만 높은 것이 아니다. 영국에서는 69%, 한국과 멕시코에서는 71%, 중국에서는 78%를 기록했다. 감소율이 높으면 입소문이 좋지 않다는 의미도 된다. 한국에서도 5일 현재 관객 2백만은 동원했지만 주말에도 좌석표를 구하는데 문제가 없을 듯 하다.

미국 영화평론가들은 <배트맨 대 슈퍼맨>이 9억달러 정도의 수입을 제작사인 워너브러더스에 안겨줄 것으로 예상한다. 영화사가 본전을 뽑을 수는 있겠지만, 미국 영화비평 사이트인 ‘로튼 토마토’에서는 1백점 만점에 29점의 평점을 받는 등 팬들로부터는 졸작이라는 평가를 면치 못하고 있다. 참고로 <주토피아>가 받은 평점은 98점. 만점이나 다름없다.
배트맨과 슈퍼맨은 한국 영화팬들에게도 친숙한 캐릭터. 인기높은 이 두 캐릭터를 등장시키고 천문학적인 제작비를 퍼붓고도 <배트맨 대 슈퍼맨>이 낙제점을 받는 이유는 무엇일까? (스포일러 있음)

1.“너거 엄마 마사?”

<배트맨 대 슈퍼맨>을 본 우리나라의 한 네티즌이 허탈한 마음에서 인터넷에 올린 글이다. 영화의 스토리구조가 허술하고 비논리적이라는 점을 극단적으로 희화해 지적한 말이다.
영화에서 배트맨과 슈퍼맨은 생사를 걸고 싸운다. 그런데 둘 사이의 갈등은 어떻게 해소되는가? 둘의 어머니의 이름이 같은 ‘마사(Martha)’이기 때문이다. 지구에서 가장 지적이고 강력한 존재들인 배트맨과 슈퍼맨이 목숨을 걸고 싸우고 죽이려 하다가 어머니의 이름이 마사인 것을 알고는 화해를 한다는 설정을 납득할 수 있을까?
 
2. 뜬금포 남발
 
   
▲ 원더우먼

<배트맨 대 슈퍼맨>에는 원더우먼도 등장한다. 악당 렉스 루터의 파티에서 배트맨과 만난다. 그런데 원더우먼이 이 자리에 왜 나타났는지 알 수가 없다. 걍 뜬금없이 나타나 배트맨의 활동을 방해한다. 그러다가 나중에는 한편이 되어 돕는다. 뜬금없다.

원더우먼은 국내에서도 30여년 전에 TV시리즈로 방영돼 인기를 끌었다. 그런데 요즘 젊은 영화팬들은 원더우먼이 누군지 잘 모른다. 배트맨이 누구인지는 잘 안다. 이 영화에도 처음에 배트맨이 어렸을 때 부모가 악당의 총탄을 맞고 숨지는 장면이 나온다. 정의감에서 브루스 웨인이 배트맨이 됐다는 것이다. 슈퍼맨도 외계에서 온 초능력자라는 것을 잘 안다.

그런데 원더우먼은? 그녀의 출신과 능력은? 전혀 설명이 없다. 나중에 둠스데이와 싸울 때 팔찌를 방패삼아 이용하고, 채찍을 사용하는 장면이 아주 잠깐 나오지만 이를 통해 원더우먼이라는 캐릭터를 파악하기는 쉽지 않다.

뿐만 아니라 악당이 렉스 루터의 컴퓨터에서 입수한 메타 휴먼인 아쿠아맨, 플래시, 사이보그 등도 왜 등장했는지 알 수 없다. 전부 뜬금없이 등장한다.
다만 영화 제작사인 워너 브러더스가 이러한 슈퍼 히어로들을 주인공으로 하는 별도의 영화들을 만들 것 같다는 짐작이나 해본다.
 
3. 페이스북 만든 저커버그가 악당?
 
   
▲ <배트맨 대 슈퍼맨>의 악당 렉스 루터 / 마자막은 <다크나이트>의 조커.

<배트맨 대 슈퍼맨>의 악당 렉스 루터 / 마자막은 <다크나이트>의 조커 
배트맨이 주인공인 영화에는 악당 ‘조커’가 등장한다. 2008년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의 <다크나이트>를 본 사람이라면 히스 레저가 입이 찟어진 조커로 나와 귀기(鬼氣)어린 듯한 연기를 펼쳤던 장면을 잊기 어렵다.
 
<배트맨 대 슈퍼맨>에는 악당 ‘렉스 루터’가 나온다. 천재적인 청년 사업가이자 억만장자. 그런데 렉스 루터의 이미지가 딱 페이스북을 만든 마크 저커버그이다. 실제로 렉스 루터를 연기한 배우 제시 아이젠버그는 2010년 영화 <소셜 네트워크>에서 실제로 저커버그 역을 맡았다. 실제 저커버그의 아내가 중국인인데 <배트맨 대 슈퍼맨>에서도 렉스 루터의 비서는 동양인 여성이다.

영화에서 렉스 루터가 왜 악당이 됐는지 설명이 거의 없다. 동유럽에서 이민했다는 점과 러시아 마피아를 수족으로 활용한다는 점으로 미루어 뭔가 동구권의 몰락으로 트라우마를 갖게 됐다는 건지...짐작하기 어렵다. 그리고 영화 마지막에 렉스 루터가 감옥에서 광기어린 독백을 한다. 이 장면에 이르러서는 루터는 조커가 아닌 영화 <양들의  침묵>에 나오는 연쇄살인범 한니발 렉터를 연상시킨다.
 
4. 슈퍼맨을 신으로 받들었다?

   
▲ 우울한 슈퍼맨

이 영화에서 악당 루터는 사람을 고용해서 수퍼맨의 동상에 ‘가짜 신(神)(False God))이라는 낙서를 하도록 사주한다. 그런데 슈퍼맨은 영화에서는 만화에서나 데일리 플래닛이라는 신문사에서 기자로 일하며 역시 동료인 로이스와 사랑을 나눈다. 영화에서처럼 신으로 받들어지는 상황은 아니다.
그런데 영화에서는 슈퍼맨이 신으로 추앙되는 분위기를 만들게 위한 때문인지 슈퍼맨이 너무 암울하게 나온다. 웃는 경우가 거의 없다. 따뜻하지도 않고 어둡고 음침하다. 게다가 거대한 슈퍼맨 동상이라니...
 
5. 총을 쏴 사람을 죽이는 배트맨

영화 <배트맨 대 슈퍼맨>은 배트맨 캐릭터를 살려내는 부분에서 가장 크게 실패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필자가 과거에 이스라엘에서 벌어지는 팔레스타인 사람들의 시위와 독립투쟁을 취재한 적이 있다. 당시 이스라엘 군 관계자들은 살상용이나 다름없는 고무총탄을 발사해 시위대를 해산시켰다. 필자가 최루탄을 사용하지 않느냐고 질문하자 그들은 “최루가스를 절대로 살포하지 않는다”며 “조상들이 나치스가 만든 가스실에서 학살당해 생긴 트라우마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배트맨에게도 악당의 총탄에 부모를 잃어 생긴 트라우마 때문에 생긴 철칙이 있다. 사람을 죽이지 않는다는 것이고, 절대로 총을 쏘지 않는다는 것이다. 엄청난 재산을 보유한 배트맨은 항상 과학적 지식으로 만반의 준비를 한다. 배트맨은 절대로 사람을 죽일 생각을 하지 않는다. 조커는 배트맨의 이러한 도적적인 철칙을 악용한다. 배트맨 영화의 묘미는 사악한 조커를 절대로 죽이지 않고 도덕적으로 처리하는 배트맨의 고뇌를 읽어내는 데 있다.

그런데 <배트맨 대 슈퍼맨>에서는 배트맨은 총을 쏴서 사람들을 마구 죽인다. 그리고 슈퍼맨을 죽여야 한다는 각오로 철저한 준비를 한다. 크립톤 운석으로 가스탄도 만들고 창도 만든다. 살해가 목적이다. 배트맨의 도덕성으로 미루어 있을 수 없는 일이며 넘어서는 안되는 선을 넘었다.
 
   
▲ 슈퍼맨과 동족인 조드 장군의 싸움으로 배트맨의 건물은 붕괴된다.


슈퍼맨과 동족인 조드 장군의 싸움으로 배트맨의 건물은 붕괴된다.
그리고 배트맨이 슈퍼맨을 죽여야겠다고 마음먹는 부분도 이상하다. 슈퍼맨과 조드 장군이 싸우는 바람에 고담시가 망가지자, 배트맨은 더 이상의 외계인이 있어서는 안된다며 슈퍼맨을 죽이려 한다. 그런데 크립톤 행성은 이미 파괴되어 생존자가 없는 것 아닌가? 평상시 배트맨답지 않은 어리섞은 추측일뿐이라는 생각도을 수 있다.
 
전체적으로 <배트맨 대 슈퍼맨>은 스토리의 전개나 등장인물들의 캐릭터를 살려내는 데 실패했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었다. /우태영 언론인
[우태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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