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영방송은 입 닫고 좌파언론은 야권연대 종용…타락 언론의 민낯
   
▲ 박한명 미디어그룹 '내일' 대표·미디어워치 온라인편집장
이번 총선 정국에서도 확인됐듯 정치가 타락한 것은 단지 정치인들만의 문제와 책임이 아니다. 이런 정치현실을 국민에게 전달하는 언론의 타락이야말로 3류, 4류 정치의 직접적인 원인이 되고 있다. 사회의 공기(公器)로서 건강한 역할을 해야 할 언론이 왜곡되고 비뚤어진 프리즘으로 비추고 있으니 정치 뿐 아니라 사회 전체가 급격히 저급화되고 퇴보하게 되는 것이다.

상식과 이성을 의심하게 하는 포스터 홍보전을 펼친 국민의당 권은희 의원의 막가파식 행태가 고작 논란 수준의 차원에서 묻힐 기미가 보이는 것도 언론의 책임이 크다. 군복 차림으로 소총을 들고 박근혜 대통령을 겨냥하는 듯한 사진에 '박근혜 잡을 저격수, 권은희지 말입니다. 다음은 국보위 너다'라고 쓴 문구는 국회의원 후보 자질을 떠나 인간 됨됨이를 의심하게 만드는 사건이었다. 지위를 떠나 총탄에 부모를 잃은 비극적인 가족사를 가진 한 사람을 겨냥해 그걸 패러디랍시고 만들 수 있다는 것 자체가 충격적인 일이다.

대통령 탄핵선동, 대통령 저격 홍보물이 큰 문제가 안 되는 나라

더 기가 차는 건 이런 인물이 국민을 위한 일꾼이 되겠다고 하는데 이 나라 언론들이 이걸 다루는 태도다. 풍자나 패러디로 봐주기도 힘든 대통령에 대한 저질 막가파 공격인데도 많은 언론이 작은 해프닝 정도로 아무렇지 않게 취급하고 있다는 것이다. 심지어 이 나라의 공영방송사라는 KBS와 MBC는 아예 저녁 메인뉴스 프로그램에서 단독으로 취급도 안했다고 한다.

언론노조에 두들겨 맞을 것이 두려웠는지 아니면 '감'이 안 된다고 판단했는지 다른 이유가 또 있었는지 몰라도 이런 사건이 독자적인 뉴스감으로 취급도 못 받는 것을 보면 언론이 권력의 눈치를 본다는 언론노조와 좌파들의 주장이 헛소리임은 분명한 것 같다. 얼마 전 지상파 방송사 SBS가 얼토당토 않는 황당한 비약과 억지로 박 대통령 탄핵을 선동하는 기획기사를 인터넷에 올리더니 국회의원 선거에 출마한 정치인은 대통령 저격을 암시하는 듯한 포스터를 홍보랍시고 자랑한다.

언론은 또 한술 더 떠 그게 뭐 그리 큰일이냐고 대충 비판하는 척 하고 넘어간다. 그 중엔 아예 의도적으로 언급조차 않는 언론도 있다. 대통령을 저격하는 포스터 논란을 다루는 것이 자기들이 지지하는 정치세력이 표를 얻는 데 도움이 안 된다고 판단이라도 했는지 딱 무시한다. 언론이 정치를 하는 사람들보다 더 정치꾼화 돼버린 게 작금의 현실이다.

   
▲ 국민의당 권은희 의원이 군복 차림으로 소총을 들고 박근혜 대통령을 겨냥하는 듯한 사진에 '박근혜 잡을 저격수, 권은희지 말입니다. 다음은 국보위 너다'라고 쓴 문구는 국회의원 후보 자질을 떠나 인간 됨됨이를 의심하게 만드는 사건이었다.

좌파신문들은 자기들이 더 안달이 나 후보 연대하라고 대놓고 특정한 정치인에게 곤조를 부리고 있다. 이렇게 해라 저렇게 해라, 야권연대 거부하면 정치생명 각오해라 이런 식으로 아예 협박까지 한다. 언론 현실이 이러니 방송사가 대놓고 특정 정당 낙선 운동을 하듯 보도해도 별 문제가 안 되고 있는 것이다. 노골적으로 특정 정당을 편애하는 보도를 해도 공정하다고 거짓 포장이나 해주고 있는 것이다. 그동안 시민단체가 그렇게 비판했지만 JTBC 뉴스룸이 들은 척도 않는 이유가 바로 이런 언론 현실에 기인한다는 얘기다.

정치하는 언론 뉴스룸이 증명하는 언론현실과 미래

바른언론연대의 7차 모니터링 보고서를 보면 JTBC의 노골적인 편파 잣대는 도무지 시정의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새누리당 탈당파들을 계속 출연시켜 새누리당 욕하게 하고, 대구 탈당파들을 소재로 여권 지지층을 분열시키는 보도를 줄기차게 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에 대해선 내부 사정까지 감안해 정밀하게 보도하면서 야권연대를 거부한 국민의당엔 벌써 책임론을 덮어씌울 기미가 보인다. 이게 시민단체의 뉴스룸 모니터링 감시 분석 결과다.

언론이 정치를 하는 시대의 전형적인 모습을 뉴스룸이 그대로 보여주는 꼴이라고 결론을 내릴 수 있을 것이다. 또 선거유세현장 비판은 새누리당 관련만 모아 보도하고 후보 유세 장면은 더불어민주당 쪽 후보 장면을 더 장시간 노출시키는 방식으로 편파보도도 더욱 교묘하게 이루어지고 있다고 한다. 새누리당은 불리한 보도 위주로 더민주당은 어떻게든 야권연대를 긍정적으로 알려 성사시킬 수 있는 방향으로 뉴스룸이 보도하고 있다는 것이다.

언론이 정치인의 철학과 이념 부재, 실력 부족을 비판하지만 언론이야말로 정치와 정치인을 망치는 주범이다. 정치꾼이 다 된 언론이 매사 정치공학적으로 판단해 뉴스의 사실과 진실을 취사선택하고 있기 때문이다.

언론사의 정파성을 인정하더라도 공통적으로 지켜야 할 언론의 수준과 품격이라는 것이 있다. 자국 대통령을 향한 저격 홍보 포스터를 아무렇지 않게 뿌릴 수 있는 수준의 국회의원을 향해 문제를 제기하는 것은 입장을 떠나 언론이라면 공통적으로 먼저 할 일이다. 아무것도 아닌 것으로 대통령 탄핵을 운운한 언론도 국민에게 알려야할 것에 충실한 것이 아니라 정치에 개입해 여론 선동에나 빠져 있는 것이다.

대놓고 특정 정치진영에 불리한 보도를 하면서 '균형있는 보도' 따위의 낯간지러운 위선의 방송사도 마찬가지다. 언론은 열심히 정치권을 향해 손가락질을 한다. 하지만 나머지 손가락이 언론을 향하고 있다는 점은 간과하고 있다. 차기 국회도 역대 최악이라는 19대 국회와 별반 다르지 않을 것이라는 다수의 비관이 적중한다면 그 책임의 절반 이상은 언론에 있다. /박한명 미디어그룹 '내일' 대표·미디어워치 온라인편집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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