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엔화 약세로 일본과 경쟁관계에 있는 정보기술(IT)과 자동차 등 대형주를 중심으로 실적악화에 대한 우려가 나오고 있다. 실제 이들 대형주가 이끌고 있는 우리증시도 박스권에 갇혀 탈출구를 찾지 못하는 상황이다.

증시 전문가들은 그러나 엔화 약세가 단기 악재에 그칠 것이며 세계 경기 회복에 따른 수요 증가가 현실화 될 경우 다시 활력을 되찾을 수 있을 것이라는 긍정적인 분석을 내놨다. 

10일 유가증권시장에서 코스피 지수는 오후 2시 46분 현재 전 거래일 보다 4.01%(3.66포인트) 내린 1,942.45에 거래되고 있다. 최근 3거래일 연속 약세다.

코스피 지수는 새해 첫 거래일인 지난 2일 44포인트 폭락으로 시작해 3일까지 2거래일 동안 무려 65포인트가 빠졌다. 이후 살짝 반등하는듯 했으나 다시 3거래일 연속 약세다. 엔저 공습에 따른 대형주 실적 악화 우려가 증시에 큰 부담이 됐다.

정부는 엔저가 우리 수출 경쟁력에 직접적인 타격을 주기 어렵다는 입장이지만 기업들은 우려를 감추지 않고 있다. 실제로 엔저 현상이 본격화한 지난해 11월 기업경기실사지수(BSI)는 86에서 78로 급락했다. 기업가들은 엔저로 인한 수출 환경 악화를 우려하고 있다는 증거다.

증시 전문가들은 그러나 엔저 현상이 우리 증시에 단기 악재는 될 수 있지만 장기적으로는 세계 경제 회복 기대감이 호재로 작용해 우려는 최소화 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메리츠종금증권 김종원 투자전략팀장은 "원·엔 환율이 한국 수출주에 부담스러운 수준인 것은 사실이나 세계 경기회복에 따른 수요 증가가 수출 부진을 막아주는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또 현재와 같은 엔화 약세는 기간이 그리 오래 지속되지 않을 것이라고 보고 있다. 지지율이 급락한 아베 신조(安倍晋三) 정권이 엔화 약세를 지속할 힘이 떨어졌다는 분석이다.

동양증권 조병현 연구원은 "엔·달러 환율의 약세 흐름이 다소 진정되는 모습을 나타내고 있다"며 "엔화에 대한 투기적 매도가 지난주 소폭 감소하는 모습을 보이면서 한쪽으로 과도하게 쏠렸던 심리가 일정 부분 정상화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조 연구원은 "일본 중앙은행의 추가 부양책이 조기에 등장할 가능성이 높지 않다"고 밝혔다. 그는 "엔화 약세가 둔화된 만큼 달러 가치의 움직임의 중요성이 커졌다"며 "단기적으로 증시 방향성은 결국 환율 변수에 민감하게 반응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미디어펜=장원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