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김연주 기자] KB금융이 현대증권 지분 인수가로 1조2500억원을 제시한 것으로 나타나 고가 인수 논란이 일고 있다.

12일 KB금융은 현대증권 지분 22.56%(5380만410주)를 1조2500억906만970원에 취득키로 했다고 밝혔다. 최종 인수 가격은 내달 31일 예정된 거래 종결일에 확정될 예정이다. 하지만 KB금융과 산업은행은 가격 조정 범위를 1%로 제한해 큰 변화는 없을 것으로 보인다.

KB금융은 지분 추가 매입을 통해 매입가를 낮추겠다며 이러한 장밋빛 전망을 내세우고 있지만 고가 인수에 따른 부담은 앞으로 인수를 총괄한 윤종규 회장에게 두고두고 부담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1조2500억원은 지난 6월 오릭스가 제시한 6500억원의 두 배에 달한다. 애초에 알려진 1조원 수준의 인수 가격보다도 더 높다. 2014년 농협금융이 우리투자증권 패키지를 인수할 때 가격보다 1800억원이나 높은 금액이다. 농협금융은 당시 우리투자증권의 지분 37.85% 등을 인수하며 1조700억원을 지불했다.

우리투자증권의 자본 규모는 당시 전체 2위로, 6위권인 현대증권을 웃돌았다.

여기에 지난해부터 심심치 않게 매각설이 나오고 있는 삼성증권이 실제로 인수합병(M&A)시장에 매물로 나올 경우 고가 인수 논란은 언제든 재점화할 수 있다.

은행권의 한 고위 관계자는 "통합 시너지가 발휘되지 않은 상황에서 고가 매수라고 단정하기는 어렵지만 은행권 주가순자산비율(PBR)이 0.4배 수준인 상황에서 1.4배가 넘는 비율로 인수한 건 지나친 감이 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KB금융관계자는 "이번에 제시된 인수가격은 단순히 22.56%의 지분에 대한 프리미엄만을 고려한 것이 아니라 은행·증권 결합을 통한 차별화 된 서비스 창출 및 시너지 효과까지 고려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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