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한기호 기자]이번 20대 총선에서 가장 많이 입에 오르내린 단어로 '후보단일화'를 꼽을 수 있다. 더불어민주당과 정의당 측에서 국민의당을 향한 야권 후보단일화 요구가 빗발쳤지만 국민의당 후보 대다수가 거부반응을 보이면서 주로 회자됐다.

여권에서도 서울 마포갑의 안대희 새누리당 후보가 공천 탈락에 불복하고 무소속 출마한 강승규 후보에게 단일화를 제안하는 등 이목을 끌었지만 끝내 불발됐다. 반면 야권에선 총선을 사흘 앞둔 지난 10일 서울 은평갑에서 마지막 야권 후보단일화가 성사됐다.

13일 발표된 20대 총선 지상파 방송 3사의 출구조사 결과에 따르면 안대희 후보는 '여권 단일화'에 실패해 패색이 짙어졌다. 34.3%의 득표율로 노웅래 더민주 후보(51.0%)에게 크게 뒤진 것이다.

반면 은평갑에서 김신호 국민의당 후보와 단일화를 성사시킨 박주민 더민주 후보(54.3%)는 최홍재 새누리당 후보(41.9%)에게 우위를 점한 것으로 나타났다.

은평갑의 단일화 성과가 돋보이는 가운데, 앞서 부분 또는 전체 야권후보 단일화에 성공한 지역구들에서 야권 후보들이 거둔 성과는 어떤지 관심을 모은다.

◇수도권 단일화 후보 출마지, 서울 동작을 제외 승기 잡아

우선 서울지역을 보면, 동작을에선 허동준 더민주 후보와 김종철 정의당 후보가 허 후보로의 단일화에 합의한 뒤 나경원 새누리당 후보와 경합을 벌였다. 출구조사 결과에 따르면 나 후보가 43.7%를 득표해 31.8%에 그친 허 후보에 11.9%p차로 앞섰다.

은평을에선 새누리당 탈당 후 무소속 출마한 이재오 후보를 겨냥, 김제남 정의당 후보가 사퇴하고 강병원 더민주 후보가 양당의 단일후보로 나섰다. 출구조사 결과 강 후보가 38.2%를 득표, 이 후보(28.8%)를 9.4%p차로 따돌린 것으로 나타났다.

인천 남동을은 국민의당과 정의당 후보가 총선 후보 등록을 포기하면서 자연스럽게 더민주 후보로의 단일화가 이뤄진 지역이다. 사실상 범야권 단일후보로 나선 윤관석 더민주 후보는 이날 출구조사 결과 조전혁 새누리당 후보(41.8%)에게 16.6%p 앞선 57.4%를 득표한 것으로 나타났다.

경기 수원병은 김창호 국민의당 후보가 김영진 더민주 후보로의 단일화에 합의, 후보 등록을 포기하면서 여야 1대 1 구도가 형성됐다. 김용남 새누리당 후보와 경합을 벌인 김영진 후보는 출구조사 결과 53.3%를 득표, 46.7%의 김용남 후보를 앞선 것으로 나타났다.

◇수도권 밖 판세는…3곳 열세, 4곳 앞서

경남 창원성산은 노회찬 정의당 후보가 이재환 국민의당 후보의 참여 없이 허성무 더민주 후보와 단일화를 이룬 지역이다. 노 후보는 이날 출구조사에서 50.4%를 득표, 42.3%에 그친 강기윤 새누리당 후보를 제친 것으로 나타났다.

양산을의 경우 허용복 국민의당 후보의 불출마로 서형수 더민주 후보가 사실상 야권 단일후보로 나섰다. 출구조사에 따르면 서 후보(39.0%)는 이장권 새누리당 후보(41.8%)에게 다소 못 미치는 득표를 한 것으로 나타났다.

강원 춘천에선 이용범 국민의당 후보와 단일화 협의를 거쳐 허영 더민주 후보가 김진태 새누리당 후보와 1대 1 경합 구도를 그렸다. 출구조사 결과 김 후보는 49.0%, 허 후보는 47.0%를 득표하면서 춘천은 경합지역으로 판단됐다.

대전 동구는 야권 단일화 합의과정에서 선병렬 국민의당 후보가 이탈, 강래구 더민주 후보가 이대식 무소속 후보와 단일화에 합의한 뒤 여권에 맞섰다. 이날 출구조사에서 강 후보는 40.4%를 득표해 이장우 새누리당 후보(43.3%)와 오차범위 내 열세를 보였다.

부산 유일의 야권 단일화 지역으로는 사하갑이 있다. 최인호 더민주 후보와 최인호 국민의당 후보는 단일화에 합의하고 최인호 후보가 김척수 새누리당 후보의 대항마로 나서기로 했다. 출구조사 결과 최 후보(47.7%)는 김 후보(47.2%)에게 불과 0.5%p차로 앞선 것으로 나왔다.

울산에선 2개 지역구에서 더민주와 구 통합진보당 출신 무소속 후보간 단일화가 이뤄졌다. 더불어민주당 후보의 불출마로 사실상 북구 단일후보로 나선 윤종오 후보는 이날 출구조사에서 59.5%를 득표, 윤두환 새누리당 후보(40.5%)를 크게 앞섰다. 동구 단일후보인 김종훈 후보(58.5%)는 안효대 새누리당 후보(33.2%)를 25.3%p차로 압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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