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형구 독서경영, 장애인 국회의원 최동익의 희망스토리

   
▲ 전형구 전박사의 독서경영연구소장
<어둠 속에서 꿈을 꾸다>에서 배우는 독서경영(저자: 최동익, 출판사 : 해피스토리)

“장애인 국회의원 최동익이 전하는 희망의 메시지”라는 부제가 있는 이 책은 저자가 장애를 마주하게 된 순간부터 지금 국회의원에 되기까지 겪었던 많은 에피소드들을 담고 있는 자서전적인 수기이다.

저자는 자기 자신이 겪은 다양한 이야기를 통해 우리에게 장애인과 비장애인에게 평화와 화합의 메시지를 주고자 한다.

이 책은 3파트로 나누어져 있다. 제1부에서는 “기억의 사진첩”이란 주제로 저자가 성장하면서 겪게 되는 모습을 소개하고 있다. 정상인으로 태어났지만 두 돌이 되기 전부터 다리에 이상을 느껴 병원에 가보니 소아마비라는 판정을 받고 첫 장애를 얻게 된 사연, 초등하교 3학년 10월 일제고사 시험 도중 글씨가 안 보이는 장애가 시작된 사연 등 복합 장애를 겪으면서 저자가 성장한 일대기를 소개하고 있다.

제2부 “장애운동으로 뛰어들다”에서는 교수가 되고자 미국 유학생활을 아버지의 죽음과 가정형편 상 어쩔 수 없이 접고 귀국해 장애인으로써 장애 관련 일을 하게 되면서부터 겪게 되는 문제들을 소개하고 있다. 부패와 자리다툼 등 장애인 단체의 치부를 소개하면서 이런 불합리와 부조리를 개선해 나가는 저자의 활약을 만나 볼 수 있다.

제3부 “정치인이 되다”에서는 장애운동을 통해 장애문제를 해결해 나가는 데 한계를 느끼게 되고 장애인 몫의 비례 대표로 국회의원으로 되는 과정을 소개하면서 어쩔 수 없는 선택의 고민과 고뇌의 모습을 통해 저자의 인간적인 면을 보여주고 있다. 또한 국회의원으로 장애관련 정책과 법안을 만들어 장애인과 비장애인의 차별을 줄여 나가는 데 일조하고 있는 저자의 모습을 통해 새로운 희망을 얻을 수 있다.

저자는 다리에 장애가 있는 지체장애 3급과 시력에 문제가 있는 시각장애 2급을 가진 중복장애인이다. 평생 장애인으로 살아왔다. 그러나 그는 좌절하지 않았다. 아니, ‘그래서’ 그는 더 좌절하지 않았다. 잘 보이지 않았기에 다리를 조금 절었기에 그래서 더욱더 깡다구로 세상과 맞섰다. 국립서울맹학교에 입학한 후 대학에 들어가기까지, 그리고 거기서 멈추지 않고 미국으로 유학 가 대학원에서 공부를 하고 시각장애인들을 위한 권리와 자유를 찾기 위해 힘을 쏟기까지의 그 험난하고도 통쾌한 과정을 통해 장애인과 비장애인에게 평화와 화합의 메시지를 던지고 있다.

소통은 일방이 아닌 쌍방향의 커뮤니케이션이다. 대화의 단절은 한 쪽의 잘못이 아니다. 앞을 보지 못하고, 말을 못하고, 걷지 못하는 것은 잘못이 아니다. 장애인을 바라보는 편견의 벽을 깨는 일이 소통의 시작이다. 장애인과 비장애인을 가르는 편견에서 벗어난 완전한 소통은 우리사회를 훨씬 더 품위 있고 윤택하게 만든다. 계단과 경사로를 따로 만들 것이 아니라 처음부터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함께 사용할 수 있는 건물을 만든다면 적어도 그 건물에서만큼은 장애인이 사라진다. - <어둠 속에서 꿈을 꾸다> 중에서

나는 지금도 약속이 있으면 교통이 막힐 것을 대비하여 시간을 충분히 앞당겨 출발하는 버릇이 있다. 때문에 약속 시간에 항상 먼저 도착해 상대방을 기다리는 편이다. 일뿐 아니라 내가 가진 돈에 관한 습관도 어머니에게 배운 것이다. 어머니는 아직까지도 용돈을 드리면 그중 일부를 따로 챙겨 모으신다. 아주 작은 푼돈이라도 반드시 저축한다. 그렇게 성실하고 검소하셨기에 우리 삼남매가 사회에 나와서도 당당하게 행세하고 사는지도 모르겠다. “어머니가 아이들의 습관을 만든다.” - <울보 아이에게 준 아버지의 바퀴> 중에서

나로 인하여 우리 가족은 모두 마음의 장애를 가진 사람들이 되어버렸다. 장애인 문제와 관련된 데이터와 각종 증빙자료, 케이스 등을 들춰볼 때마다 십수 년 전의 아픈 기억들이 떠올라 마음이 무거워졌다. 내 부모님과 누나와 형은 내 장애로 인한 피해자였다. 장애인이 있는 가족은 그 가족 자체가 장애인이 된다는 말이 있다. 가족 구성원 모두 장애라는 울무에서 상처 받는 피해자란 뜻이다. 우리 가족도 그랬다. - <당신들의 사랑에 미안합니다> 중에서

수많은 장애인들은 지금도 가슴속에 피 끓는 절규를 안고 산다. 과거에 비해 비교적 목소리를 낼 수 있는 통로가 많아졌지만 아직까지 턱없이 부족한 것이 현실이다. 만약 피를 토하는 지경에 이를 때까지 소리를 지르고 그 속에 있는 절규를 다 꺼내 보여 현실이 나아진다면 나는 매일 청와대에 대고 소리를 지를 것이다. 국회에서 일하면서 장애인들의 현실을 외면하는 정부를 볼 때마다, 1970년대 어느 날 우리가 목 놓아 외쳤던 쓸쓸하고 애달픈 피울음에 목이 멘다. “각하, 제발 귀 좀 열어주세요!” - <각하, 배고파요> 중에서

‘애매한 친구보다는 좋은 적이 낫다’라는 말이 있지만 내가 장애운동을 해오면서 느낀 것은 그래도 적보다는 친구가 훨씬 더 나았다. 생각을 공유한다는 것은 좋은 일이다. 변화를 위해 노력하는 것만큼 값진 것은 없다. 그 시절 옳고 그름을 떠나 변화를 모색하기 위해 치열하게 토론했던 친구들이 그립다. 나와 생각은 달랐지만 우리는 뜨거운 진정성을 가지고 있었다. 그 힘이 대한민국의 정치를 바꾸고 있는 원동력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하곤 한다. 지금 그 친구들은 무엇을 하고 사는지 궁금하다. 아직도 그때 그 열정을 가지고 사는지,,,,. - <난장이가 쏘아 올린 작은 공> 중에서

하나님은 언제나 내 곁에 계셨다. 내가 찾지 않았을 뿐이었다. 그 분은 언제나 그곳에서 나와 함께하고 계셨다. 나는 그 분의 음성을 듣고 다시 일어설 힘을 찾았다. 잃어버렸던 삶의 에너지와 내 삶의 비전을 다시 그려나갈 수 있는 힘을 가지게 된 것이다. 내게 주어진 시련 역시 하나님이 주신 나의 소명이라고 생각했다. 아무런 비전도 없고 희망도 없던 그 시절이었지만 하나님의 기적이 있었기에 지금의 나도 존재하는 것이다. “세상은 아름답다. 단지 그것을 모르는 것뿐이다.” - <첫 번째 만난 시련> 중에서

장애는 규정하는 사람들에 의해 만들어진다. 비장애인들의 장애에 대한 편협한 시각이 장애를 만드는 것이다. 장애인 스포츠 역시 마찬가지다. 장애인들이 스포츠 행위를 하는 것은 누구에게 보여주기 위함이 아닌 스스로 즐기기 위해서다. 장애인도 스포츠를 통해서 즐거움을 느낀다는 사실을 알아야 한다. 비장애인들이 즐기는 일반적인 형태의 게임은 아니지만 몸을 움직이며 게임의 스릴과 성취감을 느끼는 것은 비장애인과 다르지 않다. 나 역시 유학시절 볼링을 했는데, 애버리지가 140 점이었다. 보이지는 않는데 어떻게 공을 던질 수 있느냐고? 그런 시각이 바로 장애인을 바라보는 편견이다. - <시각장애인 스포츠연맹>

* 전박사의 핵심 메시지

우리 사회는 갈수록 고령화되고 있어 돌봄이 필요한 노령인구는 늘어만 간다. 또한 각종 질병과 뜻하지 않은 사고는 삶의 곳곳에 도사리고 있기 때문에 언제 어디서 뜻하지 않게 장애와 만날지도 모른다. 실제 사고로 인한 장애인 수는 갈수록 늘고 있어서 장애인의 90% 이상이 사고에 의한 후천적 장애인이다. 교통사고, 산업재해, 의료사고 등 수많은 요인들이 지금도 장애인을 만들어 내고 있다. 이러다 보니 누구나 비장애인이라고 안심할 수 없을 것이다.

선천적 장애야 어쩔 수 없다 하더라도 후천적인 장애는 줄여나가는 게 필요할 것이다. 더불어 비장애인 누구나 장애인이 될 수 있다는 점에서 비장애인과 장애인을 구별 짓는 잣대는 사라져야 될 것이다. 또한 소통을 원활하게 하기 위해 장애인을 바라보는 색안경을 벗고, 차별의 벽을 허물어야 될 것이다.

이 책은 저자가 장애를 마주하게 된 순간부터 지금 국회의원에 되기까지 겪었던 많은 에피소드들을 담고 있다. 비장애인으로는 차마 알지 못하는 장애인들의 비극과 좌절을 생생하게 만나 볼 수 있다. 예를 들면 사랑하는 이의 얼굴을 볼 수 있는 자유, 제때 용변을 볼 수 있는 자유와 같은 아주 소소하고 일상적인 자유마저 그에게는 없었던 것이다. 가정과 학교, 사회에서 그가 겪은 안타까운 사연들을 보고 있노라면 숙연해 지기까지 한다. 어둠 속에 갇힌 것이 무엇인지 비장애인들은 알지 못하고 또 상상할 수 없다. 이 책을 통해 장애인에 대한 편견과 색안경을 벗어 버리는 계기가 되면 좋겠다.

장애와 비장애를 구별하는 것부터 사라지는 세상, 장애인들이 자유롭게 이동할 수 있는 세상,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어울려 사는 세상을 만들어 가야 될 것이다. /전형구 전박사의 독서경영연구소 소장, 강동대학교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