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분기 어닝쇼크 여파...세계 IT업체 시총 5위로 내려 앉아

삼성전자 위기가 현실화 하고 있다. 지난해 4분기 '어닝쇼크'를 기록한 삼성전자의 시가총액이 최근 주가하락 여파로 결국 전 세계 정보기술(IT) 업체 가운데 5위로 밀려났다.

증권가에서는 삼성전자의 이익 둔화를 현실로 받아들이면서 대안찾기에 나선 가운데 중소형 IT 종목이 대안으로 떠오를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13일 한국거래소와 블룸버그에 따르면 삼성전자 시가총액(우선주 제외)은 이달 10일 현재 1,766억달러로 세계 5위다.

삼성전자 시가총액은 지난해 3월 마이크로소프트를 제치고 세계 3위까지 뛰어올랐다. 하지만 최근 어닝 쇼크와 엔화 약세 영향으로 주가가 약세를 보이면서 1년 만에 두 단계 뒷걸음질쳤다.

전 세계 IT 업체 시가총액 1위는 애플(4,795억달러)이 차지했다. 애플은 2010년 이후 4년 연속 IT업계에서 세계 최대의 시가총액 업체 자리를 지켰다.

애플에 이어 2위는 구글(3,776억달러), 3위는 마이크로소프트(3,009억달러), 4위는 IBM(2,033억달러) 이었다. 오라클은 1,714억달러로 6위를 기록하며 삼성을 바짝 추격했다.

실제 삼성전자에 대한 투자 심리는 이미 얼어붙은 상태다. 이날 유가증권시장에서 삼성전자는 오후 2시 27분 현재 1.73%(2만2000원) 올라 최근 5거래일 연속 약세에서 간신히 벗어났다. 그러나 최근 12거래일중 10거래일이 하락 마감했다.

증권가에서는 이미 삼성전자의 실적 둔화와 이로 인한 주가 내림세가 지속될 것으로 보고 있다. 외국계증권사도 삼성전자를 더이상 성장주가 아닌 가치주로 판단하는 보고서가 나온 상태다. 그동안 삼성전자의 질주를 가능케 했던 전세계 하이앤드 스마트폰 시장이 포화된 상태에서 앞으로 무엇을 팔아야 할지 아직 삼성전자는 뚜렷한 해답을 내놓고 있지 못하기 때문이다.  

염동찬 LIG투자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의 이익 성장 둔화는 이제 더 이상 우려가 아니라 실제 진행중인 과정으로 봐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현재 상황을 대형주의 성장성 둔화라는 위기로 인식하기보다는 소수기업으로의 이익 집중도가 완화되는 과정에서 중소형주에 기회가 발생할 수 있는 구간으로 인식하는 것이 타당할 것"으로 진단했다.

삼성전자가 약세를 보이는 상황에서 대안을 찾는다면 SSD(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 관련주와 지속적으로 설비투자를 이어온 중소형 IT주가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 증권가의 전망이다.

염 연구원은 "설비투자를 꾸준히 이어온 국내 IT 중소형주 역시 관심을 가져야 한다"며 "금융위기 이후 국내 IT기업들이 투자를 꺼려왔는데, 이러한 상황속에서도 저금리를 이용해 투자를 집행한 기업들은 경기가 회복되는 국면에서 더욱 빠른 이익개선을 기대할 수 있다"고 말했다. [미디어펜=장원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