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산으로 전개 이동식 발사대 차량에서 쏘아올려진 뒤 수초만에 실종
[미디어펜=김소정 기자]북한이 15일 김일성 생일을 맞아 ‘축포용’ 무수단 미사일 발사를 기습적 시도했다가 실패한 것으로 보인다.

함동참모본부는 이날 오전 5시30분쯤 북한이 동해안 지역에서 무수단(BM-25) 중거리 탄도미사일(IRBM)로 보이는 발사체를 발사했다고 밝혔다.

한미 군 당국은 최근 북한이 강원도 원산 호도반도 일대에서 무수단 미사일을 전개한 것을 포착하고, 이지스 구축함을 동해에 급파하는 등 동향을 예의주시해왔다.

이날 북한의 무수단 미사일은 이동식 발사대가 달린 차량에서 발사됐으며, 수초만에 레이더에서 사라진 것으로 관측된 만큼 공중 폭발했거나 상승 도중 추락했을 가능성이 큰 것으로 분석된다. 

그동안 무수단 미사일 50기 정도가 실전 배치된 것으로 알려졌지만 시험 발사는 이번이 처음이다. 하지만 북한은 일본 전역과 미군 괌 기지까지 사정권에 들어가는 중거리미사일을 발사하면서 국제기구에 항행금지구역을 선포하지 않았다. 

정통한 대북소식통에 따르면, 이번에 북한이 원산에 전개한 무수단 미사일은 사거리 3000㎞ 이상으로 핵탄두 경량화 시험으로 보인다.

소식통은 “무수단 미사일은 북한에서 ‘900-3’, ‘900-5’로 불리는 종류의 발사체”라면서 “이번에 이 발사체에 폭약 700㎏을 실어 발사하는 시험을 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소식통은 이어 발사된 미사일이 폭발한 이유에 대해 "습기가 많은 지하에 보관하다보니 전기회로 등 이상으로 폭발이 잦다"고 설명했다.

소식통의 말대로라면 북한이 장거리미사일 이전에 중거리미사일에 핵탄두를 싣고 쏘는 시험을 했다는 것이다. 무수단 미사일의 첫 시험 발사인 것도 사실이다.

마침 김정은 북한 노동당 제1비서는 최근 시찰 중 ‘핵탄두 경량화’ 발언을 한 일이 있다. 북한 조선중앙통신 등은 “김정은이 지난 9일 과학자, 기술자들을 만나 핵무기 병기화 사업을 지도하는 자리에서 ‘핵탄을 경량화해 탄도 로켓에 맞게 표준화, 규격화를 실현했다고 말했다”고 보도했다.

이와 관련해 제프리 루이스 미국 비확산센터 소장은 11일(현지시간) 당시 김정은 사진을 분석해 “김정은이 핵탄두 경량화 발언을 한 곳은 북한의 핵심 미사일 생산기지인 남포 태성기계공장”이라고 북한 전문 웹사이트 38노스에서 밝힌 바 있다.

평양 인근 남포시 잠진리에 위치한 이 공장은 북한에서 가장 오래된 탄도미사일 생산시설이다. 북한이 열병식 때 선보이는 전략 미사일도 생산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이 발사체를 쏜 것은 지난 1일 함경남도 선덕 일대에서 동해상으로 단거리 지대공미사일 3발을 발사한 이후 14일 만이다.

북한은 올해 1월 6일 4차 핵실험과 2월 7일 장거리 미사일 발사에 이어 3월 초부터 중·단거리 미사일을 잇달아 발사하며 한반도 긴장을 고조시켜왔다.

우리 군은 북한이 이날 김일성 생일과 오는 25일 북한군 창건일, 다음달 초 제7차 노동당 대회를 맞아 추가 도발에 나설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대비태세를 강화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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