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진하·강모열 교수팀, 부부 1만6112명 조사 결과
[미디어펜=김연주 기자]직장의 근무시간이 긴 아내와 함께 사는 남편일수록 우울한 증상을 보일 위험이 크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윤진하(연세의대)·강모열(서울의대) 예방의학교실 교수팀은 2007년부터 2012년까지 시행된 국민건강영양조사에 참여한, 함께 거주하는 부부 1만6112명(8056가구)을 뽑아 배우자의 근무시간에 따른 우울 정도를 분석한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고 밝혔다. 이는 국제 학술지 산업보건 4월호에 게재됐다.

연구팀은 부부의 개별 근무시간을 경제활동이 없는 '무직', '주 40시간 미만', '주 40시간 이상 50시간 미만', '주 50시간 이상 60시간 미만', '주 60시간 이상'으로 구분했다.

그 결과 남편은 아내가 무직일 때보다 근무시간이 일주일에 60시간 이상일 때 2배 가까이 더 우울한 것으로 나타났다.

아내가 무직일 때 우울한 남편은 7.1%에 불과했지만, 아내의 근무시간이 주 40시간 미만일 때 10.7%, 주 50시간 이상 60시간 미만일 때 11%, 주 60시간 이상이 되자 13%로 점차 높아졌다.

반면 아내는 남편이 주 40시간 이상 50시간 미만으로 일할 때 가장 덜 우울했고 이보다 일을 적게 하거나 많이 할수록 더 우울한 것으로 나타났다.

남편의 근로시간이 주 40시간 이상 50시간 미만일 때 우울한 아내는 14%에 그쳤지만, 근무시간이 주 60시간 이상으로 늘어나자 17.5%, 남편이 무직으로 일을 적게 할 때는 20.4%로 많아졌다.

윤진하 교수는 "이번 연구가 근무시간이 당사자의 육체, 정신적 피로를 증가시킬 뿐만 아니라 가족에게까지 영향을 미친다는 점을 시사한다"고 설명했다. 윤 교수는 "우리나라의 근무시간이 긴 편인데 일과 삶의 불균형은 사회 문제로 이어질 수 있다"며 "근무시간으로 부모 보살핌을 받지 못하는 아이에게 미치는 영향 등에 대해서도 후속 연구를 진행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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