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학사 교재 학교 집중포격 항복받아내, 좌파와 이념전쟁 벌여야

   
▲ 박주희 바른사회시민회의 사회실장
‘난 쟤 재수없어. 너희들도 쟤랑 가까이 지내지마. 내 말 안들었다간 알지?’
‘교학사 교과서는 내 역사관과 맞지 않아. 채택한 학교는 가만 두지 않겠어’
전자와 후자는 아이, 어른이라는 주체만 다를 뿐, 자기 맘에 안 들면 다른 사람도 같이 싫어해야 한다는 독선에서 나온 ‘집단이지메’다. 아이들은 자라면서 잘못된 생각과 행동을 반성이라도 하지만, 어른들은 오히려 ‘집단주의 승리’에 도취돼 있다.

우리사회는 아직도 ‘무리 지어 목소리를 높이면 민주주의’라는 잘못된 인식에 갇혀있다. 반대편을 향한 집단의 부당한 ‘낙인찍기’도 ‘다수의 목소리’ ‘민주주의’니까 괜찮다고 포용한다. 민주주의에 대한 이런 오해가 떼부리기 집단주의의 무한질주를 불러왔고, 결국 선을 넘은 집단광기로 변질됐다. 그 집단광기는 노조시위나 국책사업 현장, 방송문화계, 종교계 등 사회 곳곳을 누비더니 급기야 교육현장까지 덮쳤다. 최근 교학사 역사교과서를 몰살시키려는 집단공세가 바로 그것이다.

집단주의는 ‘내가 싫은 것은 남들도 해선 안 돼’라는 단순한 감정에서 발현된다. 물론 그런 생각은 인간 속마음에 자리할 수 있다. 허나 내면을 벗어나 조직적으로 집단적으로 행동에 옮겨지는 순간 타인 누군가의 선택과 자유는 억압당할 수밖에 없다. 게다가 협박과 제재가 가해지면 더 이상 개인은 설 자리를 잃게 된다. 집단의 비상식과 비이성이 지배하는 ‘전체주의’ 사회로 접어드는 것이다.

전교조나 좌파단체들이 수십 년간 비난의 칼날을 들이댄 것이 바로 ‘독재’다. 하지만 실은 그들 자신이 행한 집단 횡포가 바로 ‘전체주의’ ‘독재’다. 교과서가 공개되지도 않은 상태에서 황당한 내용을 인터넷과 좌파언론에 퍼뜨려 교학사에 ‘친일 독재’ 딱지를 붙이고, 집필진에 참여한 학자를 야당의원이 표적사찰하고, 검증통과 후에는 교학사 교과서를 채택한 학교를 공개해 집중포격을 퍼붓고 항복을 받아낸다. 언론은 학교의 교학사 채택-철회 상황을 생중계하며 측면 압박을 가한다. 심지어 교학사의 내용을 거짓으로 알려 위안부 할머니까지 협박운동에 동원해 앞장세운다. 교학사 교과서를 교육현장에 절대 발 못 붙이게 하려는 이들 행태를 ‘전체주의’라고밖에 달리 표현할 수 없다.

집단주의나 전체주의 그림자는 우파 역사교과서의 진입 훼방에만 드리운 건 아니다. 지난해 온라인 마켓 ‘옥션’이 걸그룹 ‘크레용팝’을 자사 광고모델로 발탁하자 크레용팝 노래 가사의 정치적 성향을 거론하며 가입자들이 몰려 항의, 집단 탈퇴 소동을 벌였다. 결국 옥션은 광고게재 하루 만에 중단하고 말았다.

   
▲ 전교조 등 좌파들이 집단적 광기와 비이성적 행태로 다양성을 고사시키고, 전체주의적 사회로 몰아가고 있다. 바른사회시민회의가 최근 교학사 한국사 교재를 채택한 학교에 대한 전교조 등의 협박을 중단할 것을 촉구하는 긴급 기자회견을 갖고 있다.

2009년에는 ‘언론소비자주권국민캠페인’(언소주)가 자신들이 싫어하는 특정신문에 광고를 낸다는 이유로 광동제약에 대한 불매운동을 벌였다.  언소주의 집단 공갈협박에 광동제약은 끝내 하루를 못 넘겼다. 한편, 지난해 MBC 배현진 앵커는 노조파업의 부당성을 정면으로 비판하는 글을 사내게시판에 올렸다가 ‘뉴스데스크’에서 배제되고 언론노조 소속 동료들로부터도 ‘왕따’를 당했다. 이번 철도파업 노조원 중에도 파업 중간에 근무지로 돌아오고 싶어도 주변의 시선과 압박을 못 이겨 파업에 끌려 다닌 이도 적지 않았을 것이다.

남들도 무조건 나와 행동을 함께해야 된다는 사고는 참으로 무섭게 돌변한다. 자신들 입맛에 맞지 않으면 찍어내려야 직성이 풀리는 듯하다. 그 수단이 법의 영역을 벗어나더라도, 시장의 기본질서를 해치더라도 개의치 않는다. ‘반대파 몰살’ 목표를 달성하면 히죽거리며 또 다른 희생양을 찾아 나선다. 먹잇감이 발견되면 하이에나처럼 집단으로 덤벼 떼 부리기의 진수를 보인다. 왜 ‘다름’을 인정하지 못하고 집단의 편협한 생각으로 타인을 통제하고 사회를 움직이려 하는가. 총부리만 겨누지 않았을 뿐 대한민국은 지금 전체주의 세력과 이념전쟁을 벌이는 중이다.

개인이 더 나은 새해를 소망하듯, 사회도 과거보다 나은 미래를 위해 끊임없이 변하고 발전한다. 이를 위한 전제조건이 바로 다양성이다. 수많은 이익집단들과 다양한 시각이 공존하는 가운데 조율돼 사회는 더 나은 방향으로 나아간다. 이런 과정이 바로 ‘민주주의’인 것이다. 전지전능한(?) 지도자를 바라보길 강요하거나 사회에 획일적인 가치만 허용된다면, 모든 개인은 그 지도자와 가치를 따라야 하고 결국 개인은 꼭두각시처럼 영혼 없는 인간이 돼 버린다. 다양성이 없는 사회는 민주주의가 아니라 죽은 사회다. 이번 교학사 교과서 채택 0%를 목표로 좌파들이 행한 교학사 짓밟기는 다양성을 말살하는 민주주의 파괴 행위다.

진정 자신들의 생각을 전파하고 싶다면, 상대를 강압하는 방법이 아니라, 상대보다 더 낫다는 점을 내세워 승복시켜해야 한다. 이것이 개인이나 사회의 발전을 위한 길이다. 지금 필요한 건, 정의로운 방법으로 타인을 설득, 공감케 하는 ‘가치 경쟁’이다. 전교조-좌파단체도 ‘교학사 퇴출운동’이 아니라 다른 교과서가 교학사보다 어떤 점이 나은지를 찾아, 교과서 시장에서 정정당당히 겨뤄야 한다. 교학사는 ‘대한민국 건국과 번영의 자긍심 고취’ ‘북한의 3대 세습과 핵개발 비판’을 강점으로 내세운다면 과연 좌파들은 어느 교과서의 어떤 부분을 내세울 것인지 고민해야 한다.

‘가치 경쟁’을 벌이려면 건전한 ‘이념 시장’이 만들어져야 한다. 그러기 위해선 일부 세력이 전체주의 망령에서 벗어나야 할 것이다. 그 망령이 붙어있는 한 가짜 민주주의와 집단주의가 우리사회를 갉아먹고 대한민국을 고사(枯死)시킬지 모른다. /박주희 바른사회시민회의 사회실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