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임창규 기자] 박병호(30·미네소타 트윈스)가 17일(이하 한국시간) 미국 미네소타주 미니애폴리스 타깃 필드에서 열린 로스앤젤레스 에인절스전에서 시즌 2호 홈런을 치면서 '괴력'을 입증했다.
박병호는 8회말 1사에 바로 앞 타석에서 오즈월도 아르시아가 5-4로 앞서는 홈런을 친 뒤 타석에 등장했다.

상대한 투수는 에인절스 잠수함 불펜투수 조 스미스, 박병호는 볼카운트 2볼-2스트라이크에서 시속 127㎞ 슬라이더를 때려 가운데 담장을 넘겼다. 박병호의 홈런으로 미네소타는 미네소타는 6-4로 이겼다. 9연패 끝에 2연승을 달렸다.

미네소타 구단은 공식 트위터에 박병호 홈런 비거리가 462피트(약 140.8m)였다고 발표했다.

ESPN '홈런 트래커'에 따르면, 박병호의 이 홈런은 올 시즌 메이저리그 홈런 비거리 2위에 해당한다.

1위는 놀란 아레나도(콜로라도 로키스)가 4월 11일 제임스 실즈(샌디에이고 파드리스)를 상대로 쿠어스 필드에서 친 471피트(약 143.6m) 홈런이었다.

박병호의 지난 9일 메이저리그 데뷔 홈런도 441피트(약 134.4m)로 올해 비거리 23위에 해당한다.

메이저리그에서도 박병호의 괴력은 충분히 통한다는 것을 입증한 셈이다.

박병호는 KBO 리그에서 활약하던 작년 8월 26일, 목동 케이티 위즈전에서 왼손 투수 정대현을 상대로 3점 홈런을 쳤다.

홈런은 목동구장 외야 그물망까지 아예 넘겨버렸다. KBO 공식 비거리는 135m였지만, 군사용 레이더를 이용한 비거리 측정 시스템 '트랙맨'은 159m로 측정해 발표했다.

159m의 기록은 미네소타의 통산 최다홈런 기록을 보유한 킬러브르가 1967년 6월 4일 역시 에인절스전 메트로폴리탄 스타디에서 쳐낸 홈런 비거리와 같은 기록이다.

현재 KBO 리그 최장비거리 홈런은 1982년 백인천 등이 기록한 150m였다. 한편 메이저리그는 1953년 미키 맨틀이 친 171m로 남아 있다.

폴 몰리터 미네소타 감독은 박병호의 홈런에 대해 "인상적이었다"면서 "이제야 비로소 그가 자신의 응원곡으로 '붐'을 고른 이유를 알겠다"며 미소를 지었다.

박병호가 타석에 들어설 때 장내에 나오는 곡명인 '붐'(boom)은 '쾅' 또는 '탕'이라는 뜻이다.

미네소타는 박병호에게 3할 타율을 기대하지는 않아도, 적어도 홈런 20개는 때려주길 원한다.

작년 미네소타는 팀 홈런 156개로 아메리칸리그 10위, 장타율 0.399로 12위에 그쳤다. 미네소타의 올 시즌 팀 타율은 0.247로 아메리칸리그 15개 팀 중 14위, 홈런은 156개로 리그 10위였다. 타선이 부진으로 83승 79패로 중부지구 2위에 그쳤다.

이제 메이저리그에서 9경기에 출전한 박병호는 타율에서는 만족스러운 성적을 거두지는 못해도, 장타능력 하나만큼은 확실히 보여줬다.

31타수 6안타를 기록한 박병호의 타율은 0.194에 불과하지만, 안타 6개 중 2루타 2개·홈런 2개로 장타만 4개다. 덕분에 장타율은 0.452를 기록 중이다. 작년 시즌을 기준으로 잡으면, 메이저리그 전체 50위권에 해당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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