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김연주 기자]국내외 민관 연구기관들이 올해 한국의 성장률 전망치를 잇달아 2%대로 하향 조정하고 있다. 이 전망대로라면 우리 경제는 지난해 2.6%에 이어 2년 연속 2%대 성장에 그치게 된다.

전문가들은 저금리·저성장 시기를 구조조정의 기회로 활용해 경쟁력을 높이는 계기로 삼아야 한다고 촉구하고 있다.
 
하지만 '한국형 양적완화'등 강한 경기부양을 주장하던 여당이 총선에서 참패하면서 경제성장률을 높이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17일 금융권에 따르면 한국은행은 오는 19일 오전 금융통화위원회를 열어 기준금리 조정 여부를 결정한다.

가계부채 등 완화적 통화정책의 부작용이 여전한 데다 최근 경제지표가 다소 호전되는 양상을 보이는 점 등을 고려하면 이번 금통위에서 기준금리를 동결할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금융투자협회의 채권전문가 설문에서도 80% 이상이 기준금리 동결을 예상했다.

이번 금통위는 20일 임기를 마치고 퇴임하는 금통위원 4명이 참석하는 마지막 금통위여서 기준금리를 조정하기가 부담스러울 것이란 전망도 있다.

따라서 관심의 초점은 기준금리보다 한은이 이날 함께 발표하는 올 성장률 전망치가 얼마나 떨어질지에 쏠린다.

3개월마다 경제성장률 전망을 수정해 발표하는 한은은 앞서 지난 1월에 올 성장률을 3.0%로 제시했다.

하지만 이주열 한은 총재는 지난달 말 취임 2주년 기자간담회에서 "올해 경제성장률이 3%를 다소 밑돌 가능성이 있다"며 이미 하향 조정 방침을 예고한 상태다.

따라서 금융시장에서는 한은이 올 성장률 전망을 2.7∼2.9% 수준으로 내리면서 2%대 성장 전망의 대열에 합류할 것이라는 전망이 확산되고 있다.

이렇게 되면 올 성장률 전망에 이어 오는 26일 발표하는 올 1분기 성장률도 1%에 못 미치는 부진한 수준에 머물 것으로 보인다.

앞서 지난 12일엔 국제통화기금(IMF)이 한국의 올 성장률 전망치를 기존 3.2%에서 2.7%로 0.5%포인트 내렸다.

이어 14일에는 금융연구원이 올 성장률을 2.6%로 예상, 기존 전망보다 0.4%포인트 내리면서 2%대 전망에 합류했고 LG경제연구원은 국내 연구기관 중 가장 낮은 2.4%를 제시했다.

이날 현대경제연구원도 올 성장률 전망을 작년 10월에 발표했던 2.8%에서 2.5%로 0.3%포인트 내렸다.

아시아개발은행(ADB)은 올 한국의 성장률을 2.6%로 제시했고 골드만삭스 등 10대 해외 투자은행(IB)이 예측한 한국의 올 성장률 전망 평균값은 2.5%까지 떨어진 상태다.

정부는 올해 3%대 성장을 달성할 수 있다며 '3.1% 성장' 전망을 고수하고 있지만 민간에서는 이미 한국이 장기 저성장 국면에 들어섰다며 돌파구 마련을 촉구하는 목소리가 크다.

LG경제연구원은 경제전망보고서에서 "우리 경제의 저성장국면이 장기화되고 있다"면서 "현재의 어려움은 우리나라의 잠재적인 성장능력 저하에 따른 것으로 봐야 한다"고 진단했다.

전문가들은 이런 어려움을 극복할 구조개혁이 시급하다고 지적하지만 4·13 총선 여파로 행정부가 법 개정을 통해 구조개혁 정책을 추진하기는 어려워졌다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이준협 현대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성장 잠재력을 확충하는 경제정책이 필요한데, 이런 경제정책의 운용에서는 소통과 논의를 거쳐 조정하는 과정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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