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김연주 기자] 수출이 쪼그라들면서 우리나라 경제의 무역의존도가 떨어지고 있다.

17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해 국민총소득(GNI) 대비 수출입 비율은 88.1%로 2014년 98.6%보다 10.5% 포인트 하락했다.

이 통계는 우리나라의 수출입 총액을 국민이 국내외에서 생산활동으로 벌어들인 명목 총소득으로 나눈 값으로 경제의 무역의존도를 나타낸다.

작년 GNI 기준 무역의존도는 2007년 81.6% 이후 8년 만에 최저치다.

무역의존도는 한국의 수출 규모가 커지면서 전반적으로 상승했지만 2000년대 초중반 60∼70%대에 머물렀고 2007년에 처음 80%를 넘어섰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에는 내수가 주춤하고 수출 위주로 성장하면서 전반적으로 높은 수준이 이어지고 있다.

2008년 104.5%로 처음 100%를 돌파했고 2009년(94.6%)과 2010년(99.8%)에는 90%대로 떨어졌지만 2011년 113.5%로 반등했다.

이후 2012년 112.8%, 2013년 106.1%, 2014년 98.6%에 이어 지난해 88.1%로 4년 연속 떨어졌다.

우리나라의 무역의존도는 30%대인 일본, 미국 등 주요 선진국보다 높은 편이다.

이에 따라 그동안 내수시장을 활성화해 무역의존도를 낮출 필요가 있다는 주장이 제기돼왔다.

우리나라가 수출 강국으로 성장했지만 다른 한편으로 세계 경제의 '외풍'에 취약한 것으로 볼 수 있기 때문이다.

세계 경제가 활기를 띠면 우리 경제도 좋아지지만 반대로 대외 여건이 악화될 경우 타격이 클 수 있다는 얘기다.

문제는 지난해 무역의존도의 하락이 내수 시장 확대보다 수출 감소에서 비롯된 측면이 크다는 점이다.

한국은행 관계자는 "지난해 무역의존도가 낮아진 것은 유가 하락 등으로 수출입 규모가 축소된 영향이 크다"고 말했다.

한국은행 국제수지 통계를 보면 지난해 우리나라의 상품 수출액은 5488억 달러로 전년보다 10.5% 줄었고 상품 수입액은 4285억 달러로 18.2% 급감했다.

중국 경제의 성장세 둔화 등으로 세계 교역량이 위축되면서 우리나라의 무역이 큰 영향을 받은 것으로 분석된다.

이준협 현대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내수와 수출이 함께 확대되면서 무역의존도가 낮아지는 것이 바람직한 방향"이라며 "현재 우리나라는 수출 감소의 영향이 크기 때문에 좋지 않은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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