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코스닥 지수가 견고한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이는 외국인 투자자금이 유입되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 외국인의 매수세가 코스피 시장에 집중돼 상대적으로 코스닥이 부진했던 것과 반대 현상이다.

증권가에서는 이같은 현상이 당분간 계속돼 코스닥이 상승세를 탈 것으로 보고 있다. 삼성전자를 비롯한 대형주 실적에 대한 불안감이 이어지면서 투자자들의 관심이 중소형주로 이동하고 있기 때문이다.

14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2일부터 13일까지 코스닥시장에서 외국인은 약 1,252억원 어치의 주식을 사들였다. 반면 유가증권시장에서는 3,883억원의 매도 우위를 나타냈다.

외국인은 지난해 12월에 이어 올해 들어서도 코스피 시장에서 '팔자'로 돌아선 반면 코스닥시장에서는 매수 우위 전략을 유지하고 있다.

지난해 12월 코스피 시장에서 외국인의 순매도 규모는 1조5,890억원에 달했다. 외국인은 유가증권시장에서 지난해 11월부터 2개월 연속 매도세를 이어갔다.

반면 외국인은 코스닥 시장에서는 12월 중 970억원의 매수 우위를 나타냈다. 지난해 11월 340억원의 순매도를 기록했으나 한달만에 순매수로 전환한 것이다.

외국인의 코스닥 사랑은 지수를 끌어올리는 원동력이 되고 있다. 실제로 외국인의 매수세에 힘입어 코스닥지수는 올들어 13일 현재까지 2.58%의 상승률을 나타냈다.

13일 현재까지 코스닥시장에서의 외국인 매수 상위 종목을 살펴보면 원익 IPS가 301억원으로 최대 매수 종목으로 떠올랐다. 서울반도체(219억원), 파라다이스(168억원), CJ오쇼핑(115억원), 에스엠(104억원) 등이  뒤를 이었다.

전문가들은 이같은 코스닥 시장의 강세가 대형주 실적 우려에서 비롯된 것이라 보고 있다. 지난해 4분기 원화강세로 인한 대형주의 실적 우려가 유가증권시장 투자심리를 악화시키고 있다는 것이다. 

신영증권의 한주성 연구원은 "연초에는 포트폴리오가 수정되면서 중소형주의 비중이 높아진다"며 "환율 및 기업 4분기 실적 우려가 확산되는 가운데 성장성이 엿보이는 중소형주의 강세가 이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증시 전문가들은 코스닥 시장의 강세가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물론 중소형주의 매력이 절대적으로 높아서는 아니다. 급등한 환율과 미국 출구전략 조기 단행 등의 우려로 상대적으로 대형주에 대한 불안감이 커져 상대적 매력이 부각되고 있기 때문이다.

조성준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최근 삼성전자의 4분기 어닝쇼크로 인해 대형주들의 실적 불안감이 확산되고 있으며, 미국 고용지표 개선에 따른 출구전략 가속화로 엔화 추가 약세 우려 등이 부담을 주고 있다"며 "이에 투자자들이 점차 대형주에서 중소형주로 관심을 전환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조 연구원은 "당분간 대형주들의 4분기 실적과 1월 미국의 금리 방향을 제시할 FOMC(연방공개시장위원회) 회의 결과를 확인하고 가려는 심리가 강화될 것"이라며 "대형주의 상승 탄력은 제한될 것"으로 내다봤다.[미디어펜=장원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