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니 구마모토 공장 가동 중단, 이미지센서 수급 우려
[미디어펜=이미경 기자] 일본 큐슈(九州) 지방에 위치한 일본 구마모토(熊本)에서 발생한 대지진으로 인해 소니, 르네사스일렉트로닉스 등 다수의 제조공장들이 가동을 정지한 상태다. 일본 제조업체들은 공장에 문제가 없는지 확인하는 동시에 가동 재개에 만전을 기하고 있지만 여진이 지속되고 있어 쉽지 않은 상황이다.

지진의 피해를 입은 공장 가운데에는 소니의 CIS(CMOS Image Sensor, 이미지센서) 생산라인도 포함됐다. 이에 카메라 CIS 전량을 소니에 의존하고 있는 애플에 어떠한 영향이 미치는지에 대해서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 애플이 오는 9월 아이폰7을 출시할 예정이다. /애플 홈페이지


18일 소니는 “디지털 카메라와 보안 카메라용 센서를 만드는 구마모토 공장은 14일 지진으로 가동을 중단했다”며 “피해 상황을 평가하고 있으며 여진이 이어져 재가동 시점은 결정되지 않았다”고 공식 발표했다.

이에 소니의 거래처인 애플은 하반기 신제품 출시를 앞두고 문제가 생길 수 있다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소니가 당장 이미지센서 재고를 갖고 있기 때문에 문제가 발생하지는 않지만 공장 가동 중단이 한달 이상 이어진다면 영향이 없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송은정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소니는 전략적 거래처인 애플의 신제품 출시를 앞두고 지난해부터 나가사키, 야마가타, 구마모토의 생산설비를 증설했다”고 말했다.

이미지센서는 스마트폰 카메라 모듈에 필요한 핵심부품으로 화질을 좌우하는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소니는 이미지센서 부문에서 글로벌 매출 점유율 40%를 넘으며 독보적으로 1위 자리를 유지하고 있다.

송 연구원은 “스마트폰용 이미지센서의 경우 고사양 제품군에서 소니가 압도적으로 높은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어 생산이 계속 중단될 시 향후 전체 고사양 스마트폰 생산에 문제가 될 수 있다”고 전했다.

애플은 오는 9월 아이폰7을 출시할 예정이다. 이미지 센서는 애플 아이폰의 주요 카메라 모듈 가운데 하나다. 소니가 일본 지진로 인해 공급 부품의 지연으로 스케줄에 차질이 생길시 아이폰 생산에도 차질이 발생할 수도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소니는 “소니는 잠시 멈췄던 나가사키·오이타 테크놀로지 센터에서 생산 설비를 재가동했다”며 “가고시마 테크놀로지 센터는 지진과 관계 없이 정상 가동 중”이라고 전했다. 스마트폰 이미지 센서는 이 곳에서 대체 생산될 전망이다.

이에 따라 애플의 차기 아이폰 생산에 차질을 빚을 것이라는 우려는 다소 줄었다. 하지만 일본의 활단층은 일본 전역에 2000개가 넘는다. 활단층은 과거 지진을 일으켰거나 앞으로 일으킬 가능성이 큰 단층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구마모토 뿐만 아니라 일본 전역에서 언제 어디서 지진이 일어날 수 있는지 알 수 없는 상황”이라며 “지진 피해로 공장 가동에 문제가 생긴다면 큰 피해가 없어도 생산 재개까지는 시간이 걸리기 때문에 주의 깊게 상황을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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